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권에 金九? …본인도 민망할 것”

한국학중앙연구원 양동안 교수 인터뷰:"(정권교체는) 한나라당보다 애국우익들의 공이 더 커"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프리존미디어 DB

20년 전인 1988년 ‘이 땅의 우익은 죽었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좌익정권 집권 가능성을 경고했던 한국학중앙연구원 양동안 교수가 고액권 화폐에 김구 선생의 초상이 새겨지는 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양 교수는 25일 <프리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액권 화폐에 김구 선생의 초상이 들어가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못박고 “대한민국의 번영을 추구하는 화폐에 건국을 결사 반대했던 백범의 초상화가 들어가는 것은 대한민국에나 백범에게나 민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백범의 영혼이 있다면 그분은 자신의 초상이 대한민국 화폐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대단히 화를 낼 것”이라며 “대한민국 건국을 위해 노력했던 선배들은 지하에서 현 대한민국의 조치들에 대해 저주하지 않으시겠느냐”고 언급했다. 이어 양 교수는 “김구 선생이 일제로부터의 독립에는 많은 기여를 했지만, 대한민국 건국을 위해서는 마지막 단계에서 매우 심각한 장애물을 제공하신 분”이라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지난해 12월 대선 결과에 대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국민들이 좌익들의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서 강하게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며 “우익 지식인들을 비롯한 애국진영이 줄기차게 상황의 위험성을 경고한 결과 국민들은 ‘이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고, 이것이 좌익정권 종식의 원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한민국 우익의 갖춰야 할 요건으로 △ 대한민국 건국의 정당성에 대한 확신 △ 대한민국에서 공산주의 체제가 용납될 수 없다는 확신 △ 대한민국에서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할 수 있다는 확신 등 세가지를 지목하고 “이 세 개를 갖추지 않으면 진정한 우익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향후 정세에 대해 그는 “이번에 이명박 정부가 큰 과오를 범하지만 않는다면 향후 10년간은 대체적으로 우익 성향의 정권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이명박 정부가 지나치게 기득권세력의 이익 옹호에만 노력하고 사회정의를 외면한다면 대중들이 또 우익 정치세력을 외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아무리 옳은 입장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남에게 설득할 수 없다면 소용이 없다”며 “우익 진영의 지식인들과 행동가들은 정권 장악 여부와 무관하게 모두 이론무장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양동안 교수는 지난 98년 해방 전후 대한민국 현대사를 서술한 ‘대한민국 건국사’를 출간한 바 있다.

프리존뉴스 김주년 기자 (daniel@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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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난 1988년에 ‘이땅의 우익은 죽었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쓰셨고, 예언하신 대로 그로부터 10년 후인 1998년에 좌익정권이 출범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에는 더 급진적인 좌익정권이 나왔죠. 1988년 당시에는 선생님의 예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극소수였죠?

(양) 거의 없었죠. 제가 그때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그 칼럼으로 인해 지식인 사회에서 완전히 배척되다시피 했습니다. 제게 동조하는 지식인들은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언론계에선 특히 한겨레신문이 저를 비난하는 각종 기사와 사설을 연일 게재했습니다.

특히 김대중 당시 평화민주당 총재의 대응이 기억이 남습니다. 그분은 “좌익이 없는데 저 사람이 헛것을 보고 좌익이라고 한다”며 공식 석상에서 저를 강한 어조로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저를 해고시킬 것을 여러 차례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지금이라도 김대중씨를 만나면 ‘그 당시에 나를 혹세무민하는 사람처럼 취급했는데, 정말로 그때 한국 사회에 좌익이 없었느냐’고 꼭 물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그분이 제게 사과를 했으면 합니다.

(프) 좌파 언론뿐 아니라 조선일보-동아일보 등 우익 신문들까지도 양 교수님께 우호적이지 않았다고 기억합니다만.

(양) 맞습니다. 우익 신문들도 저를 ‘극우적인 지식인’이라고 지칭해서 기사를 쓰더군요. 그때부터 그게 제게 붙은 타이틀이었습니다.

'정권교체, 국민적 각성의 결과'

(프) 제가 2005년에 교수님의 특강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좌익들의 세가 막강하기는 했지만 아직 늦은 것은 아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상하신 대로 지난달 대선에서 국민들이 좌익정권에 몽둥이질을 해서 합법적으로 종식시킨 격이 됐습니다만. 이렇게 큰 격차로 대선에서 승리하리라고 예상하셨는지요.

