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 美 대선에 나설 후보 선출을 위한 공화·민주당의 경선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71.애리조나州)의 ‘대세론’이 굳어지고 있다.
1월 초에 있었던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때만 해도 매케인은 루돌프 줄리아니 前 뉴욕시장과 마이크 허커비 前 아칸소 주지사의 기세에 밀려 4위를 차지하는데 그친 바 있다. 그 후 사우스 캐롤라이나(1월19일)에 이어 플로리다(29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1위로 우뚝 올라서며 연승을 거둔 매케인 의원은 오는 5일 치러질 ‘슈퍼화요일’ 대결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30일 사퇴를 선언한 줄리아니 前 뉴욕시장과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주지사 등의 잇따른 매케인 지지선언은 그의 ‘대세론’에 날개를 달아줬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뉴스가 3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매케인은 지지도 48%로 롬니(24%), 허커비(16%)를 압도했다. 1월31일 갤럽의 전국지지율 조사 결과 역시 매케인 37%, 롬니 22%, 허커비 17% 순으로 나타났다.
해군 제독 집안의 ‘베트남 참전 용사’
매케인의 이번 대권 도전은 조지 부시 현 대통령과 겨룬 2000년 대선에 이어 두 번째다. ‘전쟁영웅’임을 내세워 온 그는 조부와 부친 모두 해군 제독을 지낸 군인 집안 출신이다. 1958년 美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967년 베트남전 당시 해군 조종사로 참전한 매케인은 작전 중 전투기가 격추당해 월맹군의 포로가 되어 5년 반 동안 포로수용소에서 생활했다. 고문으로 어깨가 부러지고 2년 간 독방에 수감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매케인의 부친이 美 태평양함대 제독이라는 것을 안 월맹군은 매케인의 조기석방을 제안했으나, 매케인은 ‘전쟁포로는 생포된 순서에 의해 석방되어야 한다’는 행동강령을 들며 이를 거부했다. 부친인 존 S. 매케인 주니어 역시 아들을 풀어주겠다는 월맹군의 제안을 거절한 채 매케인이 잡혀있던 하노이 폭격을 명령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매케인은 미국인들의 환대를 받으며 귀환했고, 포로생활을 담은 ‘나이팅게일의 노래’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라크전 지지하며 미군 증파 주장한 ‘소신 있는 정치인’
이후 매케인은 해군의 對의회 연락관을 맡게 되는데, 그때 게리 하트와 윌리엄 코언 상원의원 등 개혁 성향의 젊은 의원들을 만나면서 정치에 뜻을 두게 됐다. 1983년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애리조나州)에 출마해 당선된 그는, 1986년 상원의원 도전에 성공한다.
이후 돈 안드는 선거를 내세우며 정치개혁법을 상정해 선거 자금 모금에 곤란을 겪기도 하고, 이라크전에 대한 여론이 나빠진 상황에서도 미군 증파를 주장하며 막내아들을 해병대에 지원시키는 등 소신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받아왔다.
“김정일 정권은 야만적이며 억압적인 체제”
매케인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도 매우 보수적인 입장이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햇볕정책’에 대해 “일종의 매수나 달래기다. 한국의 국민들이 별로 안 좋게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표한바 있다.
2006년 강행됐던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서도 “식량지원자금이 북한 무기개발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며 클린턴 정권이 주도한 ‘제네바 합의’를 비판했다.
2007년 2월 시애틀 연설에서는 김정일 정권을 ‘아시아 최대의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북한의 ‘2·13합의’ 불이행을 예견하기도 했다.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매케인은 김정일 정권을 ‘야만적이며 억압적인 체제’로 지적했다. “한국이 계속 북한에 투자하고 돈을 주며 관광을 장려하는 것은, 나에겐 북한의 인권상황에 충분히 유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하며,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등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작년 ‘古稀’를 맞은 매케인은 이번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 가운데 최고령자다. 현재 피닉스에서 18세 연하의 부인 신디와 함께 살고 있으며, 7명의 자녀와 4명의 손자, 손녀를 두고 있다.
그가 제44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美 역사상 최고령 당선 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최고 기록은 지난 1980년 69세로 워싱턴에 입성한 로널드 레이건 前 대통령이다.
김수연 조갑제닷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