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과 의사 앞에 앉은 한국 대통령 | |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기간 동안 전문적 심리치료를 받은 적도 없으며, 스스로 연구의 주체로 나선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대통령은 이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지대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신분석학자들은 그를 자신의 환자로 모시고 싶어 한다. 이유는 노무현이 한국의 비정상적인(unusual)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처음으로 탄핵을 받은 대통령이자 탄핵에서 기사회생한 인물이다. 이와 함께 그는 한국을 제외한 외부세계에 그 존재가 전혀 알려져 있지 않던 인물로 정신분석학의 도움을 받아야 할 최초의 대통령이기도 하다. 정신과 의사인 정혜신씨는 자신의 개인 연구 과제로 일찌감치 노무현 대통령을 ‘깜’(material)으로 삼은 인물이다. 한 때 노 대통령의 지지자였던 정씨는 지난 2002년 대선 기간 동안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노무현을 무능력하다면서 정치적으로 매장시키려던 반대세력으로부터 그를 두둔하기 위해 자신의 전문적인 능력을 발휘했다. 당시 노무현 후보의 말과 행동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가 대중적으로 유능한 리더라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정씨는 큰 능력을 발휘했다. 따라서 노무현 승리의 배경에는 이처럼 값을 매길 수 없는 신뢰할 만한 정신분석학자의 ‘정신과적 검증’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 대통령이 왜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지에 대해 조사 했던 이훈구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강한 민족주의적 성향을 가진 대다수의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노무현은 자신감과 독립심의 상징처럼 작용했다. 젊은이들은 이제 한국에서 미국에 대해 ‘NO’라고 말하며 맞설 수 있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여겼다. 그래서 이들은 무대에 오른 노무현을 향해 한 표를 던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의 주장을 자세히 분석해보면 ‘노무현이란 인물은 대통령이 될 만한 재목은 아니었다. 오히려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었으나, 단지 노무현은 적절한 시기에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라는 것처럼 들린다. 그리고 노무현의 문제는 그가 대통령이 된 이후 더욱 불거졌다. 그는 자신의 입을 주체하지 못했다. 비평가들은 이런 그를 두고 “그는 대통령이지만, 대통령처럼 말하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경솔하고 어리석었다. 일례로 “반미(反美)하는게 무슨 잘못인가”, “대통령이 힘들어서 못해먹겠다”는 등의 발언을 일삼자 언론은 대통령을 하나의 ‘가십’(gossip)거리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의 한 측근은 대통령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고 편을 들기도 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필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의 불우한 가족사를 언급하며 그를 ‘분노한 투사’로 묘사했다. 그러다보니 노무현은 늘 권위에 저항하는 것을 자신의 상징처럼 여겼다. 조지 W. 부시 현 미 대통령도 이와 비슷한 인물이라한다. 황 교수는 이어 “국가와 조직을 권위를 필요로 한다. 권위는 권위주의와는 다르다. 노 대통령은 권위주의에 대항해 자신이 싸운다고 주장했으나 실제로 그는 권위를 함께 무너뜨렸다. 그는 권위와 권위주의를 분리시키는데 실패한 지도자”라고 비판했다. 이제는 전략이 아닌 심리학을 통해 노 대통령이 그동안 해온 언행을 더 잘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2002년 대선서 노 대통령은 전체 유권자로부터 48.9%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던 지지율이 지난 2006년에는 5.7%로 곤두박질 쳤다. 이는 역대 대통령사상 최저의 지지율이다.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이 폭넓은 사고를 거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충동적으로 행동한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이 같은 그의 행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한국계 미국인 정신분석학자로 ‘뉴요커’(Newyorker)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한 네티즌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노무현을 좋아 하는 이유는 그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어떤 계산도 하지 않고 그대로 내뱉기 때문이다. 그는 점잔을 빼고 거만을 떠는 기존의 다른 한국 정치인들과는 다르다.” 노무현의 지지자들은 종종 그가 너무 대중으로부터 잘못이해 되고 있는 ‘영웅’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그가 너무 시대를 앞선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예수와 비교하기도 한다. 손호철 서강대 정치학과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이 사회의 주류세력과 맞서 싸우는 순교자로 여기고 있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노무현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노 대통령을 제대로 평가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연세대 심리학과의 황상민(발달 심리학) 교수는 최근 노 대통령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측면을 조사하면서 그가 자폐증의 일종인 ‘애스퍼거 증후군’(Asperger's Syndrome)환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애스퍼거 증후군은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다른 사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장애를 뜻한다. 정신과 의사인 정혜신씨는 필자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우리처럼 전문적 지식을 갖춘 사람들이 해서는 안 되는 일 중 하나가 어느 특정 개인의 정신상태를 너무 단순하게 설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더 이상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로 남을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노 대통령 재임시절 한겨레신문에 대통령을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녀는 또 자신의 존재를 너무 심하게 증명하려드는 노무현을 향해 자제할 것을 충고하기도 했다. 당시 그녀의 뉘앙스는 노 대통령은 “입을 조심하라”는 말처럼 들렸다. 그동안 그녀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노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녀의 가장 유명한 환자는 의사의 충고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원제] A president on the psychologist's couch [출처] 홍콩 아시아타임스 인터넷 리뷰 01/14 [필자] 서니 리(Sunny Lee), 아시아타임스지 칼럼니스트 번역·정리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