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정권이) 끝나는가는 시간문제다"

특집시리즈- 북한 고위급 간부가 들려준 이야기(1)북한의 해외 공관원들은 北에 돌아가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해외에 나온 북한의 공관원들은 북에 돌아가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북한 현직 고위간부인 김 모 씨는 13일 본방송과 인터뷰를 요청했다. 북한을 나와 해외출장중인 그는 북한의 내부와 외부세계를 보며 김정일 독재정권의 멸망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일부 외신들이 김정일 독재정권은 붕괴되지 절대 붕괴되지 않는다고 말하는데 이는 김정일 독재정권의 본질을 잘 알지 못하는데서 비롯된다고 이야기 했다.

유감스러운 면이 있다면, 신변안전상 김 씨의 소개는 어렵다는 점이다. 다만 그가 고위간부로 재직 중이라는 것만 밝힐 뿐이다. 본인의 요청으로 김 씨와의 대화내용에서 그의 인적 상황이 공개될 만한 소지, 즉 특정적인 인물, 지명이름이나 기관명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 그가 한 이야기를 여러 번에 나눠 게재한다.

그는 “이미 사태는 기울었다. 언제 (김정일 정권) 끝나는가는 시간문제다. 그러나 세계는 조선이 끄떡없다고 오판하고 있다.”는 말을 시작으로 긴 연설을 이어 나갔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라디오를 듣다가 이 방송(자유북한방송)을 알게 되었다. 탈북자들이 하는 방송이라서 처음부터 호기심을 가지고 1년간 꾸준히 들었다. 그래서 마침내 이렇게 연락을 하게 된 것이다.

과격하다 할 정도로 강도 높게 수뇌부를 비판하는 자유북한방송을 들으면서 처음에는 거부감을 느꼈으나 점차 들을수록 공감이 가고 권력의 중심에서 그렇게 살고 있는 나 자신도 돌이켜보게 되었다.

특히 황장엽 비서의 강좌를 매주 들었다. 황장엽 비서는 내가 김일성종합대학 재학당시 총장으로 계셨고 내가 중앙당에서 몇 번 사업상 관계로 만나 뵈었기 때문에 망명 당시 큰 충격을 받았었다. 그러나 지금이 바로 그때의 황장엽 비서의 심정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해외에 나와 생활한 지도 어느덧 10여 년이 되어 온다.

얼마 안 있으면 만기가 되어 귀국을 하게 되는데 솔직히 돌아가고 싶지 않다. 조선에 아들을 두고 왔기에 더구나 결심을 하기 힘들다. 해외에 나와 있던 분들 중에 미국이나 남조선에 간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의 가족이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내가 해외에 나오기 전까지는 장군님이 위대하고 세계가 우러러 보는 위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해외에 나와서 지금 초상휘장을 달고 다니지 못한다. 외국인들이 내가 조선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면 거지 취급을 하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어떤 때는 한국인인가고 물어보면 고개를 끄떡인다. 내가 나가 있는 나라에서 한국인들은 우상처럼 받들린다. 반면에 조선 사람들은 빌어먹는 거지취급을 당한다. 그 나라 간부들도 내 앞에서 공공연히 김정일을 욕한다.

처음에는 함부로 장군님의 권위를 훼손한다고 목에 핏대 줄을 세워가며 당장 사과하라고 밀어붙였지만 지금은 못들은 척한다. ‘당신한테나 장군이지 우리한테도 장군이냐, 백성들을 굶겨죽이는 사람이 무슨 장군인가’고 하는 그들의 말에 대답할 말을 잃었기 때문이다.

내가 있는 곳에서 조금만 거리로 나가면 남조선 비디오가게가 있다. 처음에는 경계심에 그냥 지나쳐 다녔지만 요즘은 몰래 비디오를 빌려다 보고 있다.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 있는 사람들도 그렇지만 다른 나라에 나가 있는 사람들도 같다고 한다.

한국의 텔레비전, 녹화물이나 라디오를 들을 때마다 자유를 누리는 그들이 너무도 부러웠고 더욱이 민주화된 사회가 너무 좋았다. 대통령도 욕할 수 있는 나라, 아마 이것이 독재와 권력에 물젖은 나의 의식을 바꾸어 놓은 것 같다.

결국 그처럼 몇십 년간을 당에 충실했던 사람들이 나처럼 자유를 맛보면서 의식변화가 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예상해 조선에서는 가족 중에 자식 한명을 반드시 인질로 남겨두도록 한다.

여기서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잘 알게 되면서 조선에서 배웠던 아니, 주입받았던 그런 나라가 아닌 자유민주국가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부럽다. 한국인들이, 그리고 부끄럽다. 내가 조선 사람이라는 것이…이런 느낌은 나만이 아닌 해외에 나가 본 사람들은 거의 다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조선으로 들어갔을 때에는 더욱 강렬하게 느끼게 되는 심정이다.”

(다음에 계속)

이금룡 기자 krlee2006@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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