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영화-드라마' 북한서 폭발적 인기

"한국산 영화·드라마, 북한 주민들의 경직된 사고를 풀어 새로운 세계를 보게 만들어.. 김정일도 이것은 막을 수 없어"
남한에서 제작된 ‘에로영화’가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인권단체인 ‘좋은 벗들’은 소식지 최신호(4월3일자)에서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박 모 씨가 얼마 전 평양에서 성인용 한국 영화를 불법 복사·유포시킨 혐의로 당국에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소식지는 박씨가 구속당시 “남쪽으로 내려간 사람 소개로 ‘안기부’(국정원 전신) 사람을 만나 한국 영화를 유포시키라는 임무를 받았다고 자백했다”면서 “남한산 성인용 CD는 1장당 50달러 정도로 고가에 거래되고 있으나 수요가 높아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전했다.

박 모 씨는 그동안 국경연선에서 한국 영화를 건네받아 평성에 사는 대학동창생에게 불법 복제를 시키고, 평양에 다니는 장사꾼들을 통해 (남한의 성인영화를) 판매해왔으며 북한 당국은 이 가운데 60여개의 CD를 회수했다고 소식지는 설명했다.

앞서 단체는 최근 소식지에서 남한의 영화드라마 CD를 즐겨본 북한의 한 여교사가 수업 중 남한 말씨를 썼다가 파면당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평소 남한의 영화·드라마 CD를 몰래 본 이 여교사는 부드럽게 말하는 남한 말씨가 듣기 좋아 수업 중 우스개로 남한 말을 사용했다가 학교 운동장에서 군중집회 투쟁을 당하고 결국 교원 자격을 박탈당했다는 것.

이처럼 남한에서 제작된 영화와 드라마 CD가 북한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통일부와 탈북자 교육기관인 하나원이 2006년 10월 탈북자 30여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영화의 경우 ‘가을동화’, ‘올인’, ‘불멸의 이순신’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배용준, 장동건, 김희선 등 한류 스타들의 인기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북한은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 사설을 통해 “인민반(북한의 최소 행정단위) 사업을 더욱 개선 강화하자”며 “이색적 사상요소, 생활풍조가 내부에 스며들지 못하게 함으로써 혁명 수뇌부의 안전과 사회주의 제도를 더욱 믿음직하게 보위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정일 정권은 또 2006년 12월부터 1월 중순까지 중국 단둥(丹東)을 거쳐 수입된 VCD플레이어 5,000여 대의 반입을 금지하는 한편 당·군(黨軍), 청년조직을 총동원해 이 같은 ‘남한풍’에 대한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탈북자 김 모 씨는 8일 서울 모처에서 가진 <프리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90년 대 후반에는 주로 남한산 비디오가 국경을 통해 유입됐으나, 북한의 ‘하나전자합영회사’가 생산한 VCD가 보급되면서 남한산 복제 CD가 범람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제는 중국산·남한산 할 것 없이 막대한 양의 영화·드라마 복제물이 연길 등 국경지역을 통해 북한에 유입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영화·드라마는 북한 주민들의 경직된 사고를 풀어 새로운 세계를 보게 만든다. 김정일도 이것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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