'안보'는 실용주의의 알파와 오메가

이명박 정부가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위한 실리정부가 되고 싶다면, 햇볕정책을 개혁하거나 폐기해야 할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새로운 정부를 '실용정부'로 부르려고 하다가, '이명박 정부'로 부르기로 했다고 한다. 당당하게 자신의 실명을 내거는 정권은 일단 책임성이 있어보여서 좋다. 하지만 국민들은 자신들의 판단에 따라 한 정권의 속성을 달리 규정하고 호명할 자유와 권한이 있다. 북한 정권을 김일성-김정일 왕조체제라고 자유사회의 시민들이 부르듯이, 국민들은 이명박 정권을 '실용정부'로 부르는 데에 크게 주저하지 않는 것 같다. 이념적 색채를 지우기 위해서 실용정부라고 이명박 진영에서 이름지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경제적 실리주의를 강조하는 이명박 정권을 실용정부라고 부르는 것은 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명박 정부가 싫다고 해도, 이명박 정부는 명실상부하게 대한민국과 한국인들에게 가장 실리적 혜택을 안겨주는 실용정부가 되어야 할 의무가 있다. 안보를 모르고 경제를 망친 노무현 좌파정권을 대체할 이명박 실용정부는 안보도 알고 경제도 되살려야 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이명박 실용정부의 '실리'나 '실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란은 시들지 않는다. 실용주의 혹은 실리주의는 원래 새로운 상황에 따라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상황윤리적 용어이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에 대한 논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실용정부의 속성에 대한 논쟁은 바람직하다. 냉전적 대결이념을 초월해서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이명박 정부가 지향하는 실용정부는 아마 정치철학적으로는 영국의 공리주의(utilitarianism)이나 미국의 실용주의(pragmatism)를 지칭할 것이다. 벤담이나 밀이 추구한 공리주의는 약간의 불평들이 수반되더라도, 최대의 국민들에게 최대의 행복을 안겨주는 결과주의(consequential) 정치윤리학이다. 윌리암 제임스에 의해서 정리된 미국의 실용주의는 철저한 경험주의에 의해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가장 실리적이고 옳은 판단을 내리는 사회심리적 윤리학이다. 몽상한 명분주의에 오랫동안 찌들어 살아온 한국인들은 이제 상황에 따라 유동적안 실리주의를 생활 속에 체현해야 한다.

영미식 실리주의는 모두 몽상한 명분이나 파괴적 이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새로운 상황에 가장 유리하게 대처하라는 판단방식을 권장하는 정치사회사상이다. 조갑제 대표가 이명박 실리주의 정부를 한국정치사에서 혁명적 방향전환이라고 호평했을 때에도, 몽상한 명분이나 이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실리적 국익을 이명박 정부가 추구하라는 국민적 소망과 기원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상황에 따른 실리를 추구하지 않는 정부나 개인은 실리적이지 못하고 몽상적 명분에 사로잡혀서, 국가의 이익과 국민의 행복에 가장 장애물이 될 것이다. 존 로크의 정부론도 국가가 국리민복을 보장해주는 최소한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민주적이고 실리적인 정치철학이다. 국가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악압하거나 보장해주지 못하면, 국민들은 실속이 없는 정부를 실속이 있는 정부로 갈아치워야 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정부와 국민의 관계이다. 자유민주체제 하에서는 국가와 국민들에게 실리적이지 못한 정부는 국민들의 의지로 폐기된다.

이제 실리를 강조한 이명박 실용정부의 구체적 실리들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이념과 안보 문제를 피하기 위하여 이명박 진영에서 실리주의라는 용어를 한나라당 경선기관과 대선기간에 잠시 악용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이명박 당선자의 인생과 속성으로 봐서 이명박 정권의 실리주의는 구호가 아니라 실체일 것이라는 기대가 없지 않다. 경선과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진영에서 이념대결과 안보문제를 피해나가기 위하여, 경제적 실리주의를 강조했는데, 이제 이명박 정권의 실리주의가 무엇을 뜻하는지 매우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국민들에게 노출시킬 때가 되었다. 노무현-김대중-김정일의 사이비 평화주의는 대한민국의 안전과 번영을 보장해줄 실리주의적 정치구호가 되지 못했다. 주체사상이라는 희대의 전체주의 이념과 대를 이은 김정일 왕조집단을 핵심적인 변수로 계산하지 못한 집권 좌파세력의 평화주의는 몽상의 배후이론으로서 평화적 통일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미혹하는데에 악용되었다. 국민들은 좌파세력의 비실용적이고 기만적인 평화통일의 구호를 혐오하고 거부했다.

