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소설가나 작가 중 북한당국으로부터 초청받지 않은 거의 유일한 작가는 이문열입니다. 이문열씨는 최근 초한지라는 소설을 펴내면서 지도자란 자기를 따르는 백성을 굶기지 않는 것이 덕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문열: 유방의 경우에는 유방의 신하의 입을 통해서 이렇게 표현됩니다. 먹인다는 것, 국민들에게는 먹고 사는 일이 하늘같은 일이고, 또 지도자에게는 국민이 하늘이고, 또 지도자에게 먹는다는 것, 경제는 하늘의 하늘이다.
중국 역사에 등장했던 한나라의 지도자 유방과 초나라의 지도자 항우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책 초한지가 발간됐습니다. 남한의 유명작가 이문열씨가 새로 펴낸 소설 ‘초한지'는 진시황제가 죽고 난 뒤 혼란에 빠린 중국을 배경으로 초나라 항우와 한나라 유방이 중국 대륙의 패권을 타툰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초한지에서 한나라의 유방은 경제가 권력을 창출하고 승리를 만들어 낸다고 믿어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에도 끝까지 곡창지대를 지켜내는 반면 초나라의 항우는 먹는 것이 군대의 힘과 정치력에서 나온다고 확신하면서 경제를 등한시해 결국 서로 다른 결말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문열: 5년 동안 유방의 군사는 굶주리지 않습니다. 항우의 군사는 패퇴의 원인이 항상 굶주림 때문에 전투력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전투력을 가졌는데, 몰리거나 쫓기는 것은 식량 때문에…어떻게 말하면 경제가 되겠죠.
결국 유방은 항우에게 승리를 거두면서 중국을 통일하게 되고 항우는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됩니다. 초나라의 지도자 항우는 도도한 자존심과 고귀한 가치관, 순직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 개인적으로 볼 때는 사랑스러운 사람이지만 자기를 따르는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책임져야 될 사람으로서는 무책임하다는 것이 작가 이문열씨의 설명입니다.
또 이문열씨는 초한지라는 책을 통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많은 독자들이 초나라의 항우를 북한당국의 지도력과 경제적 무능력에 빗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문열씨는 한국전쟁 당시 월북한 아버지와 생이별을 하는 등 북한과의 특별한 인연도 갖고 있습니다.
이문열: 10년 전에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김정일 지도자에게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아버님 만나게 해 달라'고 공개 질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 일간지를 통해서 공개 서한을 띄웠습니다. 유명작가로 이름을 올려놓고부터는 아버님과 연락이 닿아서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편지가 오셨을 때 돌아가시기 몇 달 전에 그런 편지를 보낸 것 같애. 한 번 보고 싶다…
하지만 이문열씨는 지난 97년 끝내 아버지를 보지 못하고 떠나보내야만 했지만 북한 당국을 원망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아직까지 접할 수 없었던 북한 문학과의 교류를 통해 남북문화교류에 동참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내기고 했습니다.
또 지난날의 남한의 일부세력만이 앞장선 햇볕정책이 아니라 모든 남한 국민이 하나된 마음이 될 때 대북지원과 남북 협력을 실시한다면 평화통일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문열씨는 그 때 북한의 주민들에게도 본인의 작품이 읽혀지기를 기대한다며 다음과 같은 인사말을 남겼습니다.
이문열: 남한 소설가 이문열입니다. 이렇게 예전부터 반동적으로 해석된 소설가라서 저를 대할 길은, 제 작품을 대할 길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가까운 날 제 작품도 읽을 수 있는 날도 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저희가 어려운 시절을 살고 있습니다. 좋은 날이 올 때까지 건강하게 또 마음 편하게 견뎌 보도록 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