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 북한의 보험사기 내막-한 관련자의 증언
“조선국영보험총회사가 보험사기로 매년 2500만 달러를 김정일에게 바친다”
-사고를 조작, 과장하여 국제 재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 타먹는다. 국가기관이 서류조작을 지원하고 외부의 현장조사는 방해-
趙甲濟(月刊朝鮮 편집위원 겸 조갑제닷컴 대표)
섬에서 90m 떨어진 바다서 129명 사망
북한은 달러위조, 마약밀조 밀매, 가짜 담배, 의약품 위조 등 범죄행위로 연간 약5억 달러의 수입을 올려왔다. 2005년 9월부터 달러위조를 이유로 미국이 對北금융제재에 착수한 이후에는 이 규모가 많이 줄었을 것이다. 외화벌이에 기초한 黨軍경제(궁정경제)가 김정일 정권의 존립기반이고 생명줄이다. 국제사회가 범죄에 의한 외화벌이를 못하게 하면 김정일은 위기에 빠진다. 인류역사상 유례가 없는 종합범죄조직이기도 한 김정일 정권의 범죄적 외화벌이 수단 하나가 새롭게 국제적 照明(조명)을 받고 있다. 보험사기이다.
북한정권이 사건 사고를 과장하거나 조작하여 런던 등의 재보험회사들로부터 거액의 피해보상금을 받아내고 있다는 의심이 퍼지고 있다. 이 조작과 과장을 북한당국이 정권적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어 재보험회사들이 밝혀내기가 매우 어렵다는 불평도 일어나고 있다.
조선국영보험총회사(The Korea National Insurance Corporation)는 2006년 4월 원산 연안에서 여객석이 좌초하여 승객 129명이 모두 사망했다고 500만 유로의 피해보상을 런던에 있는 여러 재보험회사들에 요청했다. 재보험은 보험회사들이 큰 사고를 만나 능력 이상의 보상비를 지불하게 될 경우에 대비하여 국제적인 보험회사에 보험을 들어 위험을 분산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 사고에는 몇 가지 의문이 있었다. 여객선이 침몰했다는 곳은 섬에서 90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승객 전원이 보험에 들었다는 주장에 대해 캐물으니 승객들이 표를 살 때 자동적으로 보험에 들게 되어 있다는 설명이 왔다. 사망자가 많은 이유는 온도가 낮은 바닷물에 빠진 승객들이 저체온증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재보험회사에서 조사를 해보니 북한측이 주장하는 것보다 사고 당시 원산의 기온이 훨씬 따뜻했다는 것이다. 북한측은 그때 시베리아로부터 불어온 강풍으로 해서 체감온도가 낮았다고 설명했다. 재보험 회사에선 사고상황을 조사하기 위하여 잠수부를 보내겠다고 했으나 북한측은 이 요청을 거절했다.
헬기 떨어져 창고 탔다고 4000만 유로 요구
2005년 7월 조선국영보험총회사는 런던의 재보험회사에 대해 4000만 달러의 피해보상비를 지불해달라고 요청했다. 고려항공 소속의 구급용 헬리콥터가 섬에 사는 임산부를 병원으로 데려가기 위하여 출동했다가 북한당국이 관리하는 큰 창고에 추락하여 창고건물과 물건들이 몽땅 타버렸다는 것이었다. 북한측은 사고가 난 지 10일도 되지 않아 타버렸다는 수십만 점의 물건 목록을 보내왔다. 사고 후에 이런 목록을 만드는 데는 몇 달이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물건목록엔 어린이용 장갑, 손수건, 담배, 라면, 비누 등이 들어 있었다. 런던의 재보험회사에선 사고사진을 전문가에게 맡겨 분석해달라고 했더니 “사진에 나타난 잔해나 재의 양으으로 보아 신고한 피해물량은 너무 많다”는 답이 나왔다. 런던의 재보험회사는 보험료 지불을 거절하고 북한측과 법정싸움을 벌이고 있다. 재보험 회사들은 “북한측이 제출한 서류는 약점이 없다”고 했다. 사망진단서나 사고 확인서 등 당국이 발급해야 하는 서류들은 요청할 때마다 완벽하게 정리되어 제출된다. 문제는 眞僞(진위)를 확인하기 위하여 전문 조사팀을 보내겠다고 하면 받아주지 않는 것이다.