한국의 주류 기독교가 김대중-노무현-김정일 좌파세력의 사이비 평화주의에 반기를 든 것은 매우 흥미로운 정치현상이다. 아마 공산주의와 가장 치열하게 대결해온 한국교회가 은영 중에 가진 기독교 현실주의(christian realism)가 좌파세력의 축출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인 상황과 조건을 무시한 사이비 평화주의가 진정한 평화보장에 가장 큰 장매물이 된다는 사실은 기독교 혁명주의자들의 교만과 기독교 평화주의자들의 기만을 폭로한 라인홀드 니버에 의해서 충분히 지적되었다. 지난 10년 동안 남한에서 시대착오적 해방신학(민중신학)과 몽상적 평화주의에 찌든 기독교 좌파세력도 있었지만, 좌파세력의 사이비 평화주의에 반기를 든 주류 종교세력은 기독교 우파세력이었다. 남한의 주류 불교세력이 집권 좌파세력의 사이비 남북평화 정책에 침묵 내지는 공조를 할 때에, 남한의 주류 기독교세력은 좌파세력의 사이비 평화주의에 반발하여, 허구적 평화와 통일을 외치던 좌파정권을 퇴출시켰다.

군출신들과 기독교세력을 중심으로 한 우파세력이 허구적이고 몽상적인 노무현 좌파정권을 퇴출시켰다. 집권 좌파세력의 사이비 평화주의가 가진 허구성, 선동성, 파괴성에 놀란 국민들이 이명박 실용정부를 묻지마식으로 선택했다. 이명박 실용정부는 크게 두 가지의 실리적 요소들을 국민들에게 보장하고 증대시켜야 한다. 그 첫째는 노무현 좌파정권이 악착같이 허문 한다. 그리고 노무현 좌파세력이 죽어도 실현하지 못하는 경제적 실리를 국민들에게 증대시켜야 한다. 안보와 이념의 문제에 흐리멍텅하다가는 이명박 실용정부는 평화통일과 경제부흥을 달성할 수 있는 근본적 바탕부터 허물게 된다. 남한의 안보가 확보되지 않는 상태에서 북한에 400억달러의 경제지원자금을 확보한다거나 북한주민들의 소득을 3천불로 만들어준다는 이명박 정부의 주장은 이적행위로 전락된다.

안보는 국가의 생존과 국민의 안전은 물론이고, 냉전 이후 새로운 인권이론의 핵심인 안전권의 문제이다. 냉전시대에는 정치적 자유가 인권의 핵심적 요소로서 정치범들의 인권을 국제사회에서 가장 많이 떠들었다. 북한과 같은 냉전국가에서는 아직도 정치범이 인권유린의 핵심적 사례이다. 하지만 냉전이 끝난 사회에서는 국민들의 생계권과 안전권이 인권의 핵심적 변수로 떠올랐다. 주민들의 생계가 보장되지 못하고 신체적 안전이 국가에 의해서 유린되는 북한은 그래서 세계 최고의 인권유린 국가라는 오명을 받아야 한다. 오늘날 국민들의 인권에 핵심적인 안전권은 사회의 질서유지와 국가의 안보강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유보다는 인권이 세계통치의 화두로 등장한 탈냉전시대에 국민의 안전에 직결된 국가안보는 인권의 핵심적 요소이다.

