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울 줄 모르는 사람들

오늘날 한반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남북관계라는 거의 절대적 조건의 제약을 받는다. 이 상황을 이해하려면 남북관계의 본질을 직시하여야 한다.
<남북관계는 민족사의 정통성과 삶의 양식을 놓고 다투는 타협이 불가능한 총체적 권력투쟁이다>

남북관계의 외양은 김정일 정권과 대한민국의 대결이다. 이 대결이 대표하는 의미와 가치관은 무엇인가. 민주와 독재, 정통과 이단, 자본주의-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통제경제, 자유와 속박, 진보와 수구, 선과 악의 대결이다.

이런 대결 조건하에서 한국인들은 생존을 위하여 敵과 我를 구분하지 않으면 안된다. 彼我구분이 불명확해지면 살아가기가 고달프고 여러 사람들을 괴롭히게 된다. 특히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피아구분이 거꾸로 되어버린다든지 혼란에 빠지면 그가 대표하는 집단도 더듬이가 없는 곤충이 되어버린다.

대결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彼我구분을 확실히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敵이 누군가를 확실히 해놓은 뒤 그 敵을 고립, 약화시키고 견제하며 무력화시켜야 이긴다. 우리의 자유, 조국, 재산, 후손들을 지키기 위하여서는 명확한 彼我구분과 이에 기초한 투쟁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조국, 자유, 재산을 지키기 위하여 체제의 敵과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 敵이 사라지지 않는 한 그 敵을 상대로 한 교류와 협력도 투쟁의 한 방법이다. 투쟁은 한국인의 시대정신이요 행동윤리이다. 투쟁을 멈추거나 투쟁을 회피하려는 사람은 국가와 체제와 이념을 지킬 마음이 없으므로 절대로 공직을 맡아선 안된다. 누구와 투쟁하는가. 대한민국과 국민들의 主敵인 金正日과 그 추종자들을 상대로 투쟁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수호 세력은 金正日 세력 이외의 세력과는 경쟁-협력하는 관계이지 투쟁하는 것은 아니다.

한나라당의 큰 약점은 한반도의 이런 절대조건을 외면하고 싸우지 않고서 무엇을 얻으려는 데 있다. 싸울 줄 모르는 것이 한나라당이다. 싸우더라도 아주 지엽적인 주제를 놓고 싸운다. 그들은 자유, 정통성, 자존심, 국익, 안보 같은 거대한 주제를 놓고 큰 게임을 할 줄 모른다. 누가 적이고 누가 자기 편인 줄 모르고 그러니 적개심도 정의감도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적당히 두리뭉실 넘어가는 것이 온건하고 민주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독립신문 申惠植 사장과 젊은 우파들의 지난 10일간 행동과 崔秉烈 대표하 한나라당의 지난 10일간을 비교해보라! 前者는 끊임 없이 싸우고 부딫치면서 한국 사회의 흐름을 만들어갔고 후자는 소란스런 역사의 현장을 피해 뒷전에서 눈치만 보다가 잊혀졌으며, 한국 사람들의 열정과 분노를 반영하지 못하는 불감증 환자가 되어버렸다. 申惠植씨가 차라리 한나라당의 대표 자리에 앉는다면 지금보다는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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