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방송, 김정일이 가장 두려워하는 武器"

[인터뷰] 박세경 동북아방송연구회(NEABI) 이사장
 
박세경 동북아방송연구회 이사장.ⓒ 프리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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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방송이 확대된다면 북한주민들은 외부에서 자기들만을 위해 서비스를 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감동이 되고 힘이 될 것이다. 특히 민간단체의 참여방송은 그 동기와 내용이 순수하기 때문에 더 애청하게 될 것이다.”

국내 최초의 대북 단파 라디오 방송 전문 연구단체인 ‘동북아방송연구회’의 박세경(48세·VOA 프리랜서 기자·CBS 방송 엔지니어) 이사장은 13일 서울 모처에서 가진 <프리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북 방송은 북한을 변화시키고 자유 대한민국과 진정한 하나의 나라를 이룰 그 순간을 앞당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민간이 주도하는 대북 단파 라디오 방송은 자유북한방송·열린북한방송·자유조선방송·북한개혁방송·북한선교방송 등”이라며 “하지만 이들 방송은 일반후원이나 북한인권법안에 근거한 미 정부와 단체 등 외부 지원이 아니면 운영이 어렵고 제3국을 통한 송출로 전파 전달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동안 참여정부는 ‘햇볕정책의 계승’을 표방하며 대북유화정책을 펴왔다. 그러나 북한에 당근만 건네주는 것이 정치의 능사는 아니다”라며 “북한 문제를 개선하고 그 사회의 의식을 개선시켜야 할 의무는 같은 민족인 대한민국에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이어 신(新) 정부를 겨냥, “국내의 모든 민간대북방송에 국내 송출시설을 통한 전파발사를 허가하고 이들에게 북한인권문제의 개선 노력과 대(對)북한 메시지 등 지속적인 정보전달을 조건으로 한 방송발전기금의 지원방안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주> 아래는 이날 박세경 동북아방송연구회 이사장과의 인터뷰 전문.

▲동북아방송연구회(NEABI)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부탁한다.

연구회는 국제방송을 수신, 조사하고 남북한의 방송매체에 대한 연구를 통해 동북아 방송전문가, 특히 대북방송 전문가의 양성과 함께 방송정보와 수신의 수준 향상에 공헌하는 것을 목적으로 2005년 12월5일 발족했다.

그동안 외부의 지원 없이 자비를 들여 활동해온 연구회 회원들은 대부분이 각종 방송정보 및 수신분야 관련 전문가들이다. 이와 함께 연구회는 그동안 각종 정보·문헌·녹음자료 등의 연구를 오래전부터 해왔고, 국내 대북방송 등 해외방송국과의 기술협력은 물론 국내외 언론과의 취재에 응하거나 원고의 집필활동까지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단파라디오 방송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린시절부터 국제단파 라디오 방송을 청취해왔다. 국제단파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면 세계정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기자생활을 병행하면서 단파 라디오 방송이 북한과 같이 폐쇄된 사회에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 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국제단파방송을 연구하는 본 모임에 대한 필요성도 느끼게 됐다.

▲일반인들에게 단파방송이 다소 생소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론적 측면에서 단파방송을 뜯어보면 상공 100~300km에 존재하는 전리층을 통해 반사되는 전파가, 지표와 전리층 사이를 반복 반사함으로써 수천 km의 원거리에 도달할 수가 있는 특성을 가진 매체다. 그렇기에 단파는 장거리 통신이나 국제방송에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단파 라디오를 북중(北中) 국경으로 가지고 가서 남한의 북한을 향해 쏜 전파가 잘 들린다면 그 방송은 북한 전역에서 청취가 가능하다. 현재 미국의 VOA(미국의소리), 영국의 BBC, 일본의 NHK, 우리나라의 KBS World 등 최극빈국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자국의 입장을 전하고 선린우호의 증진을 목적으로 국제단파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대북방송 역시 이러한 전파를 이용하는 곳이 많은데 VOA 한국어방송, RFA 한국어방송, 자유북한방송, 북한개혁방송, 열린북한방송이 단파를 통해 북한에 자유세계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중파를 통해 송신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파는 지면으로 전파를 발사하는 지표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신호가 급격히 감소될 우려가 있어 북한 전역에 방송이 전해지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단파방송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지?

