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노예의 행복을 뿌리치고 가난한 자유를 선택한 탈북시인 장진성 씨가 지난 15일 한국에서 첫 시집을 출간했습니다. 시집의 제목은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배고픔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굶어 죽어가는 북한주민들의 생존을 위한 갈망을, 그리고 그 속에서 가슴 아프게 전해오는 가족애를 전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입니다> 오늘은 탈북시인 장진성 씨의 첫 시집,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를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장진성: 나는 내가 시집을 쓰고도 내가 쓴 시집이 이렇게 책으로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북한에서는 검열체계가 굉장히 엄격하거든요. 자기가 쓴 글을 한 글자도 수정하지 않고 그냥 그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고 이렇게 고스란히 책으로 낼 수 있다는 이것이 굉장히 충격이 컸던 것 같습니다.
기자: 탈북시인 장진성 씨는 자신의 이름이 나온, 그것도 당국의 검열이라는 절차도 없이 자신의 글 그대로가 실린 자신의 첫 시집이 새삼스럽기만 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유명 작가 정호승 시인에게는 작가의 고통을 느낄 수 있는 무거운 마음으로 읽은 시집이었습니다.
정호승: 정말 이렇게 눈물 나고 슬픈 시집이 어디 있느냐. 사실은 이 시집을 끝까지 읽기가 정말 독자로서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부분이 있었고요.
기자: 두만강을 건너면서도 품에 안을 수밖에 없었다는 북한 인민들의 처참함을 기록한 단어들.
장진성: 북한에서 메모했던 시들을 두만강을 넘어서 남한으로 가면 고발해야 겠다 이런 마음을 품고 북한에서 나올 때 시집을 품고 나왔습니다. 암호 비슷하게 한 글자씩, 몇 글자씩 이렇게 메모했던 것을 품고 오게 됐습니다.
기자: 그 기록들은 굶어 죽어간 삼백만 북한 동포들의 고통을 알리는 시집으로 다시 태어났고 한국의 정호승 시인은 인간 생존의 문제를 고발한 한 편의 서사시였다고 말했습니다.
정호승: 이 시집의 전체를 검토하는 것은 밥과 생존의 문제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밥을 먹어야 되는데, 기본적인 밥의 문제 때문에 밥을 못 먹어서 생존에 어떤 위태로움과 위기감을 겪으면서 거기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시적 소재나 시적 주제가 된다는 사실이 너무나 비참하고 참담하게 느껴졌습니다.
기자: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이 시는 이미 2006년 7월에 공개됐습니다. 탈북자 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수기를 남한의 한 대학생이 동영상으로 만들어 올리면서 150만 명의 사람들에 의해 읽혀지고 공감의 댓글을 받아냈습니다.
장진성: 그 UCC 동영상 하루 조회 수만 해도 어떤 날에는 20만 정도가 들어왔었거든요. 하나같이 그 내용들을 보면 북한 주민들을 동정하고 그러한 세상을 만든 독재정권에 대해 증오하고 그러한 독재정권을 연장시켜주는 우리 정부의 대북 지원에 대해서도 질타하는 그런 댓글들의 많이 올라 왔었습니다.
기자: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한 어머니가 시장 한 복판에 자신의 딸을 돈 백 원에 판다는 팻말을 목에 건채 앉아있습니다. 그 때 시장을 배회하던 안전원이 딸의 어머니를 비난하며 딸과 어머니를 수용소에 끌고 가려 합니다. 그 때 군복을 입은 한 남자가 그 딸을 백원에 사겠다며 나섰습니다.
장진성 낭독: 그는 감사할 줄도 몰랐다.
당신 딸이 아니라
모성애를 산다며
한 군인이 백 원을 쥐어주자
그 돈 들고 어디론가 뛰어가던 그 여인은
그는 어머니였다
딸을 판 백 원으로
밀가루 빵 사들고 어둥지둥 달려와
이별하는 딸의 입술에 넣어주며
-용서해라! 통곡하던 그 여인은
기자: 탈북시인 장진성 씨가 북한의 인권상황을 증언하기 위해서 출간한 이 시집은 크게 5개 부문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장진성: 1편은 쌀밥찬가, 2편은 우리는 이렇게 죽었다, 3편은 사는 것이 아니다 살아남는 것이다, 4편은 인권에 없는 곳엔 구제미도 없었다, 5편은 탈북자, 우리는 먼저 온 미래 이렇게 5부작으로 되어 있습니다.
기자: 쌀이 없어 옥수수가 없어 풀죽이라도 먹고 싶었던 북한 인민들의 배고픔과 그 작은 배를 채우기 못해 사라져간 불쌍한 영혼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서 인정이라도 버릴 수 없었고 먹을 것과 자유를 찾아 제 땅을 떠나야 했던 역사를 담은 증언 시, 눈으로 읽기도 쉽지 않은 이 시를 가슴으로 써야 하는 시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밥이라면. 아이의 생일날, 어머니가 어렵게 어렵게 밥을 지어 생일상을 내놓았습니다.
장진성 낭독: 밥이라면
시퍼런 풀죽으로만 알던 아이
생일날 하얀 쌀밥 주었더니
싫다고 발 버둥치네
밥 달라고 내 가슴을 쥐어뜯네
기자: 옥수수를 좋아했던, 메뚜기라도 실컷 먹었으면 했던 동생이 살아있다면 따뜻한 밥 한 그릇 먹이고 싶다는 시인 장진성 씨, 그는 남한의 젊은이들에게 그리고 북한 인민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습니다.
장진성: 이 300만이라는 숫자를 딛고 넘어서서 말할 수 있는 또 다른 정의가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남한 사람들이 북한의 실상에 대해서 좀 더 아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고요. 그리고 둘째는 우리 북한 사람들도 좀 봤으면 해요. 왜냐면 북한에서는 ‘고난의 행군’이라고 하면서도 저도 넘어오기 전까지는 몰랐었는데, 300만이 굶어 죽었다는 그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고통의 나라에 살면서도 그 고통에 대해서도 다 모르는 것이죠. 북한 주민들도 이 시집을 혹시나 보시면 아마 저희들이 지금 현재 잘못 살고 있고, 그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저희들이 어떻게 일어서야 하는 것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도성민입니다.
"北의 실상, 더욱 널리 알려졌으면"
- 미국의 소리(V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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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5-06, 17: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