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허술한 검역 시스템을 지적해주었다.
며칠 전에 우연히 KBS의 ‘추적 60분’을 잠깐 시청한 바 있었다. 광우병에 대한 추적이라 하지만 사실상 PD의 빈약한 추적을 나타낼 뿐이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KBS를 비롯한 친북좌경적 공중파 매체들과, 같은 성향의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야3당, 붉은 시민단체들이 줄곧 부르짖어 온 것과 색다른 면을 새로이 거론-제시한 점이 시선을 끌었다.
광우병에 대한 접근에서 KBS의 태도를 바꾸었다고 속단하는 것은 이르지만, 광우병 대책을 두고 종래와는 다소 다른 접근이라는 면에서 KBS의 ‘진일보’(?)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추적 60분’은 국내의 차원에서 전혀 검역(檢疫)의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거의 불모의 상황에서 새 정권이 ‘쇠고기 수입 협정’을 타결한 것을 새로운 이슈로 제기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자들이 내세운 근거가 무엇인가 하면, 우리의 ‘건강권’과 ‘검역 주권’을 미국 쪽에 마치 팔아먹다시피 포기했다는 것이 주된 논거였다.
사실이 그렇다고 치면, 우리의 ‘대내주권’(對內主權)을 포기한 것으로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독립국가가 아니라, 아메리카의 ‘의사 식민지’(擬似 植民地)라는 의미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신식민주의(新植民主義) 시대에 강대국의 ‘대리 정권’(agent government)에 의하여 간접적으로 경제적 지배를 받는다는 것으로 ‘60년-‘70년대에 횡행하였던 ‘해방신학’이나 ‘제3세계 피지배론’ 등등이 내세웠던 이론 주장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이러한 주장은 통합민주당 손 학규 당 대표가 한나라당에서 경선 과정에서 불만을 품고 스스로 물러날 당시 “한나라당은 해방 후 ‘미국 군정’(美國 軍政) 때의 잔재가 남아 있는 당이다”라고 하면서 한나라당과 매판성을 연결하려는 그 의도와 사뭇 비교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이 나라의 공당(公黨)을 매판구조(買辦構造)의 한 나사로 연결시켜 물고 늘어지는 것이나, 여전히(오늘 토요일 TV보도에 이르기까지) 그는 그런 시각의 연장선상에서 “이 명박 정권이 ‘검역 주권’을 포기한” 것으로 단호하게 단정하는 것을 볼 때 이 나라 국민을 얼마나 깔보았길래 저렇게 후한무치(厚顔無恥)의 소리를 뱉어 낼 수 있을까 하는 불쾌감을 털어버릴 수 없었다.
TV 다이얼만 틀면 뉴스와 논평, 만평까지 ‘검역 주권’ 상실이니, 포기니 하는 망발의 망언은 이제 일상화 되어버린 꼴이다. 그런 마당에 느닷없이 ‘추적 60분’은 국내의 현실적으로 불모에 가까운 ‘검역 시스템’을 들고 나온 것은 천만 다행스럽다.
그 말을 뒤집어 보면, “검역 주권이 우리에게 있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지적해 준 엄연한 반증(反證)이라고 하겠다. KBS의 그런 지적은 검역 주권은 엄연히 우리에게 있지만, 검역 주권을 행사하나 마나 공허하다는-실제적으로 그 주권행사(主權行使)의 아무런 실익(實益)이 없다는-뜻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일방적으로 MB 정권이 미국에게 ‘검역 주권’을 포기한 결과로 미국이 뭣대로 내미는 ‘위험한 미국 쇠고기’를 먹게 되었다는 얘기와, 국내의 ‘불완전하고, 따라서 국민 건강에 불안한, 검역 메카니즘’으로 인해 검역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딱한 처지임에도 ’위험한 쇠고기’의 수입을 과감하게 단행함으로써 그런 쇠고기를 먹게 되었다는 얘기는 땅과 하늘높이만큼 차이가 난다.
친북좌경 세력들은 ‘추적 60분’이 지적하는 검역 문제의 실상을 마치 한미 간의 주권 문제인 것처럼 오도함으로써 한미 간의 신뢰관계를 해치고, 이제 갓 태어난 새 정권의 출발 행보에 치명타를 가해 온 것은 대통령을 선출한 국민에게 묵과할 수 없는 모독이자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수입 쇠고기에 대한 검역을 말할 때 그 검역은 어느 나라가 책임지고 할 일인가? 남의 나라에 맡겨야 할 일인가? 우리나라의 전관사항(專管事項)이지 수출하는 나라의 전관사항이 아니지 않는가? 우리 영토 내에 외국 산품이 들어올 때 우리의 대내주권으로서 그 수입품을 조사해서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 통관시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 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함에도 미국에게 ‘검역 주권’을 포기했다는 얘기는 이해하려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전수조사’(수입 소의 전량을 검역하는)를 할 만큼 검역 시스템을 충실히 구축해 온 나라로 알려진다. 일본 수준의 검역 시스템을 갖추지 못 했다면, 그것이 우리의 문제이지 남의 나라에게 귀책(歸責)시킬 문제가 결코 아니다.