북한과 같이 정보가 차단된 국가에서 그 막힌 담을 허물어 주는 역할을 하는 매체는 오로지 단파방송뿐이다. 단파방송은 아무리 험한 ‘철의 장막’(Iron Curtain)이라도 뛰어넘어 ‘진실’을 전달 할 수 있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

그 예로는 구소련을 위시한 동구권의 붕괴를 주도한 것은 그러한 사회변혁을 주장하는 목소리를 실었던 대공방송 ‘라디오 자유 유럽’과 ‘라디오 리버티’를 들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이러한 효과의 응용책으로 RFA(자유아시아방송)을 탄생시켰고 한국어를 포함한 아시아 각국의 언어로 사실보도에 앞장서 왔다.

전쟁은 수많은 피해를 안고서라도 상황을 전복시킬 수 있는 고육책이지만, 단파방송은 그러한 참상을 만들지 않고서도 자연스러운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강한 내공을 갖고 있다. 단파방송이 가진 이 같은 영향력은 북한 문제에 그대로 적용된다.

▲북한을 겨냥한 국내외 단파 라디오 방송의 현황은?

북한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국내외 대북 단파라디오 방송은 미국이 주도하는 VOA(미국의소리)와 RFA(자유아시아방송)이 있으며, 일본의 경우 일본인 납북자를 대상으로 한 ‘JSR 시오카제’, ‘일본국 납치문제대책본부’(사단법인 JCIC 해외홍보협회)가 있다.

한국의 경우 사회교육방송의 후신인 ‘KBS 한민족방송’을 필두로 탈북자들이 주도하는 자유북한방송(대표 김성민, 2004년 개국)과 북한개혁방송(대표 김승철, 2007년 개국)과 함께 순수 남한 사람들이 운영하는 열린북한방송(대표 하태경, 2005년 개국), 자유조선방송(대표 한기홍, 2005년 개국), 교계에서 운영하는 ‘CMI 광야의 소리’등이 있다.

▲대북방송에 대해 북한은 어떤 반응을 보여 왔나?

북한 내륙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북한이 독재체제라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두만강·압록강변 등 중북(中北) 국경지역 사람들 그리고 일부 상인들만이 외부세계의 정보를 어느 정도 습득하고 있을 뿐이다.

북한의 관영매체들이 제공하는 정보마저도 북한 주민들은 제대로 접할 수 없다. 북한에서 일간지를 받아 볼 수 있는 사람은 당세포비서 이상의 관료여야 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북한 일간지중 민주조선이나 청년전위 등은 그 부수가 너무 적어서 일반인들은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신문이 발행된다 해도 그날로 배포가 이뤄지지 않는다.

최근에 상황이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지방에 따라서는 월요일자 신문을 수요일에야 받아 볼 수 있다.

특히 북한에 있는 모든 라디오는 ‘조선중앙방송’에 주파수가 고정되어 있다. 미국의 VOA나 RFA와 같은 외국 방송을 청취하다 한번 적발되면 당국이 적발사실을 기록한다. 이후 다시금 적발되면 당국의 감시를 받게 되고, 세 번 적발되면 교화소에 수감된다.

김정일 정권이 북한 주민들로 하여금 외국의 라디오 방송을 듣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라디오 방송을 들은 북한 주민들이 북한 정권에 대해 반감을 갖게 되어 탈북을 결심하기 때문이다.

