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권개선의 확증없는 상태 對北지원 안돼"

"한국교회, 인권문제의 국제적 전문기관들과의 긴밀한 연대와 수립해야"
지난 2일 조선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성인 1022명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무조건 대북지원은 곤란하다는 의견이 82%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4-5일간 C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를 통해 전국 19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조사한 결과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 64.5%에 해당하는 국민이 “인권문제는 인류 보편적 가치인 만큼 국제사회와 공조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줬다(이상 ‘미래한국’ 2008. 3.15 기사에서 인용). 대북지원문제와 북한 인권문제에 관한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 앞에서 우리는 그 두 문제에 관한 한국교회의 입장을 재점검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북한으로 강제송환 당한 탈북자들이 하나같이 무자비한 고문과 구타와 공개처형 또는 생매장으로 죽어가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히 알려진 일이지만, 중국으로 탈출했다가 강제송환 되어 온갖 고문과 함께 성폭행을 당하고 다시 탈북한 한 여성이 지난 7일 RFA(라디오 자유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증언한 바에 따르면 탈북했다가 중국공안에 의해 강제로 송환되어온 여성들은 예외 없이 성폭행에 시달리고 있다(이상 ‘미래한국’ 2008. 3.15 기사에서 발췌인용).

먹고 살기 위해 중국으로 팔려간 북한여성들이 짐승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성 노리개 감으로 전전하다 죽어가는 비참한 현실도 이미 귀에 익숙한 얘기다. 이런 치욕적이고 비극적인 사건들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김정일 정권의 폭정과 실정 아닌가?

그런데 그냥 두면 벌써 망했을 정권이 아직도 저렇게 버티도록 도와준 장본인들이 누군가? 그리고 그 가운데 교회도 한 몫을 하지 않았는가? 김정일 정권을 살려주고 있는 한국교회를 향한 대부분의 북한 동포들과 탈북자들의 절규하는 원망의 소리에 한국교회는 언제까지나 귀를 막고 지내려 하는가?

그동안 한국교회는 여러 가지 형태의 많은 대북지원을 해왔다. 그러나 그것을 통해 거둔 선교적 성과는 전무하다 해도 틀리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북한정권은 한국교회로부터 지원을 받으면 받을수록 기독교 탄압과 말살을 한층 더 강화해왔다.

질병과 아사로부터 일부 주민들을 구해준 인도주의적 성과는 어느 정도 있었다고 해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북한주민의 삶의 환경의 급속한 악화를 막는 효과는 미미할 뿐이다. 인권개선이란 아예 없다고 말해야 한다.

인권문제는 거론조차 못하며 달라는 대로 열심히 주기만 해왔다. 인권문제를 제기하면 북한에 적대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북한정권의 위압적 자세를 두려워하는 지난 10년 정권들의 행태에 동조해온 것이다.

그 결과는 인권상황의 악화일 뿐이었음이 명백해졌다. 마치 전쟁 안 일으켜준 데 대해 북한정권에 감사하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우리가 전쟁의 위협을 피한 것에 안도하고 있는 동안 북한의 동포들은 전쟁보다 더 무서운 재앙에 수백만 명이 희생되어갔음을 애써 외면해온 것이다. 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일인가?

한국교회는 이 반민족적 죄를 어떻게 씻을 것인가? 머지않은 훗날 역사의 준엄한 심판 앞에서 한국교회는 무슨 변명을 내놓겠는가? 이제는 북한에서의 인권개선을 요구하지 않으며 인권개선의 확증이 없는 상태에서의 대북지원은 하지 말아야 한다.

아동결핵이나 영양실조나 아사위기 같이 생명의 위협과 직결되는 상황타개를 위한 긴급지원은 언제든 해야 하고 아낌없이 해야 한다. 물론 그런 지원도 정확하게 그 지원목적대로 사용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원칙에서 떠난 모든 지원행위는 북한에서의 인권상황을 계속 악화시킬 뿐이라는 명백한 사실을 바로 인식해야 한다.