“연간 2500만 달러 벌어 김정일에게 바친다”
북한에서 고위직에 있었던 한 탈북자는 “북한은 국제적 보험사기를 통하여 외화를 많이 벌어왔는데 이제는 재보험이 사기를 위한 수단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1995년 4월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갑자기 소집되어 5장47조로 구성된 보험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른바 김정일의 말씀이 내려왔습니다.
‘우리 일꾼들이 국제보험 시장에 뚫고 들어가 외화벌이를 하는 것은 대단히 잘된 일입니다. 투기적이고 무정부적으로 진행되어온 자본주의 보험시장의 특성을 잘 이용하면 큰 돈벌이를 할 수 있습니다’.
말의 핵심은 보험사기를 적극적으로 하라는 것입니다. 보험법을 만든 것도 그런 사기를 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기자는 북한에서 보험업무에 종사한 사람이 없는가 하여 다른 탈북자를 찾다가 결정적 증언자를 발견했다. 그는 보험사기의 主役(주역)인 조선국영보험총회사 관련 은행의 해외 지점에 근무하다가 한국으로 온 사람이었다. 그를 일단 G씨라고 표기한다. G씨는 조선국영보험회사가 재보험으로 벌어들이는 순수익은 연간 2500만 달러인데 반 이상이 사기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 보험사기의 총지휘자는 김정일이다. 조선국영보험총회사는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 대외보험총국의 지휘를 받는다. 조직부장은 김정일이다. 이 회사는 매년 김정일에게 그해의 수익목표를 보고한다. 이 회사의 보험과 관련한 업무에 대해서는 김정일이 전폭적으로 뒷받침한다. 군 부대 등 비밀시설에 대한 접근권도 보장하고 있다. 연간 2500만 달러를 바치는 외화벌이 기관이 많지 않다. G씨와 일문일답을 나눴다.
-북한은 사고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면 재보험 요율이 상당히 높잖아요?
'그렇습니다. 그래도 1년에 재보험 회사에 3000만 달러 정도를 내고 6000만 달러의 피해보상비를 타내니 수익이 3000만 불~3500만 불 정도 됩니다. 그 중에서 순수하게 현금으로 김정일한테 바치는 게 2500만 불입니다”
-사기로 버는 금액이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반 이상은 사기겠죠. 우리는 해마다 ‘농사를 짓는다’고 표현합니다. ‘올해는 기계보험에서 농사를 짓자’고 하면 기계보험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거죠. 그 쪽에서 나는 손해들을 되도록 많이 잡는 거죠. 그리고 문서 위조나 사고 조작으로 그 손해를 부풀리는 거죠.”
-없는 피해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있는 걸 부풀리는 쪽이네요.
“그렇죠. 없는 걸 만들어내는 건 좀 어렵습니다. 화재사고나 선박침몰 사고는 완전히 조작할 때도 있습니다. 이미 금이 간 선박을 가라앉힌 뒤 보상을 신청하고 인명사고는 1명 다쳤는데 4~5명 죽었다고 부풀리는 식입니다. 열차사고가 나면 승객들이 생명보험에 들지 않았는데도 문서위조를 해서 보험료를 타냅니다. 최근에 집중공략하는 것이 인명사고 쪽입니다. 자연재해는 많이 농사를 져서 털어먹었죠. 인명재해의 맛을 조금 보기 시작했습니다.”