대북방송에 대한 김정일 정권의 이 같은 인식을 증명이라도 하듯 북한의 대남 통일전선기구인 ‘반제민족민주전선’은 최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자유북한방송’의 대북 단파방송은 반북대결 선동수단이라고 비난하고 북의 체제를 전면 부정하고 화해와 협력, 통일 과정을 차단시키려는 미국과 한나라당을 비롯한 친미 보수 세력이 직접 운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또 “당국의 묵인 하에 반북모략 방송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이북에 대한 배신인 동시에 6.15 공동선언의 성공적 이행과 화해와 단합, 통일과정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온 겨레에 대한 도전”이라며 “반목과 불신을 조성하고 대결을 고취하는 ‘자유북한방송’을 폭파시켜야 한다”고 협박했다.

북한은 또 최근 노동신문 논설을 통해 “미국은 오래전부터 국경의 제한을 받지 않는 방송을 다른 나라에 대한 침략 수단으로 삼아왔다”면서 “미국은 우리나라(북한)에 대한 심리모략전도 발광적으로 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특히 “미국의 모략적인 대조선(대북) 방송 작전은 오늘 극도의 비열성과 악랄성을 띠고 감행되고 있다”며 미국이 최근 RFA와 VOA 등 대북방송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의 영상을 흐리게 하고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 제도를 허물어보려는 악랄한 책동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미국은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 내부에 소형라디오와 불순 녹화물, 기타 선전물들을 들이밀어 우리 인민들 속에서 사상 정치적 동요와 와해, 변질을 가져오게 하며 그 무슨 사회적 혼란과 변화를 조장하려고 교활하게 책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결국 핵개발을 주도한 김정일이 정작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휴대가 가능한 단파라디오다. 그저 작은 라디오에 불과하지만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그들의 마음을 변화시킬 ‘최적의 무기’이기 때문이다.

▲대북 라디오 방송을 듣고 탈북을 결심하는 북한 주민들이 실제로 있는지, 그리고 북한으로 유입되는 단파라디오의 경로가 있는지 궁금하다.

지난 2004년 11월 한국언론재단 주관의 탈북자 조사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남한에 들어온 탈북자 304명 중 11명이 단파라디오를 들은 경험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3.6%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이러한 수치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그만큼 북한으로의 유입되는 단파라디오 유입이 많아지고 있음을 뜻한다.

북한으로 유입되는 단파라디오의 경로는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는데, 먼저 중국과 북한을 오가는 보따리상들을 통한 유입, 국내외 NGO를 통한 단파라디오 유입, 그리고 일부 대북방송들의 라디오 공급 등이 있다. 현재 북한에 유입된 단파라디오는 약 50만대 정도다.

▲북한 주민들이 가장 많이 듣는 대북방송은 어느 방송인가?

미국이 주도하는 VOA와 RFA 그 다음으로 자유북한방송과 KBS한민족방송 등을 주로 듣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북한 간부들의 경우 VOA와 RFA를 가장 많이 듣는다. 이유는 이 두 방송만 들으면 국제정세에 밝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KBS인데 최근 3개의 대북 단파 라디오 주파수를 송출을 중단했다. 그러자 방해전파가 민간대북방송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시일 내에 KBS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중단했던 3개 단파 라디오 주파수의 송출을 재개해야 할 것이다.

▲대북방송국이 앞으로 더 많아져야 한다고 보는지?

개인적으로 더 이상의 난립을 바라지는 않지만 북한주민들에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올바로 전달하는 매체들이 더 많아진다면 이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본다. 단지 지금처럼 각각의 대북방송들이 지나친 경쟁 일변도로 나가서는 안 될 것이다. 이명박 당선인은 북한 인권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국내 대북방송들도 이제는 한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 서로 자기 방송국이 최고라는 생각을 버리고 민간대북방송협의회와 같은 연대 조직을 만들어 나가야 힘이 생기는 것이다. 아울러 새 정부는 라디오 방송을 위해 헌신해온 관계자들과 함께 김정일 독재정권 하에서 고통 받고 있는 북한 동포들의 해방을 위해 대북방송 활성화를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세상을 밝히는 자유언론-프리존뉴스/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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