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장판사가 무죄를 선고한 인물은 2007년 4월19일 국보법·군사기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지난 1월10일 징역 10년에 자격정지 10년, 압수물품 몰수 등의 중형을 구형 받았던 대표적 국보법 폐지론자인 이시우(본명 이승구) 통일뉴스 기자. 재판부는 지난 1월31일 서울형사지법 417호 법정에서 열린 제27형사부의 이시우 선고공판에서 이씨에 대한 국보법상 ‘기밀탐지·수집·누설’, ‘찬양·고무·선전·동조 및 이적표현물 제작·소지·반포’, ‘회합통신’ 외에 ‘해군기지법위반·군사시설보호법위반·군용항공기지법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판시했다. 당시 한 부장판사는 국보법 1조2항을 들어 “국보법을 적용함에 있어서는 그 구성요건을 엄격히 제한 해석해야 한다”면서 국보법 4조(목적수행 등)1항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공지의 사실, 물건 또는 지식에 속하지 아니한 것(非公知性)이어야 하고 또 그 내용이 누설되는 경우 국가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기밀로 보호할 실질적 가치를 갖춘 것(要秘匿性)이어야 한다.” ▲재판부는 이처럼 국보법의 엄격한(?) 적용기준을 제시한 뒤, 이씨가 재일친북 조직인 한통련과 총련 관계자와 접촉한 것에 대해 “피고인과 강춘근(한통련 부위원장) 등과의 만남은 의례적·사교적 차원을 넘어서서 어떤 목적 수행을 위한 일련의 활동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고는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국보법에 저촉되지 않는 ‘합법적인 활동과정’에서 북한 등 반국가단체 구성원과 모임·연락을 했다면 국보법상 통신·회합죄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씨가 공군 제19전투비행단과 제15혼성비행단 등 군 관련 시설을 촬영한데 대해서는 “현재 미국의 인터넷 업체인 구글에서 일반인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구글어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피고인이 촬영한 정도의 해상도를 갖춘 각 비행장 사진을 쉽게 취득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 비행장 사진들은 비(非)공지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이씨가 북한의 원전(原典) 등 이적표현물을 소지했던 것에 대해서는 “북한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할 목적이 있었고 그러한 목적으로 위 출판물들을 취득, 소지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씨가 사진가로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고 통일뉴스 전문기자로서 연구·집필 활동을 하고 있는 점, 공공기관과 도서관에서 같은 책자의 열람·대출·등사를 허용하고 있는 점” 등을 제시, ‘집필목적’으로 해당 표현물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이씨의 주장을 옹호했다. ▲이씨가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보니파스와 만리포 한미합동군사훈련 등의 사진을 찍은데 대해서도 재판부는 “통일뉴스 기자의 자격으로 캠프 보니파스를 방문했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통일뉴스 전문기자의 자격으로...”라고 명시, 검찰 측의 ‘이씨가 작가가 기자를 사칭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이 같은 재판부의 판결에 이씨는 “나의 무죄판결이 작으나마 국보법 폐지에 힘이 됐으면 한다. 이것만 가지고는 일심회 등 국보법으로 인해 관성화 된 체계를 극복하기는 험난할 것이다. 판결과 관계없이 국보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는 방법을 모색해 나가는 일을 하겠다고 다짐한다”면서 향후 국보법 폐지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자신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좌파단체인 국보법폐지국민연대가 지난 2월27일 인권위에서 개최한 ‘참여정부 보안법 적용실태 보고, 보안법 폐지운동 현황과 과제’ 토론회에서 보안법 조항을 일부러 위반하며 그 허구성을 폭로하는 운동을 펼칠 것을 주장했다. 이씨는 당시 토론회에서 “국보법과 관련, 수세국면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우리가 보안법을 버거워하는 만큼 상대도 버거워하고 있다”며 “보안법 폐지와 관련, 유리한 지형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이어 “그동안 보안법 투쟁은 ‘당하는 싸움’으로 정착되어 왔지만, 우리가 주도해서 압박·공격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국보법은 북을 적으로 하고 있지만, 정작 두들겨 잡아야할 적은 잡지 못하고 보호해야 할 국민을 잡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보법 투쟁의 한 사례로 ‘이적표현물 소지운동’을 제시했다. 1만 명 이상이 국정원·중앙도서관 등에서 북한 관련 자료를 대출받고 복사, 이적표현물을 가지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오히려 국보법상 ‘이적표현물’ 처벌 존립근거가 무너졌음을 보여야 한다는 것. 그는 또 ‘찬양고무’(7조)에 대해서도 “저에게 찬양고무를 적용한 근거는 이른바 모자이크 이론”이라며 “이 논리를 역대대통령, 보수우익 인사 어록에 적용해 주체·자주·자력갱생 등 표현을 쓴 박정희 등을 고발하는 운동을 하자”고 주장했다. 이적단체 구성에 대해서도 “일심회 조작사건에서 조직은 3인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조선노동당 서울지부를 2명이 결성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보법을 약 올리면서 가지고 노는 운동을 펼쳐 자신감을 얻고 새로운 데이터로 축적하는 운동을 제안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향군은 지난 1월21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을 방문, 다시는 이승구(본명 이시우)와 같은 “제2, 제3의 간첩행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벌백계 차원에서 (그를) 엄단해 주기를 간청한다”면서 임직원 70여명의 연대 서명을 받은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한편, 국보법사수국민대회와 관련해 우파인사들에 대해 ‘징역2년’을 구형한 사법당국의 이번 판단은 국보법폐지론자에 대한 ‘무죄판결’과 맞물려 한 차례 회오리가 예상된다.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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