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한나라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당선자들 활발한 의견 개진
문제 피하는 지도부↔제기하는 당선자


22일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18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한나라당 당선자들은 예상외로 활기한 의견을 전개하면서, 처음부터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워크숍에 참석하지 않았고, 친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대부분 참석했지만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워크숍에서 당선자들은 첫날부터 이슈가 되는 점들에 대해서는 의견을 개진하는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친박계 당선자들의 한나라당 복당, 청와대 정무라인 강화, 그리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체성 문제 등에 대해, 한나라당 지도부의 회피적 자세에도 불구하고, 당선자들은 이날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한나라당 지도부는 국민이 '아슬아슬한' 과반수 의석을 준 의미를 강조하면서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초심'을 잃지 않고 의정활동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강재섭 대표는 '과반에서 세 석이 많은 153석이란 숫자를 모두 잘 새기고, 겸손해야지 오만해선 안된다는 숫자라는 확신이 든다'면서 '보잉 747기 이륙할 때 쓰는 암호가 153이라는데 절묘한 인연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농담했다. 그는 초선 당선자들을 향해 '아집을 버리고 바깥 사물을 봐야 한다. 이번에 당선됐으니 내가 최고라고 우쭐해져서 내가 하면 다 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기 마음에 불을 끄고 남을 보고, 항상 상대를 생각해 주는 입장을 취한다면 국가도, 청와대도, 우리 한나라당도 잘될 것이다'라며 겸손을 당부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도약시키는 게 우리 임무다. 여러분 앞에 그 사명이 부여됐다. 역사 의식을 갖길 부탁드린다. 심부름꾼이란 초심을 변치말고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의정활동을 해달라'고 말했고,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이 서민들과 중산층을 생각하는 정당으로서 진정한 활동을 한다는 이미지를 갖도록 적극 동참하고 앞서나가주길 바란다'고 주문했고, 권영세 사무총장은 '4년전 열린우리당이 모여준 모습과는 전혀 다른 새롭고 바람직한 여당 의원상을 확립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해달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그런데 이날 서로 꺼내기 싫어하는 긴장된 이슈인 친박근혜 당선자들의 한나라당 복당문제도 결국 거론되었다. 친박성향인 주성영 의원이 불쑥 단상에 올라와 순서에 없던 친박 탈당자들의 복당 문제에 대한 긴급토론을 공식 요청했다고 한다. 주성영 의원은 '여당의 당선자 워크숍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에서 볼 때 (진행순서에) 많은 문제가 있다. 153석이 국민들이 저희에게 준 심판이니까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하지 않겠다는 논리는 인위적으로 국민의 뜻을 거슬러 가면서 문을 걸어 잠그는 게 아니냐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의 현실회피적 태도와 반국민적 태도를 건드렸다.

주성영 의원은 '4년전 노무현 정권의 청와대 만찬 연찬회를 기억한다. 당시 당선자들이 노 대통령과 함께 운동권 노래를 부르고, 소위 좌파 맹종주의자의 망동으로 시작해서 나라를 끝내 국회와 정부의 소통을 회복하지 못하고 견제와 균형을 지켜내지 못하고 정권의 실패로 끝났다. 오늘 우리가 정치 경제 문제에 대한 토론 없이 연찬회를 마치고, 청와대에서 밥이나 먹고 온다면, 한나라당이 여당 역할을 똑바로 할 것인가'라며 당면 문제들을 회피하는 웰빙족들로 비난받는 한나라당 지도부를 자극했다. 이계진 의원도 '응당 보여야 될 반가운 낯익은 얼굴이 안보여 대단히 서운하다. 곧 만나기를 바란다'고 우회적으로 친박계의 복당을 주장했다.

주성영 의원은 이어 '153명의 연찬회는 적절한 지는 몰라도 초등학교 입학생 오리엔테이션이나 대기업 재벌의 입사설명회도 아니다'면서 분임토의의 주제를 민생문제에서 정치문제로 대체해줄 것을 요구했다. 정치나 이념의 문제를 회피하는 한나라당 지도부에 대한 이러한 주성영 의원의 제안은 국민들의 여론을 반영한 행동이다. 국민들은 박근혜와 한나라당의 관계가 빨리 정상화되길 바란다. 친박계 당선자들의 복당에 대한 주성영 의원의 소견은 이날 워크숍 행사 시작 전에 청와대의 정무라인 재편 여부와 친박 탈당자 복당 문제를 화제로 삼은 당선자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주장이었다.

