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共에서 勝共으로

미국의 對蘇정책은 그 목적이 봉쇄, 공존, 승리로 바뀌어갔다. 우리도 再남침 저지, 평화공존 단계를 거쳐 이제는 승리의 단계로 이행해야 할 것이다.
조갑제닷컴에서 곧 출간될 '레이건의 십자가'(폴 켄고르 씀)란 책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독자들은 아래 기사를 읽을 때 소련 대신에 김정일 정권을, 미국 대신에 한국을, 레이건 대신에 李明博을 넣으면 재미 있을 것이다. 김정일 정권을 제거하거나 무력화시키는 데 있어서 레이건의 성공적인 對蘇붕괴작전은 하나의 참고서가 될 것이다. 미국의 對蘇정책은 그 목적이 봉쇄, 공존, 승리로 바뀌어갔다. 우리도 再남침 저지, 평화공존 단계를 거쳐 이제는 승리의 단계로 이행해야 할 것이다.

<국가안보 관련 결정문 NSDD-54를 통해 레이건의 미 행정부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 중 하나는 아직 비밀로 남아 있지만, 다음의 다섯 개 목적은 공개되었다:

* 동유럽에서 자유화 운동을 독려한다.
* 동유럽 국가 내에서 인권과 시민권을 증진시킨다.
* 동유럽 국민들의 친(親)서방 경향을 강화한다.
* 소련에 대한 동유럽의 경제적·정치적 의존도를 약화시키고, 서유럽 자유 국가들과의 연계(連繫)를 조성한다.
* 동유럽 국가들의 경제 구조에 자유 시장 중심 주의와 자유 노조 활동 등의 도입을 독려한다.

1982년에 동유럽을 소련으로부터 분리시켜 서구의 자유 시장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도록 하려는 이러한 목적들은 어떤 기준을 놓고 보아도 야심만만하기 이를 데 없는, 한마디로 불가능한 것들이었다. 당시 레이건 행정부에 소속되지 않은 누군가가 이 목적들을 읽었더라면 분명 과대망상에 불과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다. 비록 이 지시 자체는 목적이 지니는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그 중요성은 더 이상 밝힐 필요 없을 만큼 자명(自明)하다.
마지막으로 이 NSDD-54는 미 행정부가 ‘동유럽에 대한 이러한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상업적·재정적·정보적 그리고 외교적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라고 선언하였다. 지시는 그 수단으로 10개를 열거하였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보이는 5개는 부분적으로 혹은 전체적으로 수정된 채 남아 있다.

비록 이 지시의 상당 부분이 아직 불확실한 채 남아 있긴 하지만, 사용된 언어를 통해 레이건 행정부가 동유럽에서 전격적(電擊的)인 변화를 도출(導出)해 내기 위해 갖고 있던 광범위한 목적들을 명확히 알 수 있다. 그리고 시의적절하게도, 바로 이때 몇몇 주요 언론들은 동유럽에 대한 레이건의 이러한 계획을 눈치채기 시작했다.

1982년 9월 23일, 뉴욕 타임스 지(紙)는 설명이 따로 필요 없는, ‘데탕트 후, 이제 목표는 승리이다’라는 헤드라인으로 통찰력이 돋보이는 기사를 실었다. 뉴욕 타임스는 트루먼 대통령부터 존슨 대통령에 이르는 시기까지 소련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가리키는 암호는 ‘봉쇄’였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닉슨 대통령으로부터 카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는 ‘데탕트’였다. 이제 레이건 아래 새로운 암호는 ‘승리’라는 타임스의 기사는 독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겨 주었다.

그 기사는 “우리는 자유 세계가 승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라는 탐 리드의 말을 인용하였다. 리드는 레이건의 생각을 대신 전하면서, “존 F. 케네디가 세계 무대에서 퇴장한 뒤로 우리는 감히 이러한 꿈조차 꾸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리드는 “승리가 나쁠 건 하나도 없다”라는 말로 좌파 성향이 강한 뉴욕 타임스의 전형적인 독자들을 안심시키려 했다.
뉴욕 타임스의 기사는 승리한다는 것이 정확하게 군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살폈다. 레이건의 관료들이 설명한대로, ‘그것은 러시아의 영향력을 소련 국경 안으로 다시 축소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욕 타임스는 이에 덧붙여 “승리한다는 것은… 소련의 정치적 영향력과 군사적 힘의 지리적 확장을 되돌리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동유럽과 쿠바, 베트남,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통제력을 약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이는 어떻게 가능한가? ‘군비 증강과 병행된 외교적·경제적, 그리고 선전(宣傳)적 방법들을 조합(調合)시킨 압박’을 통해 가능하다.

승리란 군사비 지출을 증대시켜 미국을 재무장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것은 또한 시베리아의 송유관 건설을 방해하고, 소련이 미국의 기술을 손에 넣는 것을 막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승리’라는 개념은 또한 폴란드와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중국과 그 외의 지역에 대한 레이건의 정책의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레이건의 각료들은 이러한 압박이 ‘장기적으로’ 무력 충돌 없이 승리를 가져다 주리라고 믿었다. 이 기사는 예언의 성취를 알리는 시간표와 함께 끝을 맺었다. 즉, 미국이 경제적·군사적 힘을 회복하는 동안 소련의 경제적 약점은 ‘1980년대가 끝날 무렵이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레이건 행정부의 믿음을 지적했던 것이다.

뉴욕 타임스의 분석은 정확했다. 이러한 기사들은 一流 언론이 어떤 것인지 보여 줄 뿐만 아니라, 레이건의 각료들이 레이건 재임 기간 동안 했던 말과 재임 기간이 끝난 뒤에 한 말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뉴욕 타임스는 NSDD-54가 발표된 지 겨우 3주 만에 이러한 기사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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