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가 가장 슬펐다"

탈북자 소재 영화 '크로싱' 김태균 감독, “차인표씨랑 많이 울었다”
탈북자를 소재로 한 영화 '크로싱'의 한 장면, 6월26일 개봉 예정
“예고편만 봐도 눈물이 난다. ‘크로싱’ 개봉하면 꼭 보고 싶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6월 26일로 개봉을 확정 지은 영화 ‘크로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크로싱’은 탈북할 수 밖에 없었던 북한의 평범한 아버지(차인표 분)와 그의 아들(신명철 분)의 안타까운 엇갈림을 다룬 영화다. 김태균 감독은 기존에 ‘박봉곤 가출 사건’ ‘키스할까요?’ ‘늑대의 유혹’ ‘백만장자의 첫사랑’ 등의 영화를 연출했다. 그런 그가 탈북자를 소재로 한 ‘크로싱’를 하게 됐다. 특별한 계기가 있을 듯 했다.


처음에는 ‘크로싱’ 감독할 생각 없었다

김태균(48) 감독은 처음부터 ‘크로싱’의 감독을 할 생각은 없었다고 했다. 단지 미국의 친구이자 프로듀서가 관심을 갖고 있어 탈북자 관련 영화를 위한 프로젝트 팀을 짜주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다. 하지만 일이 커져버렸다.

김 감독은 “내가 전면에 나서지는 못하지만 한국의 시나리오 작가도 구해주고 되는 대까지 도와주겠다고 시작을 했다”며 “감독은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했었다. 하지만 탈북자에 대한 스터디를 시작하는데 탈북자들의 인터뷰 자료를 보면서 6개월 동안 매일 울었다. 그 사람들을 만나고 다큐를 보면 너무 울어서 진행이 안될 정도였다. 너무 말이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런 일을 누가 믿고 관심이나 가질까? 하지만 누군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꼭 만들어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태균 감독은 북한말과 북한의 실정을 배우기 위해 같이 작업한 탈북자와 이야기 하다가 늘 울었다고 전했다. “선생님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차인표씨랑 정말 많이 울었다”고. 촬영이 끝나고 후반작업 중인 지금에도 가장 가슴 아픈 사례는 무엇일까.


백원에 딸을 팝니다

“백원에 딸을 팝니다”라며 “시집(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으로도 나와있는데 딸을 백원에 판다고 북한 아줌마가 장터에 나온다. 중국 공안에 잡히게 되면 아이가 막 운다. 엄마를 잡아가지 말라고 우리 엄마 아프다고 운다. 그 엄마는 딸을 굶겨 죽이지 않고 빵이라도 사주려고 딸을 백원에 판다는 것이다. 그 때 가장 가슴이 아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북한에 대한 관심은 점점 떨어져가고 사실 가슴 아픈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또한 요즘 아이들이 이런 북한의 참혹한 실정에 대해 조금의 이해라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김태균 감독은 아들의 예를 들었다. 어느 날 자신의 아들이 ‘난 통일 되는 거 싫은데.’ 이렇게 말을 했단다. 김 감독은 “그때 아들한테 ‘덜 먹으면 되고 같이 나눠 먹으면 되지 우리 먹고 살겠다고 굶어 죽는 거 보냐’고 핀잔을 줬다. 뭔가 잘못된 정보가 아이들에게 가는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차인표 카리스마 뒤 감춰진 연약함 때문에 캐스팅

차인표가 ‘크로싱’의 타이틀 롤을 맡았다. 아내의 약을 마련하기 위해 탈북을 해야만 했던 북한의 평범한 아버지 역할. 하지만 아직 차인표라는 배우가 주는 영화적 신뢰감을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그는 ‘닥터 K’ ‘목포는 항구다’ ‘한반도’ 등에 출연했다. 김태균 감독이 ‘크로싱’에 차인표를 캐스팅한 이유는 뭘까.

“차인표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어떤 배우도 선뜻 나서지 않을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이 이야기를 할 때 과장 없이 진솔하게 진정성이 느껴질까 생각했을 때 차인표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남의 아픔에 대해 고민해왔던 사람이 누구일까 하면 인표씨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차인표의 카리스마 뒤에 감춰진 연약함을 봤다고 했다. 그 연약함을 본 순간 이 역할은 차인표밖에 할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김 감독은 “교회에서 우연히 차인표씨가 기도를 드리고 있는 모습을 봤다”며 “그때 차인표의 카리스마 이면의 연약함을 봤다. 그날부터 인표씨랑 해야겠다고 두 달을 졸랐다. 영화를 보면 ‘차인표가 맞는가 저렇게 연기할 수도 있구나’ 느끼게 될 것이다”고 확신했다.


‘크로싱’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 느꼈으면

기존에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는 꽤 있었다.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이다. 이 영화들과 차별화된 ‘크로싱’만의 매력을 듣고 싶었다.

김태균 감독은 “보편적인 정서인 가족의 이야기다”며 “가족이 얼마나 따뜻하고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배가 고프고 아파서 가족들과 헤어지게 됐고 그로 인해 그리움도 깊어지는 이야기다. 또한 늘 봤던 평양이 아닌 아주 작은 북한의 탄광도시와 시골 마을을 보게 될 것이다. 구호단체에서도 평양 외에 마을을 제대로 본 사람은 없었다. 많은 엑스트라가 동원돼 스펙터클한 재미도 있다. 오랜만에 영화다운 영화가 될 것이다”고 소개했다.


[OSEN=조경이 기자] 200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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