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함북 청진서 1만 여성 집단 시위

장사 허용 나이 제한에 항의, 진압도 못해.
북한 당국이 시장에서 장사 할 수 있는 여성들의 나이를 50세 이상으로 제한한 것에 반발, 이달 초 함북 청진에서 1만여명 이상의 여성들이 장사를 할 수 있게 해달라며 집단 항의를 했다고 대북인권단체인 ´좋은벗들´이 주간 소식지를 통해 전했다.

소식지는 3월부터 북한 전역에서 시장 단속이 본격화되면서 청진시의 각 시장관리소가 3월 3일 나이 제한에 걸린 여성들을 모조리 시장에서 몰아내자며 매대(판매대)를 시장 밖으로 내놓은 게 집단항의의 기폭제가 됐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은 작년 하반기 들어 30세 이상, 40세 이상, 45세 이상으로 여성들의 장사 허용 나이를 점차 높이다 지난해 말 50세 이상으로 대폭 올려 젊은 여성들의 장사를 금지하고 단속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여성들은 '뒷돈을 찔러주거나 나이 든 여성과 동업을 하거나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를 장사에 대동하는 등 갖가지 방법으로 장사를 해 왔으나, 매대를 아예 없애 버리는 강경조치가 취해지자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소식지는 전했다.

소식지는 청진시가 매대를 없애버린지 하룻만인 4일 오후 1시 '각 시장에 여성들이 속속 모여들었다'면서 청진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수남시장에만 수천명, 다른 시장에도 적은 곳은 수백명이 모여들어 전체적으로 1만여명이 넘었다'고 소개했다.

당시 여성들은 시장관리소를 찾아가 '쌀을 달라', '너네만 먹고 살려는가. 우리도 먹을 수 있게 장사하게 해 달라. 아니면 배급을 주든지 둘 중의 하나는 해 줘야 할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는 것.

여성들의 집단항의 때문에 당시 상황이 매우 긴박했지만, 청진시 보안당국은 이를 진압하지 않았다고 좋은벗들은 말했다.

청진시 보안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것을 진압하면 정말 폭동이 일어난다. 아줌마들이 혹시 다치기라도 하면 노동자들이 일어나니까 큰일이다. 여자들이 잘못 다치면 남자들과 자식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누구 하나 차마 손댈 생각을 못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청진시 당위원회가 긴급히 소집한 전원회의에서도 시 노동국이 '3월 현재 노동자 6만여명이 굶고 있다'는 자료까지 내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지는 여성들이 집단항의 후 흩어져 가정으로 돌아간 뒤 이튿날인 5일 다시 '인산인해'로 집결하자 청진시가 시 노동국 명의로 시장을 열면서 나이제한 조치를 해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사건과 관련, 노동당은 9일까지도 아무런 지침이 없다가, 11일 나이제한에 걸린 여성들을 모두 공장이나 기업소에 배치토록 한 방침을 재확인하고 '청진시에는 중앙 지침을 반드시 관철하라는 지시'가 내려지고 있다고 소식지는 설명했다.

한편 북한의 식량 사정이 악화되면서 시장 거래 쌀값이 이달초 1㎏당 북한돈 1천400원대에서 중순 1천600원, 하순 1천800원으로 올랐고, 옥수수 가격도 지난 1월 500원대에서 이달 하순 900원대로 급등했다고 소식지는 전했다.

소식지는 또 배급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의 무단결근이 증가하고, 북.중 국경을 불법 월경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하는 등 북한의 식량난 악화로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들을 소개했다.

[홍효성 기자]gytjd9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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