그동안 대북지원이 결국은 우리에게 미사일이 되어 날아오고 핵이 되어 되돌아올 것이라는 경고가 넘쳐났으며, 한국교회의 대북지원이 김정일 정권을 연장시켜줌으로써 더 많은 아사자와 인권유린의 희생자를 만들어내어 북한주민들의 절망이 그 끝을 볼 수 없게 한다는 수많은 탈북자들의 피맺힌 절규와 증언이 있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로 가고 어디에 쓰이든 관심 없이 그저 갖다 주는 것 그 자체에서 희열과 보람을 느끼려는 무책임한 자세는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교회는 먼저 그동안 해온 ‘묻지 마 지원’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며 무엇이 진정 북한을 돕는 길인지를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

분명히 밝히지만 한국교회의 대북지원은 계속되어야 한다. 아니 더욱 증강되고 확산되어야 한다. 이제는 모든 교회가 ‘북한돕기기금’ 마련에 발 벗고 나서야 하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이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북한이 인권개선의 의지를 보이고 실천할 때마다 이에 상응하는 지원을 하기 위한 기금을 미리미리 준비하자는 것이다. 거교회적이고 초교파적인 북한재건운동을 펼치자는 것이다.

모든 교회에서 왜 북한을 도와야 하는지를 이해하게 하는 교육과 설득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져야 한다. 북한 동포와의 나눔의 당위성이 온 교인에게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게 해야 한다. 북한동포돕기를 위한 저금통을 모든 교인의 가정에 보급하는 일은 자녀들에게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고 북한동포돕기를 우리의 자연적인 의무로 여기게 만드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각 교인의 가정에서 ‘북한동포 살리기 통장’을 하나씩 개설하여 북한기금을 적립해가는 일은 더 좋을 것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 모든 교회가 매년 예산의 일정 부분(1%)을 북한기금으로 할당 지속적으로 기금을 축적해갈 것을 한국교회 전체 결의·선언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 물론 이 기금을 철저히 인권개선과 연계해서 사용한다는 원칙을 확고히 지켜가야 한다.

그래서 북한정권으로 하여금 한국교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기 위해서라도 인권개선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그들로 하여금 북한의 안정과 발전에 인권개선이 최선책이고 유일한 대안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갖게 해야 한다. 북한으로 하여금 인류보편의 가치를 깨닫게 하고 국제적 기준의 인권의식을 갖게 하며, 당당하게 세계시민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국교회는 사명으로 여겨야 한다. 그 사명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대북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대북지원은 한국교회의 피할 수 없는 사명이다. 그러나 그 대북지원은 철저히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실질적으로 살리는 대북지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 땅에서 인권유린과 탄압을 중단하지 않으면 안 되게 북한정권을 압박하는 수단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우리의 대북지원의 대원칙이 되어야 한다. 이런 대원칙을 엄중히 지키는 한에서 대북지원은 계속되어야 한다. 또 단계적으로 더 강화되어야 한다.

지원을 넘어서서 함께 나눔이 되도록 해야 한다. 남북간의 나눔이 체질화되게 해야 한다. 그것을 당연한 동족간의 의무로 받아들을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교인들에게 되어 있게 해야 한다. 그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기에 교회는 앞장서서 이러한 의식화교육에 힘써야 한다. 북한정권으로 하여금 한국교회가 진정으로 북한을 돕기를 원하고 있으며 도울 준비가 되어있음을 확신시켜야 한다.

북한이 꾸준히 인권을 개선하며 온 주민을 살리려는 피나는 노력만 하면 한국교회는 이에 끝까지 동참할 것이라고 믿게 해야 한다. 그래서 북한당국으로 하여금 무력에 의한 적화통일의 야욕과 환상을 깨끗이 버리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자유민주주의의 길을 선택해 나아오게 해야 한다.

그 때에는 국제사회로부터도 충분한 지원을 받아 북한이 회생할 수 있다는 희망과 그것만이 살 길이라는 확신을 갖도록 설득하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이것을 거부하면 북한에게는 결코 희망이 없음을 분명히 깨닫게 해야 한다. 이러한 원칙을 지키지 않는 지원은 크면 클수록 더 큰 재앙을 우리 모두에게 불러올 것이다.

이 일을 위해서 한국교회는 북한문제나 인권문제의 국제적 전문기관들과의 긴밀한 연대와 협조관계를 수립해야 한다.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정밀한 정보를 교환하고 홍보하며 감시하고 인권상황의 개선을 압박하기 위한 국제적 공조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 일을 위해 초교파적 협의기구를 조직하여 전담시키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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