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대표가 어느 날 밤에 14개월 짜리 외손자의 노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40분 동안 50가지 이상의 놀이행동을 했다고 15일 조갑제닷컴에 보도했다. 하루로 치면 자는 시간을 뺀 14시간 동안에 적어도 700∼800 가지 다른 유형의 행동을 하는 셈이라고 그는 계산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성장은 이것저것 해보면서 원리를 알아가는 과정이고,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깨지고 찢어지는 施行錯誤(시행착오)의 연속이라고 규정했다. 조갑제 대표는 '이런 인간들의 시행착오적 활동을 통하여 사회를 만들고 국가를 건설하며, 이런 사람들이 싸우되 피를 흘리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이 민주주의'라고 규정했다. 문명의 상징이나 신호에 예민한 관찰력을 가진 조갑제 같은 지식인은 유치한 어린이의 행동에서도 인류의 정치와 문명의 흥망을 유추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조갑제 대표는 '인간활동량'을 한 사회(문명)에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열쇠(핵심적 변수)로 보았다. 그는 '인간은 움직여야 한다. 인간의 움직임을 규제하는 곳이 감옥이고 독재국가이다. 이동이 줄어들면 반드시 발전이 늦다. 인간, 국가, 조직은 움직이면서 배운다. 가만히 있으면서 상상만으로써 배운 것은 관념이고 움직이면서 부딪치면서 깨닫는 것이 實用이고 실천의 원리이다'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우리 민족사에서 가장 움직임이 적었던 적이 두 번 있었다. 조선조와 북한이다. 가장 움직임이 많았던 적이 두 번 있었다. 통일신라 때와 대한민국이다. (이는) 야만과 문명, 억압과 興起(흥기), 3류와 1류의 차이다'라고 주장했다. 조갑제 대표는 한 사회의 흥망성쇠를 그 사회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이동과 활동 여부에 따라서 판단한다.
구체적인 사례로서 조갑제 대표는 남한과 북한의 흥망을 인간활동량에 근거하여 판가름했다. 조 대표는 한국의 체제와 정체성이 한국인들을 많이 활동하게 만들어서, 한국을 부흥시켰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그는 한국인들이 북한인들보다 더 많이 움직이고 시행착오를 겪게 만들어준 매커니즘을 자유민주우의와 시장경제의 원리라고 주장한다. 조 대표는' 한국인들에게 움직임의 무대를 준 것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이승만 박정희 이병철 정주영 같은 천재들이었다'고 규정하면서, 이날 삼성본관이 압수수색 당한 사실에 관해서는 '이병철씨가 만든 삼성그룹, 그 사령탑이 오늘 압수수색을 당했다. 이것도 사회적 움직임의 하나일 것이다'라고 풀이했다. 이병철의 탁월한 경영력과 박정희의 탁월한 정치력도 냉정하고 소란스러운 민주주의의 논란과정을 통과해야 비로소 공정한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이다.
조갑제 대표는 민주주의가 다소 소란스럽기는 하고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매우 효과적이고 평화적인 제도임을 강조한다. 그는 '하여튼 민주주의는 소란스러운 것이다. 그래서 피를 흘리지 않는가 보다'라고 지적하면서, 민주주의가 가진 과정상의 소란스러움과 결과적 평화로움을 강조했다. 민주주의는 철이 들지 않은 어린이와 같은 군중들의 시행착오적 실험과정을 거쳐서 성숙한다. 이기적이고 분파주의적인 군중들의 난리법석을 통하여 마지막에 최상의 결론을 내리는 것이 민주주의의 과정상 비효률성과 결과적 효율성이다. 미국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대표적인 정치철학자 중에 하나인 라인홀드 니버가 주장한 것처럼, 인간의 무한한 이기심과 탐욕을 전제로 한다면, 민주적 갈등과 타협은 사실상 가장 효과적인 의사결정 과정이다.
민주주의는 어린이처럼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는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된 사회에서만 가능하다. 모든 것이 통제되고 계획되고 계산된 어른들의 세계에서는 민주주의가 별로 적절하지도 않고 재미도 없다. 오늘날 한구사회가 철들지 않은 어린이와 같은 군중들의 혼란과 갈등으로 다소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혼란스러울 자유마져 없는 북한사회에 비하면 훨씬 더 민주적이고 재미있고 능률적인 살맛나는 사회인 것이다. 유치한 민주주의가 고상한 전체주의에 비해 더 창조적이고 능률적인 것은 국민들이 유치하게 상상하고 행동할 권한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자유민주주의자들에게 어리석은 의견과 잘못된 시도는 완벽한 진리와 성공보다 크게 무시되지 않는다. 철 없는 어린이처럼 자유로운 의사표시를 즐기면, '젊잖치 않아야 할 자유민주주의'의 기초가 마련된 것이다.
'천재 한명의 지혜보다 보통사람 두명의 합의를 더 중시하라'는 존 스튜어트 밀(J. S. Mill)의 지론이 의미있게 보이는 경우가 바로 어린이의 활동과 민주적 정치가 아닌가 생각된다. 밀(Mill)은 시행착오를 두려워 하지 않은 자유로운 의견 표현을 사회발전과 사회정의의 근원으로 보았다. 틀린 의견의 표현자유와 시행착오의 오류가 없은 것이 독재와 수구의 가장 첫번째 증거이다. 오류와 시행착오를 용납하지 않은 것이 악마와 독재자의 제일 특징이다. 북한사회가 망해가는 근원적 이유는 김정일이 정해준 교조에 어긋날 시행착오가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 김일성-김정일의 교시를 정답으로 알고 완벽하게 추종하니까, 북한사회는 모두 옳은데, 모두 망해가는 죽은 사회가 된 것이다. 김일성-김정일이 정해준 정답에 어긋하는 오류를 저지를 용기가 없는 북한주민들의 비겁성이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하고, 인간의 창의성을 죄악시하고, 결국 북한사회를 망하게 해왔다.
민주주의는, 책임과 의무로 개인의 욕구가 통제는 되지만, 근원적으로 어린이와 같이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표출하는 심성의 텃밭에서 싹트는 정치제도이다. 민주주의는 어린이처럼 창조적 호기심이 가득해야 가능한 제도이다. 과정철학자 화이트헤드나 하르트손이 신의 속성으로 열거한 창의성(creativity)과 혁신성(novelty)을 존중하는 사람들이 어린이의 호기심(curiosity)과 민주주의의 유연성(flexivility)을 좋아한다. 어린이의 호기심, 어부의 도전정신, 농부의 인내심 그리고 상인의 타협성이 민주주의에 적합한 심성들이다. 김일성과 김정일처럼 수구적이고 경직된 폐쇄주의자는 민주주의에 부적합한 도덕적 감성(moral sentiment)을 가지고 있다. 북한에 새로운 세계에 대한 개방과 민주적 개혁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수구적이고 폐쇄적인 김정일에게 죽음을 요구하는 것이다. 호기심에 차서 이리저리 더듬거리는 14개월짜리 어린이보다 더 비겁한 독재자 김정일이 통치하는 북한의 장래 운명은 암담하다.
[조영환 편집인: http://allinkorea.net]
유치한 민주가 고상한 독재보다 더 낫다
- 조영환(올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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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1-16, 16: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