(양) 대선 1년 전만 해도 이렇게 크게 이기리라고 생각하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좌익들은 워낙 정치적인 잔꾀와 술수가 많아서 쉽게 이기기가 어렵다고 봤습니다. 제가 월간중앙에 대선 1년 반을 앞두고 글을 쓴 것이 있는데, 대선 그 자체에서도 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고, 설사 정권교체가 성공한다고 해도 어렵게 이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4개월 후 치러질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의 과반 의석 확보가 더욱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겪어보니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국민들이 훨씬 강하게 좌익들의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서 강하게 느끼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프)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 가능성을 확신하신 시점은 언제부터였는지요.

(양) 작년(2007년) 여름에 한나라당 경선이 끝난 후에도 범여권 후보들이 여전히 한 자릿수의 저조한 지지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고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프) 교수님께서는 2005년 특강에서 당시 정세를 “해방 직후 좌우 대립 시기보다 우익에게 더 불리한 시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원동력은 뭐라고 보시는지요.

(양) 국민들의 각성 때문입니다. 우익 지식인들을 비롯한 애국진영이 줄기차게 상황의 위험성을 경고한 결과 국민들은 ‘이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봅니다. 또 좌익세력이 주도한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간의 일들이 국가에 해로운 결과로 나타났을 뿐 아니라 국민들의 생활을 어렵게 만든 것도 중요한 원인이었습니다.

사실 정권교체는 한나라당이 잘해서 된 것이 아닙니다. 우익 지식인들이 국민들에게 좌익의 정체를 알리고 좌익들이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것을 잘 알린 것이 한 가지 원인이고, 남은 하나는 그간 김대중-노무현 정권 하에서 국민 생활이 어려워진 것에 대한 반감이었습니다.

'한나라당보다 애국우익들의 공이 더 커'

(프) 지난 5년간 애국단체들은 국립현충원에서,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앞에서, 평택에서, 인천 자유공원에서 좌익세력의 폭동 및 반역행위를 저지하기 위해 결사적으로 싸웠습니다. ‘아스팔트 우익’들의 그간 투쟁에 대해 점수를 매겨 주신다면?

(양) 아주 훌륭한 일들을 하셨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들이었는데 그분들은 순전히 애국심 때문에 힘든 일들을 해내셨습니다.

사실 한나라당 집권을 위해 한나라당이 한 것은 별로 없습니다. 한나라당은 정당을 유지했을 뿐입니다. 국민들이 각성을 해놓고 보니까 ‘좌익을 피하기 위한 대안은 한나라당 뿐’이라고 판단하신 것이죠.

(프) 우익 진영 내부에서도 선명성 논란과 노선 투쟁이 있습니다. 일부 우익 인사들 중에는 이명박 당선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분들도 있는데요, 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애국우익 정권의 출범’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요.

(양) 이명박 당선인의 사상적 노선을 제가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확언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제가 추정하기에는 이 당선인의 사상노선은 대체로 우익적이라고 봅니다.

(프) 대한민국의 우익이 갖춰야 할 요건을 꼽아 주신다면?

(양) 첫째, 대한민국 건국의 정당성을 확신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에서 공산주의 체제가 용납될 수 없다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대한민국에서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이 세가지가 우익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가치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개를 갖추지 않으면 진정한 우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우익세력, 이론무장을 더 해야'

(프)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이념적 ‘텃밭’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외부 변수를 가감하고 생각할 때, 좌익 대 우익이 1:1 정면대결을 벌일 경우 우익이 계속 이길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야) 현재의 조건에서 보면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좌익세력은 올바른 입장을 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익진영과 이론투쟁을 하면 반드시 패배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우익진영은 이론무장이 잘 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신들의 노선이 옳은 것임에도 이론무장의 부족으로 인해 이론싸움을 하게 되면 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장은 분명히 좌익에 비해 옳은데, 이론투쟁을 하게 되면 밀리는 경우가 많은 것이죠. 그런 것이 전체적으로 보면 앞으로도 좌익과 우익의 이론투쟁에서 좌익이 더 우세할 것이라고 저는 전망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론무장이 잘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우익들은 정권 장악 여부와 무관하게 지식인들-행동가들 모두 이론무장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아무리 옳은 입장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남에게 설득할 수 없다면 소용이 없습니다.

(프) 좌익정권은 종식됐지만 아직 좌익들이 대한민국에 남긴 붉은 흔적들은 여전합니다. 시민단체와 언론계 등에 암약하는 좌익세력 역시 막강하고요. 애국진영이 이들과의 대결을 가장 효과적이고 전략적으로 하는 방법은 뭐라고 보시는지요.

(양) 좌익세력으로부터 헤게모니를 되찾아 오기 위해서는 말씀드린 대로 이론무장이 중요합니다. 또 도덕성이 높아져야 합니다. 도덕성이 낮아서는 우익도 좌익도 아닌 ‘비 자각적 대중’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습니다.

