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자기 정체성 부정!

공천심사위원이 된 '민노당 간부 출신’의 잣대로 한나라당의 공직 후보를 결정한다는 것은 코미디.
○ 한나라당 공천과 관련해, 언론은 ‘부적격자 커트라인’에 대한 하나라당 당규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김무성 김덕룡 의원과 출마를 선언한 김현철씨 등이 당규상 ‘부적격 커트라인 해당자’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 강재섭 대표는 부적격자 당규에 대한 ‘융통성있는 운용’을 언급했고, 안강민 공심위원장은 ‘규정의 모호성’을 들어 해당 당규의 ‘도식적 적용’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반면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인 인명직 목사는 ‘당규의 엄격한 적용’을 주장하며 당규 개정 또는 유연한 적용에 명백하게 반대 입장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 부패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한나라당의 ‘공천 부적격자’ 관련 당규는 원칙적으로 지켜지는 것이 마땅하다 할 것입니다. 당사자들 입장에선 억울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더라도, ‘부패 이미지 청산’이 아직도 한나라당에게 심각한 과제라는 점에서 관련 당규 개정 시도는 엄청난 여론적 저항에 부딪칠 것입니다.

- 그러나 범죄 혐의가 명백한 경우라도 ‘재판’에 의하지 않고는 범죄 유무를 속단할 수 없듯이, 한나라당이 관련 당규를 유지하면서도 ‘부패 연루자 공천 배제’라는 원칙을 살려갈 운용의 묘는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고 봅니다. ‘파렴치범’ 전력이 있는 사람을 공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정치적 이유로 또는 일시적 ‘마녀사냥 분위기’로 억울하게 피해를 당한 경우를 구제한다고 하여 여론이 크게 나빠질 이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 오늘의 이슈 필자는 한나라당 공천 기준과 관련해, 이러한 당규의 적용 문제는 얼마든지 ‘정치적 해법’이 가능하다고 판단합니다. 정치를 본업으로 하는 정당 조직에서, ‘정치’가 실종되고 ‘법규’만 남는다면 그것도 정상적인 일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정치가 정략으로 흐르면 문제지만, 억울함을 구제하는 기능은 정치의 중요한 영역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 오히려 한나라당 공천문제와 관련해, 당장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는 다른 데 있음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에 ‘민노당 간부 출신’이 들어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입니다. 당사자가 한국노총 차기위원장으로서 한나라당과 노동계의 원만한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서라는 ‘정치적 필요성’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또 한나라당이 그동안 노동계 출신을 공천에 반영했었다는 전례에 비춰서나, 한국노총이 지난 대선에서 당선인에 적극 협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나쁠 것도 없는 일입니다.

- 그러나 ‘원칙의 문제’로 돌아가면, 한나라당이 적어도 ‘민노당 간부 출신’의 잣대로 자신들의 공직 후보를 결정한다는 것은 코미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전통적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이 문제로 크게 분노하는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할 것입니다. 해당 인사가 비록 민노당을 탈당했다고 하지만,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을 수락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의 정체성과 기본 이념에 대한 원론적 수준에서의 ‘동의’ 절차라도 밟았는지 의문입니다.

- 포퓰리즘 정당의 본질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민노당 간부 출신’의 한나라당 공심위원 선정은 비약해서 말하자면 ‘한나라당의 자기 정체성 부정’에 해당한다 할 것입니다. 지금이야 어쩔 수 없다 해도 앞으로는 한나라당이 포퓰리즘에 굴복해 이처럼 ‘비굴한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재발돼서는 안 된다는 ‘내부적 다짐’ 정도는 반드시 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싶은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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