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상징 '수령님' 종이테이프로 가린 뒤 배포예정
북한은 5일 주간지인 ‘통일신보’를 통해 “지난 4월29일 개성공업지구에서 장혜명 6.15민족문학인북측협회 부회장을 비롯한 북측관계자들이 정도상 6.15민족문학인남측협회 집행위원장에게 남측에 보급할 ‘통일문학’ 창간호를 넘겨준데 이어 제2호 발행과 관련한 문제들을 협의했다”고 통일문학의 남한 반입 사실을 보도했다. 통일신보는 구체적으로 “잡지 ‘통일문학’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정당성과 생활력을 보여주는 고귀한 결실로서 앞으로 ‘우리민족끼리’의 기치를 변함없이 높이 추켜들고 7천만 겨레의 통일운동을 선도하는데서 중요한 사명과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연합뉴스도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6.15민족문학인협회 남측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남북한 문인들이 공동으로 집필·발행한 첫 문학잡지인 ‘통일문학’ 1천400부를 통일부의 승인을 얻어 지난달 29일 개성을 통해 남한으로 반입했다”고 말했다. 애초 통일부가 문제 삼은 부분은 북한 소설가 장기성의 단편소설 ‘우리 선생님’ 중 “위대한 수령님에 대한 불타는 충실성에로 부를 것”이란 표현을 비롯, 북한 시인 김순석의 시 ‘벽동계선장’ 중 “어버이수령님에 대한 생각, 당이 준 제 나라 제도의 생각”이란 표현, 창간사에 있는 “지금까지 북에서 발간되어온 ‘통일문학’을 6·15시대에 맞게 확대·발전시킨 북과 남, 해외 문인들의 공동잡지”라는 구절 등이다. 이와 관련, 통일부 관계자는 5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초 통일문학의 반입을 승인했다”며 “잡지에 나오는 표현 중 수령님 등 남한으로 반입하기에는 현행법상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협회 측이 이 문제를 고치겠다고 밝혀 승인이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남측 민족문학인협회는 반입된 ‘통일문학’ 중 문제의 문구를 종이테이프로 가린 뒤 문학단체 회원 등에게 배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가 삭제를 주문했던 문구는 북한 문인의 소설과 시에 한 차례씩 등장하는 ‘수령님’이라는 호칭과 1989년 3월 고은·백낙청·신경림씨 등으로 구성된 남측 대표단이 남북작가회담을 위해 판문점으로 가다가 당국에 연행됐던 사건을 비난한 수필의 문구 등 3곳이다. 앞서 일본 내 대남 공작 조직인 조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산하 조선신보는 최근 평양발 기사를 통해 “‘통일문학’의 보급문제는 올해 2월 출범한 남조선 새 정권의 10·4선언 이행의지를 판단하는 시금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문은 “남측 언론보도에 의하면 통일부는 잡지에 실린 북측 작품들에 ‘남측 정서에 어긋나는 표현’이 있다며 그 부분이 삭제되지 않는 한 반입을 허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고 한다”면서 “예컨대 통일부는 북측 소설과 시에 한차례씩 등장하는 ‘수령님’이라는 호칭 등을 문제로 삼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고 남측 통일부의 반입불허 사정을 전했다. 신문은 남북의 최고지도자가 합의한 10.4선언에는 “북과 남이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빛 내이기 위해 역사, 언어, 교육, 과학기술, 문화예술, 체육 등 사회문화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켜나가기로 하였다”고 명기되어있다면서 “‘통일문학’의 창간을 준비한 문학인들은 10.4선언의 이행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수행한 셈”이라고 치켜 올렸다. 신문은 이어 “북측 문학인들은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의 기대 속에 태어난 ‘통일문학’의 보급문제를 올해 2월 출범한 남조선 새 정권의 10.4선언 이행의지를 판단하는 시금석으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북측 제도의 특성을 말해주는 어휘나 구절을 자기들의 척도에 맞추어 문제시하는 것은 10.4선언의 핵심내용의 하나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북측 문학인들은 잡지를 둘러싼 논란을 북남의 대립이 아니라 통일세력과 반통일 세력의 대결구도로 풀이한다”면서 “민족공동의 문학지가 남측에 반입되는 것을 차단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북에 대한 반대라고 하기보다 통일 그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고 말해야 옳다’는 것이 북측 문학인들의 견해”라고 덧붙였다. ‘통일문학’ 창간호에는 남측 소설로 이청준의 ‘눈길’, 시로는 고은의 ‘하산’ 등이, 북측 소설로는 장기성의 ‘우리 선생님’, 시로는 박철의 ‘통일 옥동자’ 등이 게재되어 있다. 한편, ‘통일문학’ 제작비는 당초 6.15민족문학인협회가 통일부로부터 2천만 원을 지원 받아 북한에 전달키로 했으나 이명박 대통령 취임 당시 통일부 폐지논란에 휩쓸려 지원이 무산됐었다.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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