불완전하고 불안한, 한 마디로 열악한 검역의 조건과 환경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옵션이란 두 가지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그 하나는 미국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검역 시스템’과 수출국의 ‘신의’(信義)를 신뢰할 수밖에 없는 ‘선린호혜’(善隣互惠)의 정신에서 수입을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택한다고 해서 우리 쪽에서 검역을 않는다든가 하는 일은 우리의 대내주권의 문제이기 때문에 별 탈이 없다고 본다.
또 하나는 OIE의 기준이니 '쇠고기의 위험부위'(SRM)의 문제도 어떤 괴질의 개연성을 두고 상대적 위험도를 추상적으로 설정한 것일 뿐이지 무슨 발병학적으로 ‘확고한 근거’에 입각한 기준이 아니지 않는가? 가령 광우병의 괴질이 확실하게 수입 쇠고기에 묻혀 들어온다면, 그 소의 살코기에는 괴질이 없고, SRM 부위에만 그 괴질이 묻혀 있다는 얘기로도 성립할 수 있는데, 이는 참으로 우스운 얘기가 아니겠는가? 괴질은 도축된 그 소의 전방위적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건전한 상식이다.
젊었을 때 ‘여원’(女苑)이라는 여성 월간지에서 ‘대지’ '마른 잎은 굴러도 대지는 살아 있다'의 작가 펄 벅 여사가 쓴 단편소설 “쯔나미”(일본말로 ‘해일’이란 뜻)란 것을 감명 깊게 읽은 적이 있었다. 간략하게 줄거리를 소개하면, 일본의 한 자그마한 섬에서 어느 날 갑자기 집 채 만한 파도가 순식간에 그 섬과 자그마한 어촌을 삼키는 바람에 주인공 어린 소년은 집도 가족도 모두 잃어버린 외톨이가 된다.
며칠 간 식음을 전폐하고 실신 상태에 있다가 마침내 그 소년은 털고 일어나 바닷가 가까이 원래 있었던 집터에 자신이 거할 움막을 만들고 어구와 어망을 어디서 구해 와 손질을 하고 있었다. 섬 중심부에 피해를 덜 본 사람들이 한 마디씩 내뱉었다. “네 애비 어미처럼 남의 말 안 듣고 또 물가에 움막을 짓다니? 쯧쯧...” 이 섬의 촌장이 자신의 집에서 안전하게 살라고 권해도 묵묵부답으로 있던 그 소년은 드디어 한 마디 내뱉었다. “거기라고 위험하지 않나요? 어디든 다 마찬가지예요.”
각설하고. 위의 조건에서 수입하더라도 수입 이후 미국에 광우병의 소와 환자가 발생하면 ‘수입중단’을 하겠다는 통치자의 발언도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WTO와 GATT(제20조)규정도 있는가 하면, 미국도 양해한 사항이기 때문에 대국적인 견지에서 통합민주당과 그 아류 세력들은 더 이상의 앙탈과 생떼와 어거지를 부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검역 시스템도 볼 품 없고, 미국을 신뢰할 수도 없는 그런 처지라고 하면, 남은 또 하나의 방법은 “재협상하라”고 외칠 필요도 없다. ‘쇠고기 수입 재협상’의 협정을 ‘방기’가 될지 ‘파기’가 될지 모르겠으나 그 편을 택하는 것이 속편치 않을까 생각된다. 머리 아프게 시리-마치 독립운동이나 하듯이 온 나라를 소란스럽게-만들 필요도 없는 일이다.
미국의 소는 미친 광우병이라는 ‘전제’와 ‘혐의’를 붙인 마당에 재협상을 한들 무슨 신묘한 신통수로 ‘괴질’과 ‘불안’과 ‘공포’와 ‘불안전’이라는 괴물이 이 나라에서 갑자기 사라지겠는가? 이 시점에서 더더욱 가관인 것은 ‘여당’과 ‘정부’는 어떻게 되어 먹은 셈인지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그저 허공을 향해서 허우적거리는 모양새를 계속 보이고 있는 점이다.
