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및 좌파 진영의 참패로 끝난 제18대 총선에서 구(舊) 열린우리당 출신 좌편향 인사들이 대거 낙선함에 따라, 제 1 야당인 민주당이 중도-우경화될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가장 눈에 띄는 거물급 낙선 인사는 손학규 대표다. 손 대표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에 출마했으나, 이 지역 재선 의원인 한나라당 박진 후보에게 패하며 낙선해 정치인생의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해 3월, 14년간 몸담은 한나라당을 탈당하며 ‘군정-개발독재의 잔당’이라고 비아냥대던 손 대표는 대선 직전 북한의 대남협박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여권이 지지세 결집을 위한 의도된 신(新) 북풍정국을 조성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며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이명박 정부에게 돌렸다.
국가보안법 폐지론자인 손학규 대표는 중앙일보와 강원택 숭실대 교수가 지난해 5월 대선주자 11명을 상대로 실시한 정책-이념 조사 결과 대북-안보 분야에서 0점에 가까운 1.3점을 기록,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0점) 및 노회찬 의원(0.7점)과도 유사한 극좌 성향을 드러냈었다.
‘김일성 찬양’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김원웅 의원의 낙선도 눈길을 끈다. 대전 대덕 지역구 현역 의원인 김 의원은 충남 전역을 강타한 자유선진당 바람을 극복하지 못하고 선진당 김창수 후보에게 패했다.
김 의원은 2006년 7월 “만약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한국이 분단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한국이 분단되지 않았다면 굳이 개성공단을 조성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며 한반도 분단의 책임을 미국에게 돌렸다.
또 같은 해 2월에는 “우리 민족이 분단을 극복할 자주적 역량이 모자란 것을 우리 스스로가 반성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6자회담이 교착상대이고, 한반도 정세가 아직도 불안정한 상황에서 그런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추진해서 이를 돌파해 나가야할 시점”이라고 언급하는 등 총 3차례나 ‘연방제 통일’을 선동하는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6.25 남침 전범 김일성을 노골적으로 찬양해 물의를 빛기도 했다. 그는 2005년 4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에 투고한 칼럼에서 “분단 60년의 아픔, 냉전체제의 무자비함 속에서 철저하게 죽었던 그 이름 ‘독립운동가 김일성’의 이름으로 돌풍을 예고하며 우리 곁에 와 있다”고 밝혀 ‘김일성 찬양’ 논란을 빚었다.
역시 반미-좌파 성향으로 유명한 장영달 의원도 낙선했다. 그는 통합민주당의 텃밭인 전북 완산갑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무영 전 경찰청장에게 패하며 5선 고지 등극에 실패했다.
장영달 의원은 한총련 등 이적단체들이 2005년 9월 주도한 맥아더 동상 철거 폭동 당시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것은 순수성과 민족적 성숙성 부분에 대한 깊은 평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마음으로부터 충분한 이해가 가지만…”이라며 이적단체들의 폭력시위를 격려하는 발언을 했다.
또 그는 지난해 3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FTA 말고는 다 바꾼다고 하는데, 그러면 남북전쟁까지 일어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고, 일심회 간첩단 사건이 불거졌던 2006년 11월에는 “아직도 과거에 젖었던 세력들이 수사기관에 남아있구나 하고 느꼈다”며 “그런 세력들을 두고는 민주주의 불가능하다”고 주장, 간첩으로 지목된 용의자들을 두둔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북한 핵실험 직후 개성공단을 방문해 ‘춤판’을 벌여 논란을 일으켰던 김근태 의원도 낙선했다. 민청학련 출신인 김 의원은 지난 2005년 6월 이적단체 ‘범청학련’ 남측본부 의장인 윤기진씨 부부에게 “우리가 가야할 길은 많이 남아 있다. 언제나 여러분과 마음을 함께 하겠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김 의원은 2006년 1월 간첩전력자 김남식의 장례식장에서 “젊을 때 열정을 갖고 있더라도 나이가 들면 시들어 지는데 한결같은 민족에 대한 사랑을 갖고 있던 분이다. 한번도 원칙을 포기한 적 없는 활동가며 지식인이었다”며 김남식의 간첩행위 전력을 두둔하는 듯한 미묘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들 뿐 아니라 이인영, 오영식, 임종석, 정청래, 우상호, 정봉주 의원 등 전대협 출신 의원들도 대거 낙선했다. 이들 중 대다수는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연합사 해체, 사학법 개정 등 이념적 사안에 대해 선명한 좌파 노선을 드러냈고, 열린우리당의 친북반미 노선을 전면에서 주도하기도 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중도 노선에 가까웠던 문희상, 김진표, 강성종, 정장선, 홍재형, 이시종 의원 등은 무리 없이 당선됐다. 따라서 민주당이 이번 총선을 ‘좌파적 노선’에 대한 심판으로 여길 경우, 중도파 인사들이 차기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의 실권을 장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정치권 인사는 “민주당이 중도노선으로 선회할 경우, 친노-극좌세력을 위시한 열성 지지자들은 당의 노선에 불만을 품고 대거 탈당해 좌파 신당을 차릴 가능성도 있다”며 정계개편의 불씨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좌파인사들의 무더기 낙선이 민주당의 노선 수정에 이은 대규모 정계개편으로 확산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프리존뉴스 김주년 기자 (jhs@freezon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