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코리아(대표 봉태홍), 6.25남침피해유족회(회장 백한기), 실향민중앙협의회(회장 채병률) 등 우파단체 회원에게서 인공기를 뺏고 있는 경찰들./사진제공 김남균 코나스 기자
右派단체 회원들이 집회에서 인공기를 소각(燒却)하거나 훼손(毁損)할 때면, 건장한 체격의 경찰들이 달려 나와 필사적 저지에 나섰다.
그럴 때면 논리나 분석 이전에 적화(赤化)돼가는 현실을 몸으로 깨달았다.
3월11일 오후 2시 서울 축구회관 앞에 모인 일단의 右派단체 회원들 입에서 장탄식이 흘러나왔다. 『정권이 바뀌고 도대체 달라진 게 무엇인가?』
이들은 10일 『인공기와 북한국가를 서울 南北축구에서 연주하자』는 정몽준 축구협회장 규탄 기자회견을 가진 뒤, 인공기를 찢는 퍼포먼스에 나섰다.
그러나 예의 경찰들이 달려들어 인공기를 빼앗아 버렸다. 다른 회원이 인공기를 꺼냈지만, 경찰들은 또 다시 달려들었다.
反국가단체 상징물인 인공기를 「훼손」하는 것은 현행법상 단속할 수 없다. 「소각」으로 불이 나면 경범죄를 억지 적용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인공기를 찢는 시민들을 막을 명분은 전혀 없다.
그러나 이날 경찰은 『상부의 지시』 운운하며, 右派단체 회원들에게 완력을 사용했다. 실랑이 과정에서 몇몇 회원들은 손가락이 삐었다. 「이념의 시대가 끝나버렸다」는 대통령의 의지 아래 애국자들의 가슴엔 피멍이 들었다.
『봄은 왔는데 온 것 같지 않다』는 자조 섞인 右派의 푸념은 11일 축구협회 장에서 『노무현 때보다 더 지독하다』는 울분으로 바뀌어 있었다.
같은 날 이명박 대통령은 『南은 北에 대해, 北은 南에 대해 主權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서로 존중하면서 마음의 문을 열고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의 인공기 사수 역시 『북한의 주권을 존중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헌법상 내란(內亂)집단의 주권을 존중하겠다는 대통령의 무식(無識)이 만들어 결말은 「이념의 니힐리즘(허무주의)」이다. 정체성과 정통성을 혼란에 빠뜨릴 이데올로기의 표류 상태다.
『노무현 때보다 더 답답하다』는 右派단체 회원들의 하소연에 마음이 무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