(프) 김정일 정권의 대남적화공작은 추후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리라고 보시는지요.

(양) 김정일 정권의 대남적화 노력이 실질적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자신들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내부의 선전적 이유와 남한 내 추종세력의 사기 진작을 위해 대남적화노선을 견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실천할 역량은 극히 적다고 봅니다.

김정일 정권이 조금이라도 현실적이라면, 남한의 적화보다는 남한으로부터 돈을 끌어내는 데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법처리보다는 여론으로 좌익정권 심판해야'

(프) 노무현 정권은 2003년 취임과 동시에 이적단체 한총련을 합법화하려고 했고, 통일부를 통해 이들에게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또 빨치산 인사들을 민주화공헌자로 승격시키기도 했고, 북한의 핵보유에 대해 ‘일리가 있다’며 국제적으로 두둔하기도 했습니다. 애국진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내란선동죄 및 여적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한데요, 전술적으로 바람직할까요?

(양) 그런 주장을 하시는 분들의 입장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주장에는 동조하고 싶지 않습니다.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정권을 장악한 후 그 사람의 배후에 있는 좌익세력들의 영향을 받아서 옳지 못한 일들을 했는데, 그것은 이 정권이 대선에서 패배함으로서 충분히 심판을 받았다고 봅니다. 개별적으로 법적 응징을 가하는 것은 별로 환영하고 싶지 않습니다.

(프) 그렇다면 좌익정권 10년간 이들이 저지른 악행을 언론을 통해 공개해서 공권력이 아닌 일반 국민들이 이 좌익들을 여론으로 심판하도록 유도하는 건 어떨까요.

(양) 그것은 타당합니다. 그들이 잘못한 것을 국민들이 알도록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만약 노 대통령을 법률적으로 처벌하려고 하면 다시 역풍이 불고 소란이 일어날 것입니다.

저는 좌익을 모조리 쓸어내거나 처단하기 보다는 합리적인 좌익이 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합리적인 좌익이 되면 우익과 공존하면서 선의의 경쟁이 가능할 테니까요. 여기서 합리적 좌익이라는 것은 사회민주주의적 노선을 택한 좌파들을 지칭합니다. 혁명적 사회주의 노선을 가진 자들과는 다른 자들이죠.

(프) 올해는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입니다. 교수님께서는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해 전문가이신데요, 이제 환갑이 된 대한민국을 위해서 이명박 정부에게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양) 대한민국 건국 과정에 대해 정확한 인식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건국의 정당성을 국민들에게 좀더 분명하게 확인시켜달라고 주문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보다 정의로운 사회가 되도록 함으로서 국민들이 대한민국에 대한 충성심을 갖도록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프) 지난 60년의 대한민국 역사를 간략하게 압축해서 평가해 주신다면?

(양) 지난 60년간의 역사를 보면 전반적으로는 성공한 역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부분적으로는 여러 가지 많은 어두운 그늘들을 안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대한민국은 성공한 요소들은 계속 지키고 더욱 확대해 내가고, 그늘들은 과감히 제거하는 노력을 전개해야 합니다. ‘그늘진 요소들’은 지도층의 부도덕성, 부패, 일반 대중들이 정의나 도덕에 대해 지나치게 둔감한 문제,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진심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충성심을 가지지 않은 문제... 이런 것들이 제거되어야 합니다.

'고액권에 김구? 김구 본인에게도 민망한 일'

(프) 고액권 화폐에 김구 선생의 초상이 들어간 데 대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양)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번영을 추구하는 화폐에 건국을 결사 반대했던 백범의 초상화가 들어가는 것은 대한민국에나 백범에게나 민망한 일입니다. 만약 백범의 영혼이 있다면 그분은 자신의 초상이 대한민국 화폐에 들어가는 것에 대해 대단히 화를 낼 것입니다. 또 대한민국 건국을 위해 노력했던 선배들은 지하에서 현 대한민국의 조치들에 대해 저주할 것입니다.

김구 선생이 일제로부터의 독립에는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건국을 위해서는 마지막 단계에서 매우 심각한 장애물을 제공하신 분입니다.

(프) 20년 전에 좌익정권의 집권을 예견하신 대로, 앞으로 10년 후의 대한민국 상황을 전망해 주신다면?

(양) 다소 거칠게 전망을 해보자면, 이번에 이명박 정부가 큰 과오를 범하지만 않는다면 향후 10년간은 대체적으로 우익 성향의 정권이 유지될 것으로 봅니다. 다만 이명박 정부가 지나치게 기득권세력의 이익 옹호에만 노력하고 사회정의를 외면한다면 대중들이 또 우익 정치세력을 외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평균점수만 맞아도 향후 10년간은 우익 성향의 정권이 유지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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