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신당'이란 이름은 좋지 않다!

늘 자유롭고, 새롭게 무리(黨)를 짓는다는 뜻이 된다. 이런 자유분방한 무리는 절대로 정권을 잡을 수 없다.
사람이나 조직의 이름은 正體性의 표현이다. 이름엔, 나는 이런 사람이다, 우리는 이런 조직이다, 우리는 이런 목표와 가치를 추구한다 등등의 뜻이 포함된다.

사람이나 조직의 이름을 지을 때 신경을 쓰고 정성을 다하는 이유는 그 정체성을 어떻게 매력적으로 드러낼까 고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르는 이들은 이름만 보고 사람이나 조직을 판단하거나 첫 인상을 받을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을 깨고 나가 '열린우리당'이라는 黨名으로 창당했을 때 나는 '이런 사기적 黨名으로는 必亡한다'고 예언한 바 있다. 나는 다른 기자들에게 절대로 '열린우리당'이라고 써주어선 안된다고 강조해왔다. 기사를 통해서 그 黨名을 읽게 되는, '열린우리당'의 당원이 아닌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우리당'이라고 자신을 속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기자들이 '열린당' '열우당'이라고 쓸 수밖에 없었다. 기자들이 이 黨의 사기음모에 공범으로 가담하지 않기 위한 自救策이기도 했다. '열린우리당'이란 이름을 지은 이는, 非당원도 '열린우리당'이라고 자꾸 부르다가 보면 이 黨을 '우리당'이라고 착각하거나 무의식적으로 좋은 인상을 갖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지만, 사기적 黨名이 많은 국민들을 떠나보냈다. 自業自得이다.

오늘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신보수주의를 기치로 내걸고 추진 중인 가칭 ‘자유신당’측이 黨名을 놓고 고민중이라고 한다.

독재와 부패의 상징으로 인식되던 자유당 정권을 상기시킨다는 지적이 있고,‘신당’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부정적 의견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黨의 한 관계자는 '5년, 10년이 지나도 신당이라는 이름을 고집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자유신당측이 발표한 영문 당명은 ‘The Liberty New-Party.’인데 이는 '자유신당'을 語順 그대로 풀어서 쓴 것인데 당 안팎에서는 ‘콩글리시’라는 비판이 나왔다는 것이다. 지적이 빗발치자 자유신당측은 아직 영문명을 결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이회창 지지자들이 작년 大選 기간에 '한국보수당'이란 명칭으로 준비위원회를 구성한 적이 있다. '자유신당'은 '한국보수당'보다 못한 이름이다. 새로운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한국에선 정치 지도자들이나 대통령이 멋대로 정당을 만들고 쪼개고 부수고 한다. 수많은 '신당'이 나타났다가 사라져갔다. 新민주공화당이나 新民黨, 新한국당은 이젠 보이지 않는다. 세월이 지나면 新이 舊나 老가 되니 자연히 없어질 운명이다.

대한민국은 맨날 때리고 부수고 한 뒤 새로 출발해야 하는 그런 보잘 것 없는 나라가 아니다. 이제는 保守하고 補修할 것들을 많이 갖고 있는 거대한 나라이다. 한국보수당이라고 한글로 쓰고 그 뜻을 保守와 補修로 2중 해석을 하면 될 것이 아닌가. 지킬 것은 지키고 고칠 것은 고친다는 뜻이다.

사람의 운명은 漢字 이름을 따라간다는 말이 있다. 丁一權이란 이름은 장정중에서 가장 권세가 강한 인물이란 뜻이다. 그는 30대에 三軍 참모총장이 되어 수많은 장정들을 호령했던 이다. 그 뒤 국무총리, 국회의장 등 좋은 官職을 두루 거친 사람이다.

具本國이란 뜻은 나라의 근본을 갖추게 하는 사람이란 뜻이다. 이 이름을 가진 분을 내가 알고 있는데 그는 건설회사의 경영자였다. 건설업에 평생 종사하면서 도로, 항만, 댐 등 나라의 근본을 만드는 일을 했다.

자유신당(自由新黨)이란 이름을 풀면, 늘 자유롭고, 새롭게 무리(黨)를 짓는다는 뜻이 된다. 이런 자유분방한 무리는 절대로 정권을 잡을 수 없다. 그래도 한나라당이 좋은 이름이다. 1997년 李會昌 총재가 신한국당의 이름을 한나라당으로 바꿨다. 신한국당은 김영삼 대통령이 민자당의 이름을 바꾼 것이다. 民自黨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주도한 三黨합당으로 생긴 정당이었다. 한국은 새것도 옛것도 아닌 한국일 뿐인데 國名에다가 무엄하게도 新자를 붙여서 자신의 정체성을 자랑하려고 했으니 外換위기라는 천벌을 받은 것이 아닐까? 김영삼 세력은 '한국病'이란 말을 쓰기도 했는데, 좌파宿主 정책으로 김대중 정권이 등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줌으로써 정말로 병든 한국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아무래도 자유신당이란 이름엔 福이 아니라 魔가 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꼭 자유를 黨命으로 넣겠다는 정신은 좋다. 자유신당 이외에도 자유正義黨, 자유복지당, 자유투사당, 자유통일당도 있다. 자유통일당이 가장 좋을 것 같다. 영어로는 Free Union! 힘이 있고 목표가 뚜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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