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무임乘車者, 정몽준과 남경필의 몽상

親朴세력 입당에 미온적, '야당과 화합' 강조하는 속셈은?
정몽준과 남경필, 야당과의 화합을 주장하다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14일 “국민통합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야당 인사를 내각 등 정부의 중요한 요직에 많이 중용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역 야당 인사는 어렵겠지만 야당 원로들은 정부에 중용해야 한다. 대통령이 한나라당만 챙기면 한나라당에도 약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당 밖 '친박(親朴)' 인사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선 '국민들이 (친박 당선자들에게) 일부 지지를 표시한 것 아니냐“면서도 ”당내 상처도 있고 하니까, 양쪽이 대화를 해야 하고, 시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보다 하루 전인 13일에는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국정 동반자는 친박연대가 아니라 통합민주당”이라면서 “당 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당선자들의 입당 여부 논란’은 이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이 빠른 시일 내에 제1야당 대표와 만나 '대통령의 국정 파트너는 야당’임을 천명하길 바란다”면서 '집권여당의 국정 동반자는 야당이라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고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정몽준 의원이나 남경필 의원의 말 모두 ‘공자님 말씀’이다. 국민통합을 위해 야당 인사를 중용하는 것도, “대통령의 국정 파트너는 야당“이라는 것도 참 아름다운 얘기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얘기’를 듣는 순간 가슴에서 열불이 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우파부터 제대로 중용하라

그것은 두 사람의 얘기 속에 우리 정치의 이념전선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10년 만에 좌파로부터 정권을 되찾아 대한민국을 대한민국답게 재건해야할 때다. 정권은 되찾았지만, 시민사회, 방송, 신문, 포털, 지식인 사회 할 것 없이 우리 사회 곳곳에는 지난 10년간 득세했던 좌파세력들이 그대로 또아리를 틀고 있다. 아니 정부, 국-공영기업체, 정부산하기관에도 좌파 세력들은 득실득실하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지금 정부는 머리만 바뀌었을 뿐이지, 손발은 그대로 좌파정권 시절의 수족 그대로라고 보아야 한다. 검찰이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과 최인식 사무총장에게 3년 전 국가보안법수호국민대회 건으로 징역2년을 구형한 것은 이런 현실을 잘 보여준다.

그뿐이 아니다. 우파 시민단체와 인터넷 매체들은 대선 승리 이후 외부의 지원이 끊기거나 크게 줄어들면서 고사(枯死)위기에 처해 있다. 이번 총선에 도전했던 우파 인사들은 돈 있고, 빽 있고, 가방 끈 긴 자들에게 밀려 죄다 낙마했다. 좌파 정권 10년 동안 거리에서 싸워온 애국우파들은 우파 정권 아래서 더 추워지고 배고프고 소외받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판에 야당원로들을 중용하라고?

앞뒤가 바뀌고, 본말이 뒤집혀도 유분수다. 야당원로들을 중용하느니 차라리 이동복 선생이니 민병돈 장군, 이상우 전 한림대 총장 같은 우파의 원로들부터 예우하고 중용하는 것이 순서다.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삼으라고? 좌파정권 10년을 견뎌내면서, 4년 전 탄핵역풍의 위기 속에서 당을 건져냈고, 이후 재-보궐 선거마다 승리함으로써 작년 대선 승리의 토대를 닦았던 박근혜 전 대표와 그 지지세력을 나몰라라 하면서 야당은 ‘국정의 동반자’로 삼으라?

불과 며칠 전까지 한 식구였던 박근혜 세력을 ‘동반자’로 삼지 못하는 자들이 김대중-노무현 정권에 부역했던 민주당을 ‘동반자’로 삼겠다? 그런 발상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남경필에게는 박근혜 세력보다 김대중-노무현을 위해 복무했던 민주당이 더 가깝게 느껴진단 말인가?

자유의 무임승차자들

두 사람의 발언에서는 묘한 공통점이 발견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친박세력과의 화합에는 미온적 내지 부정적이면서 소리 높여 야당과의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지 않는가?

6선 의원으로 당권을 넘어 대선을 꿈꾸는 정몽준, 젊은 나이에 4선을 기록하면서 벌써 ‘중진’의 대열에 오른 남경필 - 그들로서는 당내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친박세력이 당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반갑지 않지만, '야당과의 화합'을 소리 높여 외침으로써 자신의 이미지는 제고하고 싶다는 것이겠다.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또 있다. 돈 많이 가진 아버지를 둔 덕분에 호의호식하면서 편하게 자랐고, 편하게 국회의원 돼서, 편하게 국회의원 노릇하면서, 감히 더 큰 꿈을 꾸고 있는 자들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대한민국을 위해 눈물을 흘려 본 일이 없고,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며 잠 못 이뤄 본 적이 없는 자들이다. 좌파 정권 시절 서울시청앞 광장이나 서울역 광장에 태극기 들고 나서 본 적이 없는 자들이다. 아니 정몽준은 한때나마 노무현과 손을 잡고 좌파정권 탄생에 일조한 자이고, 남경필은 좌파가 한창 위세를 떨칠 때에 한나라당 내에서 그들과 흡사한 목소리를 냈던 자다.

정몽준과 남경필, 그들은 대한민국으로부터 그 누구보다도 많은 혜택을 받았으면서도, 이 나라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지도, 투자하지도 않은 자들이다. 그들은 ‘자유의 무임(無賃)승차자’들이다. 그들을 경멸한다. [강철군화 프리존 논설가: http://www.freez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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