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NASA TV
李씨가 아시아에서 두 번째·세계에서 마흔아홉 번째 여성 우주인이 됐다는 점, 한국이 세계 서른여섯 번째 우주인 배출국이 됐다는 점, 이번을 계기로 ‘한국의 우주시대’가 열리게 됐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 같은 국내 언론들의 반응과 달리, 美 항공우주국(NASA)은 李씨를 ‘우주인’이 아닌 ‘우주비행참가자’로 표기했다는 기사가 등장하며 관심을 모았다. NASA 홈페이지는 李씨를 한국과 러시아 우주연방청의 상업계약(a commercial agreement)에 따른 우주비행참가자(spaceflight participant)로 명시했다. 함께 탑승하고 있는 볼코프는 선장(Commander), 코노넨코는 비행 엔지니어(Flight Engineer)로 표기됐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우주인(宇宙人)’은 ①우주비행을 위해 특수훈련을 받은 비행사 ②지구 이외의 천체에 존재하는 생명체를 말한다. ‘비행사(飛行士)’가 ‘일정한 자격을 지니고 면허를 받아 항공기를 조종하는 사람’인 것을 감안하면 李씨는 ‘우주인’이 아니다.
보통 ‘우주인’으로 번역되는 astronaut의 뜻은 더 포괄적이다. ‘우주비행을 위해 훈련을 받은 사람(person who is trained for travelling in a spacecraft)’이라는 뜻인 만큼 李씨도 해당된다.
현재까지 국제적으로 합의된 ‘우주인’ 규정 기준은 없다. 과학기술부의 자료에 따르면 우주인은 ▷선장 및 우주비행사 ▷임무 전문가(우주선 시스템 조작) ▷우주실험 전문가(우주에서 특정실험 실행) ▷우주관광객(또는 방문과학자) 등 네 종류로 구분되어 있다. 이 분류에 따르면 이소연 씨는 우주인 중 우주실험전문가다.
‘우주인’이든 ‘우주비행참가자’든, 한국인이 처음으로 우주를 내딛는다는 점과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최초의 한국인이 李씨라는 점은 적어도 국내 언론에서 회자될 만한 뉴스거리다. 그러나 언론에서 쏟아지는 ‘최초 우주인 배출’이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이유는,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우주선이 아닌 외국의 우주선에 돈을 내고 탑승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임무 역시 직접적인 우주비행과 관련이 없다.
‘우주관광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일각의 비판도 일리가 있다. 이번 우주인 배출사업에 투자된 돈은 모두 260억 원이다. 우리 정부가 210억 원, 주관 방송사인 SBS가 50억원을 부담했다. 260억 원 중 200억 원은 우주선 탑승과 훈련비로 러시아에 지불됐다. 10박12일간의 우주여행임을 감안하면 1박에 20억 원인 셈이다. 나머지 60억 원은 국내에서의 우주인 선발 홍보 관리비로 지출됐다.
李씨가 탑승한 ‘소유즈-TMA12’는 러시아가 1967년 최초 발사한 ‘소유즈’ 시리즈의 최신 버전 중 열두 번째로 제작된 우주선이다. 소유스 시리즈는 1983년 이후 단 한번의 사고도 내지 않을 정도로 최고의 안전성을 자랑한다. 이번 소유즈-TMA12의 발사는 소유즈 시리즈의 자그마치 1731번째 발사다.
이에 비하면 한국의 항공우주 산업의 갈 길은 아직 멀다. 특히 발사체 제작이나 유인우주기술 분야는 미개척 분야다. 가까운 일본과 중국만 봐도 1970년대 이미 자체 개발한 발사체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다. 한국은 올해 12월에야 국내 최초로 소형위성발사체를 쏘아 올릴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한편, 한국은 李씨를 통해 세계에서 우주인을 배출한 서른여섯번째 나라가 된다. 지금까지 35개국 474명이 우주를 비행했고 그 중 11개 국가가 우주실험을 수행했다. 특히 몽골, 멕시코, 시리아 등이 이미 80년대에 우주인을 배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우주인 배출은 시기적으로 많이 뒤처져 있다.
李씨의 우주비행 참가는 신선한 사건임에 틀림없지만, ‘첫 우주인 배출’이라는 표현은 한국 우주항공 분야의 현 주소를 왜곡시키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