이명박 정권이 국가의 안보와 사회의 법치를 강화하는 것은 국민의 인권보장, 국가의 선진화, 평화통일에 가장 실리적인 정책수행이다.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사회에 대한 국민의 애정이 사라진 곳에서는 인권이 유린되고 선진국가로 진입하지도 못한다. 더욱이 국가와 정부에 대한 국민적 지지와 사랑이 사라진 남한이 북한을 평화적으로 통일한다는 것은 어불성성이다. 대한민국과 한국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강력한 애정과 지지가 확보된 후에야, 북한을 평화적으로 해방시키고 통일시키는 기본조건이 갖추어지게 된다. 그런 점에서 국가안보의 강화는 남한 국민들의 안전권 확보는 물론이고 남북통일의 기초를 확보하는 데에 결정적인 전제조건이다. 이명박 실리정부는 안보와 법치를 기초로 하여, 경제적 발전, 사회적 선진화, 그리고 남북한의 통일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진정으로 대한민국을 위한 실리정부가 되고 싶다면, 김대중-노무현 좌파정권이 추구하다가 김정일에게 핵무기 개발만 허락해준 '햇볕정책'을 개혁하거나 폐기해야 할 것이다. 비현실적이고 몽상적인 햇볕정책은 남한의 국익에 가장 손해를 끼친 非실리적인 국가정책이었다. 이명박 실용정부가 김정일-노무현-김대중의 몽상과 기만에 근거한 햇볕정책을 수정 없이 승계하는 모습을 보이는 순간에 이명박 정권은 국민적 비난과 저항에 직면하여 큰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 북한 핵실험 이후에 새로 들어서는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좌파정부의 몽상적(romantic) 대북관을 폐기하고 새로운 현실적(realistic) 대북관을 가져야 '새로운 상황에 유동적으로 대처하여 가장 유리한 결과를 지향하는 실용주의'를 통치철학을 명실상부하게 가진 것이다. 김정일과 북핵에 직면하여, 국가의 안보와 자유민주의 이념을 무시하고 실용주의를 추구하겠다는 몽상가는 반국가적 좌파이념에 찌들어 있음에 틀림이 없다.

미국의 실용주의를 정리한 윌리암 제임스는 '철저한 경험주의(radical empiricism)'를 그의 실용주의철학에 밑바탕에 깔았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묵인과 지원 하에 김정일이 핵실험을 한 엄청난 상황과 경험을 대북정책의 새로운 변수로 이명박 정권이 포함해서 계산하지 못한다면, 결코 '이명박 실용정부'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실용정부는 새로운 상황과 경험을 철저하게 타산하여 새로운 전략과 행동을 갖게 되는 실용주의를 구체적으로 실현해야 한다. 남한의 지원으로 북한 김정일이 핵무기를 실험하고 남한을 위협해도 대북지원을 확대하고, 남한 내의 좌파 프락치들이 서해영토를 북한에 떼어주어도 분노하지 못하는 이명박 정권이라면, 이는 명백히 비실용적, 비현실적, 몽상한 좌파정권으로 규정될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대북문제에 있어서 비현실적인 과거 좌파정권을 답습하까 국민들는 노심초사한다.

국가의 안보가 위협되면, 안보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의 실리를 존중하는 이명박 실용정부의 당연한 모습이다. 대한민국의 선진화와 한국인의 안전권에 치명적인 변수인 안보와 이념을 가장 우선적으로 논하지 못하는 이명박 정권이라면, 절대로 실용정부라고 할 수 없다. 경제적 실리의 간판을 내걸고, 사이비 평화주의의 가면 뒤에서, 대한민국의 안보와 이념을 최우선과제로 보지 않는 이명박 정권이 된다면, 철저하게 비실용정권이 될 것이다. 지금 이명박 당선자와 남성욱 인수위원의 몽상적이고 비실리적인 대북발언이나 대북정책에 대해서 우파진영의 논객들과 운동가들이 우려를 표명했다. 김대중-노무현 좌파정권의 대북정책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지 못하고 또 다시 이명박 실용정부가 경제적 실리의 이름으로 대북정책에서 상호주의 내지 실리주의를 내팽게칠까봐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

안보와 이념을 냉전시대의 비실용적 이슈로 치부하는 언동은 무지하거나 혹은 비현실적인 판단에 근거한 망동이다. 남한에서 모든 실용과 실리의 근저에는 안보가 놓여있다. 국가의 안보가 확보되지 않으면, 국민의 안전과 생계와 자유는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 안보와 이념의 문제는, 적어도 분단국가 남한의 경우에 있어서, 실리주의 혹은 실용주의 논쟁에 있어서 핵심적 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反인류적이고 反민족적고 反대한민국적인 북한 김정일 세력에 대적할 자유민주주의 이념은 한민족의 번영에 핵심적 요소이다. 자유민주적 정치이념은 대한민국 실용주의의 핵심이다. 자유민주를 고취하고 국가안보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 이명박 실용정부의 가장 우선적 국정운영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안보와 법치는 인권보장과 실리주의에 알파(처음)와 오메가(끝)이다. 국가의 이념과 안보를 무시하고 국리민복의 실리를 논하는 것은 '불알 떼놓고 장가가는 꼴'이다.

[조영환 편집인: http://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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