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사회부에는 경찰출입기자들이 있다. 이들은 매일 경찰서에 들리는데 사건, 사고를 담당한다. 일본어로 '사츠(察)마와리'라고 불렸다. 경찰순회 기자라는 뜻이었다. 기자로 성공하려면 반드시 이 '사츠마와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경찰출입은 취재의 기본을 배우고 사회의 밑바닥을 알게 하며 범죄와 인간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신성한 職務이다.
1980년대까지 경찰출입기자들은 治安문제를 많이 다뤘다. 살인사건을 사회면 머리 기사로 쓰고 연탄가스 중독사건까지 챙겼다. 강도사건의 피해자를 반드시 만나 보고 소매치기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노선 버스를 타보기도 했었다. 사회에는 좋은 일도 많이 일어나는데 범죄를 너무 크게 다룬다는 비판이 일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사회부장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사건은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사건이다'고 항변하기도 했으나 서서히 범죄나 治安관련 기사의 비중이 줄었다.
요사이는 웬만큼 엽기적이지 않으면 살인사건을 사회면에서 다루지도 않는다. 그 대신 話題 기자가 많이 등장했고, 특히 美談 기사가 많다. 며칠 전 내가 아는 50代 회사원이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가다가 이른바 '퍽치기'를 당했다. 두 명의 젊은이로부터 머리를 얻어맞아 실신당하고 갖고 있던 지갑을 털렸다. 이 사람은 거리에 여섯 시간 쓰러져 있다가 경찰에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져 뇌수술을 받고 깨어났다.
이 사건이 계기가 되어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니 '퍽치기' 피해자들이 의외로 많았다. 특히 부녀자들이 많이 당한다고 한다. 밤중에 골목에서 범인들이 달려들어 몽둥이로 머리를 때려 실신시키고 돈을 빼앗은 다음 피해자를 내버려두고 달아나는 행위는 사실상 살인이다. 머리를 다쳐 심한 후유증을 앓는 이들, 오래 고생하다가 죽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문제는 '퍽치기'에 대한 기사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작위적인 美談 기사, 캠페인성 기사는 많은데 생활을 위협하는 범죄관련 기사는 보이지 않는다. 어느 새 사회부 기자들이 귀족이 된 것인가? 治安은 안보와 함께 국가의 존재 이유이다. 밤길 歸家가 두려운 서울을 만들어놓고 '선진일류국가'를 國政지표로 내세우는 것은 사치이다. 지금도 뇌병원에서 신음하는 퍽치기의 피해자 가족들에겐 청계천 복원도, 오페라 하우스도, 대운하 논쟁도, 공천 관련 이야기도 다 한가하게만 들릴 것이다.
일본 신문들은 지금도 치안, 범죄사건은 아주 정성들여 다룬다. '모든 뉴스 가운데 살인 사건이 가장 큰 기사이다'는 사회부 기자 정신을 읽을 수 있다. 이런 정신은 생명과 안전을 소중하게 여기는 일종의 인도주의이다. 인간의 생명은 당사자에게 지구보다 더 무겁다.
'퍽치기'로 밤길 歸家가 두려운 서울
- 趙甲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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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3-07, 1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