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문건은 위조일 가능성”

美전문가들:"50kg 정도의 플루토늄을 추출한 것이 진본이고 美에 제시한 것은 가짜…원본 감식해야"
북한이 미국에 넘겨준 핵문건은 핵활동 실상을 오도하기 위한 ‘위조 문건’일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 미국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습니다. 변창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정부가 북한이 넘겨준 1만8000쪽에 달하는 핵문건 사본에 대한 검증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번 문건은 평양을 방문한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이 북측으로부터 넘겨받은 것으로 1986년 이후 영변 원자로 가동일지를 포함한 플루토늄 핵활동을 망라한 것입니다. 미국은 이번 핵문건 사본을 정밀 검토, 검증해서 북한이 추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30~31kg의 플루토늄량이 사실인지 여부를 가려낼 방침입니다.

그러나 일부 미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넘겨준 핵문건이 실제 원본은 아니라는 점에서 위조한 문건일 가능성도 있다는 견해입니다. 미 의회조사국 래리 닉시 박사입니다.

Dr Larry Niksch: My concern is, this is probably remote, that all along during this operation of reactor and reprocessing facility North Korea created a duplicate set of documents...

'북한이 영변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을 운영해오면서 비록 가능성은 적지만, 2중(二重) 문건을 작성했을 가능성이 있다. 즉 하나는 실제 운행에 근거한 정확한 문건이고, 다른 하나는 실상을 오도하기 위한 문건일 수 있다.'

북한이 특히 지난 20여년간 핵활동을 해오면서 미국 정보당국이 추정하는 것처럼 50kg 정도의 플루토늄을 추출했음을 보여주는 진본 문건과 북한이 현재 주장하고 있는 30kg정도의 플루토늄 추출량만을 보여주는 별도의 ‘위조 문건’(falsified documents)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닉시 박사는 지적했습니다. 또, 자국의 핵활동 실상에 관해 북한은 오랫동안 국제원자력기구를 비롯한 국제사회에 거짓말을 해온 전력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이런 문건을 제출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닉시 박사의 견해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1992년 5월 국제원자력기구에 자체 핵시설과 핵물질에 관한 150쪽에 달하는 초기 핵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일부 의심스런 핵시설에 대한 보고를 빠뜨렸습니다. 또 북한이 신고한 플루토늄 양도 국제원자력기구의 자체 실사 결과와는 다른 상위점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지난 93년 2월 공식 발표를 통해서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북한에 의혹 부분에 대한 해명과 핵시설 의심시설에 대한 접근을 요구했지만 북한이 이를 거부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는 바람에 핵 위기를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ISS) 핵과학자이자 과거 이라크 핵사찰단 일원으로 참여했던 올브라이트 소장도 북한이 위조된 핵문건을 제출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하고,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서도 ‘원본’에 대한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David Albright: We have to authenticate the data that's in the document, and you can do that by studying the originals...

'미국은 북한이 건네준 핵문건의 진실성을 가려야 한다. 이걸 위해선 핵문건 원본에 대한 검토가 필수적이다. 90년대 초 국제원자력기구가 북한에 요구했던 것도 바로 이런 원본이었고, 북한이 이를 거부해서 문제가 생겼다.'

특히 핵문건의 진실성과 관련해 북한이 제출한 운영일지, 그리고 일지를 적는 데 쓰인 잉크를 감식하면 위조 여부를 가릴 수 있을 것이라고 올브라이트 소장은 말했습니다.

David Albright: Yes, you can, but not immediately, it will take time. But if you have access to the originals, you can do quite...

'감식은 충분히 가능하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원본에 대한 접근만 가능하다면 북한에 제출한 핵문건의 진위 여부를 감식할 수 있다고 본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실례로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고농축우라늄 활동과 관련한 위조 문건을 국제원자력기구에 제출했다가 나중에 문건에 나와있는 잉크에 대한 정밀 감식을 통해 허위를 입증해낸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미국 정부도 문건 위조에 따르는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핵문건을 넘겨받기 전에 북한측과 원본 접근문제에 관해 어떤 식으로든 의견교환 내지는 공감을 이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은 13일 자신의 평양방북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북한이 제출한 핵문건이 위조됐을 가능성도 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우리 전문가들이 문건에 대한 완전한 검토를 하게 되면 그에 대한 대답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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