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악의 식량난 상황인가?

對北지원단체·유엔산하 식량지원단체에선 "최악상황", 탈북자들이나 北주민들은 "아직은 위기 아니다"
“쌀 가격이 올라 먹고 살기 힘들다”vs “쌀 가격이 올라도 별 문제 없다. 쌀 1kg에 2700원 할 때도 굶어 죽은 사람 없었다.”

요즘 북한이 최악의 식량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주장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에서는 15일 평화재단이 북한 식량난으로 인한 ‘대량 아사 가능성’을 제기했고, 16일에는 WFP가 북한이 홍수피해로 인한 곡물감소로 잠재적인 식량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대북지원 단체 좋은벗들의 이승용 국장은 “현재 북한 전역에서는 식량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며 “국가가 보유한 식량은 물론, 개인들이 자체 보유한 식량도 거의 바닥이 난 상태다. 등급을 나눠 배급하는 북한의 배급 체계에서 평양 주민들은 늘 1등급으로 우선 공급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평양조차 배급이 중단됐다”면서 아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WFP 아시아지역 국장인 토니 밴버리도 이날 '북한의 식량안보 상황이 분명히 좋지 않으며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면서 심각한 식량난을 피하기 위한 해외의 지원이 시급히 요구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름 전 중국에서 북한의 언니를 만났다는 평양출신의 탈북자 한영애씨는 “평양과 평성, 순천 등 평양 주변의 도시들에서 배급이 중단되어, 하층주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졌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탈북 전 평양의 시장에서 장사를 했던 한영애씨는 “보름 전 언니를 만날 때만 해도 쌀 1kg에 1800원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지금은 2300원까지 올랐다”며, “쌀 가격이 오르면 잘 사는 사람들은 괜찮지만, 하루하루 벌어 먹고사는 주민들은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의 탈북자도 며칠 전 북한의 가족과 전화통화를 했는데, 쌀 가격이 올라 사람들이 먹고 살기 힘들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에 대한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함경북도 샛별군 출신의 탈북자 이성희씨는 “쌀 값이 오르면 다른 물건 값도 함께 오르기 때문에 장사하는 사람들은 괜찮다. 쌀 값이 오르면 농장원들이나 쌀을 많이 비축했던 사람들은 이득을 보기 위해 시장에 내다 판다. 2003년에도 쌀값이 1kg에 2700원까지 올랐지만 굶어 죽는 사람은 없었다.”고 식량위기설을 반박했다.

2007년에 탈북한 함경남도 함흥 출신의 탈북자 김영학씨는 “황해도의 쌀 값이 다른 곳에 비해 높은 것은 다른 지방에서 쌀을 많이 사가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소에서도 개인들의 돈을 모아 황해도에 가서 차 들이로 쌀을 사왔다. 유통만 잘 되면 어떻게든 먹고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가전제품 장사를 하는 북한주민은 자유북한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식량위기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고난의 행군 때는 돈 없는 사람들이 가전제품부터 시작해 집기를 내다 팔았다. 그런데 아직 먹을 게 없어서 가전제품을 파는 사람은 없다.”며 대량아사설을 부인했다.

양강도 혜산시의 북한주민은 “쌀 가격이 올라도 이젠 사람들은 꿈만하다.(개의치 않는다) 꽃제비들도 이제는 공짜로 얻어먹지 않는다. 시장이나 식당에서 일을 해주거나 심부름을 해주고 돈을 받아 먹고 싶은 음식을 사먹는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전문가들도 북한의 대량아사설을 반박하고 있다.

정광민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통계청 등의 자료를 근거로 “2007년도는 비교적 작황이 좋았던 2005, 2006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하기는 했지만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 1995년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아니다”며 “대량 아사 사태가 없었던 2001년도보다 오히려 2007년의 생산량이 좋다”고 ‘대량 아사설’을 반박했다.

정 연구위원은 “식량 생산량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식량 무역량인데 올해 1~2월 대중(對中) 식량 수입이 대폭 증가했다”며 “식량 생산량만으로 대량 아사를 주장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발언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도 “90년대 대량 아사 사태 때는 배급 외에 대체 시스템이 없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90년대만큼 심각한 상황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대성 기자 lstar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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