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26일 ‘조선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현실의 절박한 요구’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조선반도의 평화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낡은 ‘정전체제’가 새로운 ‘평화체제’로 교체되지 못하고 있는 데 기인 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신문은 이날 논평에서 노무현·김정일 정권이 주도한 ‘평양선언’을 언급하며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실천적 조치로서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수뇌들이 조선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가 명기돼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어 “조선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평화를 보장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으로 보나, 조성된 정세의 요구로 보나 더는 미룰 수 없는 절박한 문제로 나서고 있다”면서 미국으로 하여금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할 ‘용단’을 하루빨리 내릴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신문은 “낡은 정전체제를 새로운 평화체제로 교체하는 것은 결코 실무적인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전쟁과 평화에 대한 입장과 태도의 문제”라며 “미국이 진실로 조선반도의 평화를 바란다면 평화협정 체결에 나서지 못할 하등의 이유와 조건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정일 정권이 주장하는 ‘평화협정’의 이면에는 주한미군 철수가 내재되어 있다. 김정일은 한반도 적화통일 과정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주한미군을 그대로 둔 채라면 어떤 협정을 맺더라도 평양권부(權府)의 안보 불안이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협정’의 개념은 남한의 그것과는 판이하다. 북한의 과학백과사전출판사가 1983년 1월 발행한 ‘백과전서’에는 정의된 평화협정의 개념은 다음과 같다. “평화협정은 쌍방이 서로 상대방을 침범하지 않고, 무력증강과 군비경쟁을 그만두며 미국은 조선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통일을 방해하지 않으며, 남조선을 강점(强占)하고 있는 미군을 철거(撤去)시키는 것이다. 미군이 철거한 다음 조선은 그 어떤 다른 나라의 군사기지나 작전기지로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기본내용으로 하고 있다.”(이하 생략) 남한에서 평화체제 구축에 앞장서고 있는 평통사·범민련남측본부 등 친북좌파단체 역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핵심적인 문제는 주한미군 철수에 달렸다(2008년 1월 15일 제100차 반미연대집회)”, “국보법 철폐, 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 통일을 더 없이 확고히 추진해야 한다(평통사 홍근수 대표 논설집 中)”는 등 김정일 정권에 동조해 왔다. 따라서 북한과 국내 친북단체들이 주장하는 ‘평화체제’는 ‘주한미군철수’ 이후 북한의 대남적화전략인 ‘고려연방제’를 관철시키겠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북한은 그동안 시기와 정세의 변화에 따라 ‘연방제’의 의미를 여러 차례 수정해왔으며, 공식적인 통일방안으로 지난 1980년 10월 10일 제시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고려연방제)을 제시하고 있다. 고려연방제는 통일의 원칙으로 △자주(주한미군철수), △평화(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 △민족대단결(남한 내 공산주의 활동보장)의 3개항을 제시, 남한에서 이른바 ‘자주적 민주정권’ 즉, 연공(공산)정권 수립을 기본 목표로 하고 있다. 고려연방제는 이처럼 통일을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남한의 국보법 폐지·주한미군철수·공산주의 합법화·남한 내 ‘인민민주정권’ 수립 등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김정일 정권의 남한 무장해제를 통한 ‘적화통일’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북 전문가들은 김정일 정권의 대남전략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모 대북전문가는 26일 <프리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은 그동안 북한과 남한 내 친북세력이 주장해 온 대남혁명 논리”라며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종전선언·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정전협정을 관리하는 유엔사와 주한미군이 모두 철수하게 된다. 유사시 북한이 남침해도 미국이 도와줄 수가 없다. 베트남의 경우와 같이 한반도 내의 전쟁은 한민족 내부 분쟁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정일 정권과의 평화협정 체결은 한반도 적화통일의 초대장이 될 것이다.”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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