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통계가 보여주듯 중국의 대북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북한에서 친중(親中) 위성정권의 탄생 가능성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한반도 분단의 영구화를 불러올 수 있으므로 한국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끌고 있지만, 한국 사람 대부분은 해결 불가능해 보이는 새로운 지정학적인 도전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것 같다. 한국은 이제 약소국이 아니지만 아직 이웃 강대국에 도전할 만한 잠재력이 없어서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에 한국인들은 무력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한국은 현명한 정책으로 이 도전에 잘 대처하고 분단의 영구화를 극복할 수 있다.
중국이 지향하는 목표를 냉정하게 분석하면 중국은 한반도 분단의 연장, 그리고 완충지대인 북한 국가의 생존을 어느 정도로 바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의 기본 목표는 자기 나라 동북과 주변 지역에서의 안정 유지이다. 베이징(北京)이 북한에 대한 통제를 검토하는 이유는 북한 급변(急變) 사태로 인해 초래될지 모를 중국의 안정에 대한 위협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대북 진출이 얼마나 위험한지 또한 누구보다 잘 안다. 필자는 중국 전문가들과 여러 차례 직접 토론을 통해 중국측이 북한에 대한 통제와 책임을 별로 원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들은 북한 경제의 복구사업이 얼마나 비싸고 어려운지 잘 알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북한을 본격적으로 통제할 경우 초래될 외교적인 부작용에 대해서 십분 우려하고 있다.
필자가 만난 중국 전문가들은 이 경우에 중국이 한국 사회에서 적대감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중국의 등장에 대한 우려와 불안정감이 고조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또, 조만간 북한 국내에서도 중국에 반대하는 민족주의가 일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한국 사회가 중국의 간섭을 침략으로 보는 반면 중국 자체는 피하면 좋다는 방위적인 작전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의 대북 진출 가능성을 줄이는 방법이 있다. 중국은 남한 정부와 사회가 이북에서 급변 사태가 발생할 경우 북한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질 의지를 보여주면 중국해방군의 파병이나 괴뢰정권의 수립을 강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것 같다.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서울이 어렵고 비싼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하면 좋은 소식이다. 중국은 나중에 초강대국이 되면 제국주의적인 정책을 실현하려 할지 모르지만 현 단계에서는 고속 경제 성장으로 국력을 강화하는 걸 우선으로 여기니까 외교적 모험주의를 피하려고 하는 편이다.
바꾸어 말하면 한국은 분단의 영구화를 피하려면 북한의 위기 때에 결연한 행동으로 중국 간섭의 위협을 사전에 완화할 필요가 있다. 북한 체제가 흔들릴 경우 남한이 한반도 이북이 대한민국의 국토라고 주장할 뿐만 아니라 이북 지역에서 치안 유지와 경제 복구를 비롯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려 이 지역에 대해서 직·간접적인 행정을 실시하면 중국측이 간섭할 기회도 없고 필요도 없다고 볼 것이다.
동시에 남한은 북한의 민중에 접근하려는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북한 정권의 신경질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북한 민중들에게 방송이나 디지털 매체 등을 통해 남한에 대해서 될 수 있으면 많이 알려주려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급변 사태가 발생하면 북한 간부 엘리트 계층은 자신의 특권을 보호할 중국 간섭을 환영하는 반면 일반 국민들은 이남과의 통일을 갈구하는 세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가 이런 목적을 위해서 적지 않은 희생을 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유감스럽지만 남한 사회에서는 북한 동포들을 위한 희생을 할 의지도 별로 없고 북한에 대해 냉정한 판단도 아직 부족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은 북한 문제가 값싸고 쉽게 결정되기를 희망하는데 이러한 환상 때문에 운명의 순간이 오면 결연한 조치를 제대로 못하게 될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