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이 통일의 대업을 이루려면 먼저 탈북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역사드라마 “대조영”을 보면 대조영이 고구려의 유민들을 거란에서 빼내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는 장면은 무척이나 감동스럽다.
대조영에게 유민들은 천하를 얻는데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인재들이이며, 장차 대조영이 세울 나라의 백성이 될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그는 유민을 구출하기 위해 건곤일척의 사투를 벌린 것이다. 결과 대조영은 광활한 영토와 백성을 가진 해동성국 '발해'를 건국하는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적과 싸워 이기려면 적의 백성을 많이 뺏어 와야 한다”는 말은 손자병법에도 나오는 말이다. 적의 백성을 많이 뺏으면 이긴다는 손자의 전략은 독일통일의 사례에서 그 우수성이 입증되었다. 독일 통일 전까지 공산치하에서 억압받던 수백만의 동독 주민들이 자유를 찾아 서독으로 탈출 했다.
동독에 공산정권이 세워진 1949년부터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기 전까지 동독을 탈출해 서독으로 간 주민의 수는 270만명에 이르며 그 후에도 계속되는 동독주민의 탈출러시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로 이어져 통일 독일의 탄생을 가져왔다.
수백만의 동독주민이 서독으로 갈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의 탈출과 서독입국을 적극적으로 도운 서독정부의 정책 때문에 가능 한 것이었다. 탈출한 동독주민을 구원하기 위한 서독정부의 노력은 이미 세간에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같은 분단국가인 남한은 서독과는 달리 탈북자문제를 외면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만약 남한정부가 서독정부의 절반만 탈북자에 대한 관심을 가졌더라면 현재 수십만의 탈북자들이 중국과 제3국에서 신변의 위협을 받으며 유랑걸식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남한을 희망의 등대로 바라보고 사선을 넘어 온 탈북자들에 대한 남한정부의 비상식적인 무관심과 냉대는 엘리트 탈북자들의 마음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남한으로 망명한 전 노동당 비서 황장엽 선생이 친북좌파정권에 의해 10년간 거의 연금이나 다름없는 상태에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북한의 뜻있는 고위 간부들과 엘리트들은 크게 실망하여 제3국으로의 망명을 선택하고 있다.
2004년 미국으로 망명한 중앙당 작전부장 오극렬의 외아들인 오세욱은 황장엽 비서의 소식을 전해 듣고 남한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미국행을 결심하게 됐다고 국내 유력월간지가 보도한 바 있다. 또한 최근 탈북자들의 미국 행 경유지인 태국에서는 고급정보를 가진 엘리트탈북자들이 남한행이 아니라 미국행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자유북한방송’으로 전화를 걸어 온 총정치국 적공국 연락소 출신의 탈북자는 1년간 이민국 감옥에서 기다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꼭 미국에 갈 것이라며 “솔직히 남한에는 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말했다.
물론 본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하지만 북한과 대적하고 있는 남한으로서는 고급정보를 가진 탈북자들이 제3국으로 빠져나가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정보력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시대에 귀중한 정보를 가진 탈북자들이 스스로 한국행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려면 정부의 탈북자정책부터 변해야 한다.
신정부가 과거 10년의 김대중-노무현 친북좌파정권의 反탈북자 정책과 결별하고 親탈북자 정책으로 선회하지 않는다면 얼어붙은 탈북자들의 마음을 얻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남한정부가 자유를 동경해 찾아온 탈북자의 마음도 얻지 못하면서 어떻게 북한의 2300만 주민의 마음을 얻어 민족통일의 대업을 이루겠다는 것인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남한의 위정자들은 민심을 얻는 자 승리하고 민심을 잃는 자 망한다는 역사의 진리를 잊지 말고 북한의 민심을 대변하는 탈북자의 마음부터 얻어야 할 것이다. 이제 햇볕정책은 김정일 정권이 아니라 탈북자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할 것이다.
김대성 기자 lstarkim@naver.com
엘리트 탈북자들, 왜 남한행 거부할까?
- 김대성(자유북한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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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2-21, 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