정두언, 남경필, 원희룡 등 이재오 계통의 소장파들은 이날 분임토의 등을 통해 정무라인 교체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단 오전에는 발언이 자제되었다고 한다. 한나라당의 좌파세력은 청와대의 정무라인에 자파를 심기 위한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한나라당 지도부와 중진들은 정무라인 교체보다는 강화 쪽에 무게를 뒀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의원은 친박 복당 및 청와대와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 문제 등과 관련하여 '일단 정무라인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지, 모든 게 정리가 될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사실 정무라인의 개편이나 교체는 한나라당 좌파세력이 청와대에 자파의 인사들을 심기 위한 노력을 관측되어 왔기에, 정무 기능 재편 논의 등이 권력투쟁으로 비화될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날 당선자 워크숍에서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홍준표 의원은 앞서 라디오에 출연하여, 청와대 정무라인 교체 주장에 대해 '기능을 보완하면 될 것을 교체하자고 덤비는 것은 속 좁은 생각이고 작은 권력투쟁을 보는 것 같아 안쓰럽다. 소권력 투쟁으로 보여진다. 국회의원이 마치 권력투쟁을 하는 듯이 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군현 의원은 '이런 (정무라인 교체) 논의가 자칫 국민의 눈에 권력투쟁이나 자중지란으로 비친다면, 당을 걱정하는 진의가 왜곡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는 '국민을 바라보는 큰 정치를 해야 한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청와대 정무라인 개편에 관련하여) 국민의 눈에 권력투쟁이나 자중지란으로 비쳐진다면 당을 걱정하는 진의가 왜곡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그의 주장처럼, 정무기능 재편논의가 실제로 권력투쟁으로 비화되어 국민들로부터 지탄받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한나라당의 좌파진영은 '청와대 정무기능 개편'과 '친박계 당선자 복당 반대' 등으로 앞으로도 당내 분란을 일으킬 것이다.

친박 복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친박측 당선자들은 내심 '즉각 복당'을 요구한 반면, 친이측 당선자들은 대체로 시기 상조라며 반대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친박계인 유승민 의원은 '잘못된 공천이라는 원인을 제공한 쪽은 한나라당이다. 친박 무소속이든 친박연대든 가리지 않고 하루 속히 전원을 일괄 (한나라당에) 복당시켜야 한다. 그것이 총선 민심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당대회 전 복당불가 주장에 대해서는 '(전당대회 전 복당불가라는 반반진영의 입장에 대해) 결국 당권 때문에 그러는 것 아니냐. 당권 때문에 복당을 반대한다면, 그것은 개인적인 욕심이나 사심을 갖고 이 문제를 바라본다는 이야기다'라고 논박했다.

한나라당의 反朴派는 당연히 친박성향의 당선자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친박 성향 서병수 의원은 인사말에서 '당내 화합과 통합의 걸림돌이 되는 일들이 하나 남아있다.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강재섭 대표 등 지도부가 그 매듭을 풀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으며, 주류측 이군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153석을 준 것은 또 한 번의 기회를 준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전당대회 전까지 곤란하다고 본다. 복당을 논의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의 당권이 국민의 바램보다 더 큰 한나라당 지도부에서 보수세력의 신속한 단합에 신경을 쓰기 어려울 것이다. 당 대표 도전의사를 밝힌 정몽준 의원은 '서로 (화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단임제 대통령인 만큼 재선할 필요가 없으니 초당적으로 화합해야 한다'며 원론적으로 화합을 강조했다고 한다. 송광호 당선자는 한나라당의 충청권 참패를 거론하며 '설익은 정책을 발표하는 국무위원들에게 각성을 촉구해야 하고, 정치감각이 없는 국무위원의 선임에 제동을 걸어야 하겠다'고 주장며 초기부터 다부진 모습을 연출했다.

송광호 당선자(단양-제천)는 특히 서울 당선자들의 뉴타운 건설공약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요즘 어느 시장께서 어느 당 소속인지 잘 모르지만, 후보들이 공약한 것을 번복하는 그런 사례가 있는데, 앞으로는 그 사람의 소속이 어디인지 이제 정체성을 분명히 할 때가 왔다'고 주장하며, 오세훈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의 직격탄을 날렸다고 한다. 환경운동가들에게 휩쓸려 다녔던 오세훈 시장은, 사유재산권의 기본도 모르면서, 한나라당 후보자들의 뉴타운 건설 공약에 딴지를 거는 모습을 최근에 보여주었다. 친반계의 복당에 미거적거리면서 비실비실하는 지도부와는 달리, 오세훈 시장의 정체성을 묻는 질문이 나올 정도로 한나라당 당선자들은 활발했다.


[조영환 편집인 http://allin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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