“현장 조사를 나와도 대책이 있다”
-국제보험업계에서 의심을 하기 시작했으니 앞으로는 농사짓기가 좀 힘들겠네요. “어려워졌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스위스, 영국, 독일, 프랑스의 유명 재보험회사들을 많이 공략했습니다. 거기에서 재미를 많이 봤죠. 그쪽에서도 거부감이 많아졌고, 그래서 창구가 좁아지게 되었죠. 근거지를 옮기기도 하면서 간신히 연명은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많이 축소되겠죠.”
-보험사기로 연간 2500만 달러를 번다는 목표는 유지하기가 힘들겠네요.
“2003년경에 우리가 김정일한테 목표액을 축소해서 보고했습니다. 두 달 가까이 비준이 안내려왔습니다. 김정일도 고민이 많겠죠. 돈 줄이 자꾸 막히고, 가장 안정적 수입원이었던 재보험을 통한 통치자금 조달도 어렵게 되었습니다”
-보험사기는 전문가들이 하지 않으면 손해를 볼 텐데…
“그들은 전문가들입니다. 수십 년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고의 대우와 혜택을 누리면서 살고 있지요. 해외에 많이 나갑니다. 런던은 철수를 했고, 지금은 보험회사 대표부가 독일 뮌헨, 프랑스 파리, 싱가포르에 있습니다.”
북한측은 영국, 독일, 스위스, 프랑스, 네덜란드의 재보험회사들을 상대하는데 한 회사만 털어먹으면 눈총을 받게 되니 여러 회사에 분산하여 재보험에 든다고 한다.
-페이퍼 워크는 완벽하게 되니까 문제가 없겠지만 재보험 회사에서 의심이 생겨 현장조사를 나오면 어떻게 처리합니까?
“재보험 회사에선 보상금액이 큰 범위 내에서만 조사팀을 파견합니다. 전문 감정평가사를 보내는데 그런 사람들에 대한 나름대로의 관리랄까, 커넥션이 굉장히 깊습니다. 북한쪽에서 잘 처리하고 있습니다”
G씨는 “재보험 회사들이 북한에 피해보상을 해주는데 그 사고내용이 날조되었다는 것, 지급되는 돈이 김정일 통치자금이나 비자금, 더 심각하게는 핵개발이나 군용으로 들어간다는 점이 문제이다”고 말했다.
-보험가입자에게는 혜택이 안 돌아갑니까?
“외화는 1 달러도 안갑니다. 재보험의 의미는 직접보험의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 위험을 다른 회사에 나누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북한이 생각하는 재보험은 나누는 의미가 아니고, 직접 보험을 볼모로 한 외화벌이지요. 직접보험은 나름대로 內貨, 즉 북한 원화에 의한 시스템이 가동하고 있습니다. 보험사기로 돈을 많이 벌면 직접보험자들에게 자전거 같은 선물을 돌릴 때는 있습니다”
-그래도 양심은 좀 있네요.
“장려물자지요. 받는 사람들도 자신들의 피해로 해서 국가가 돈을 많이 번 모양이구나 하는 정도로 짐작할 것입니다.”
국가는 보통 회사보다 더 도덕적 존재이다. 그래서 公文書는 私文書보다 신뢰가 높다. 북한 같은 폐쇄된 국가가 보험사기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公文書를 조작하고 현장조사를 방해하기 시작하면 재보험 회사가 진실을 밝히기는 어렵다. 국가가 지켜야 할 일반적 규범은커녕 범죄집단의 행태를 고스란히 보이고 있는 북한을 상대로 어떤 약속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북한과 맺은 그런 약속을 업적이라고 선전하던 金大中, 盧武鉉, 클린턴, 그리고 최근의 부시와 라이스는 웃음꺼리가 되고 있다. 李明博 대통령 당선자도 이젠 G씨와 같은 인간을 통해 북한을 느낄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김정일의 보험사기 내막
- 趙甲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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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2-20, 1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