오늘 국회에서 김 종훈 통상본부장이 행한 발언에 의하면, “재협상은 어려우나, ‘협정 문안’에 ‘검역 주권’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노력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친북좌경 세력들이 주장해 온 검역 주권의 포기를 그들 주장대로 일단 인정한 셈이 된다. 우리의 건강과 검역과 관련하여 우리 주권의 체면이 상하지 않게끔 미국 쪽의 검역 기준을 강화하는 것을 ‘보완’이라고 하는지는 몰라도 아무튼 친북좌경 세력들의 주장을 그대로 일단 인정하고 들어가는 문구임에는 틀림없다. 다소 유리하게끔 미국 쪽에서 하는 검역 기준을 좀 강화한들 그것이 우리 검역 주권의 강화를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 않는가?
정부 사이드에서 ‘검역주권 보완’ 쪽으로 노력해서 외교적 실효를 거둔다고 할지라도 통합민주당은 한결같이 다른 각도에서 ‘쇠고기 수입’ 문제를 또 물고 늘어질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민주당이 FTA (관세 문제이고 어쩌고) 문제와 쇠고기 수입(검역의 문제라고 떠들면서)의 문제는 완전히 별개라고 오리발 내미는 것은 FTA 비준을 저지하기 위한 쇠고기 물고 늘어지기라는 국민적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변명과 눈속임에 다름 아니다.
지금도 ‘별개’가 아니라,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야3당은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FTA 논의에 들어갈 수 없다며 사실상 쇠고기와 FTA를 하나로 보고 연계하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결국 친북좌파 세력은 한반도에서 북한에 고립무원을 가져다 줄 한미간의 경제적 동맹관계를 깨뜨리는 정치적 목적이 깊이 숨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부-여당은 이런 기본적 사실도 모르고 한발 뒤로 두발 뒤로........이러다가 그 자리 내놓으라고 할 경우가 없다고 천하태평 치고만 있을 참인가? 너무나 속상하고 속상할 정도의 경지일 것 같으면, 오히려 더 좋을 것 같다. 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는 서양의 격언을 결론으로 남긴다.
****************
한마디
국내에 수입되는 상품에 대한 검수 및 검역의 시스템 완비로 상대로 하여금 완벽한 검역과 통상의 이행을 따르도록 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무엇 보다도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이 검역 부분에서 허술한 상태로 상태로 남에게만 의지하여 검역을 강조하는 것도 어불성설일 수 뿐이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 KBS가 우리의 검역 시스템의 불완비를 들고 나온 것에는, 우리의 현실이 검역 주권을 행사하기에도 그 준비가 매우 부실함에도 불구하고 현정부가 현단계에서 소고기 수입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소고기 수입 뿐만이 아니라 검역시스템의 불완비까지도 싸잡아 현정권을 공격하기 위한 구실로 하는 말에 지나지 않다고 보아 집니다.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2008-05-18 오전 7:26:)
며칠 전에 우연히 KBS의 ‘추적 60분’을 잠깐 시청한 바 있었다. 광우병에 대한 추적이라 하지만 사실상 PD의 빈약한 추적을 나타낼 뿐이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KBS를 비롯한 친북좌경적 공중파 매체들과, 같은 성향의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야3당, 붉은 시민단체들이 줄곧 부르짖어 온 것과 색다른 면을 새로이 거론-제시한 점이 시선을 끌었다.
광우병에 대한 접근에서 KBS의 태도를 바꾸었다고 속단하는 것은 이르지만, 광우병 대책을 두고 종래와는 다소 다른 접근이라는 면에서 KBS의 ‘진일보’(?)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추적 60분’은 국내의 차원에서 전혀 검역(檢疫)의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거의 불모의 상황에서 새 정권이 ‘쇠고기 수입 협정’을 타결한 것을 새로운 이슈로 제기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자들이 내세운 근거가 무엇인가 하면, 우리의 ‘건강권’과 ‘검역 주권’을 미국 쪽에 마치 팔아먹다시피 포기했다는 것이 주된 논거였다.
사실이 그렇다고 치면, 우리의 ‘대내주권’(對內主權)을 포기한 것으로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독립국가가 아니라, 아메리카의 ‘의사 식민지’(擬似 植民地)라는 의미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신식민주의(新植民主義) 시대에 강대국의 ‘대리 정권’(agent government)에 의하여 간접적으로 경제적 지배를 받는다는 것으로 ‘60년-‘70년대에 횡행하였던 ‘해방신학’이나 ‘제3세계 피지배론’ 등등이 내세웠던 이론 주장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이러한 주장은 통합민주당 손 학규 당 대표가 한나라당에서 경선 과정에서 불만을 품고 스스로 물러날 당시 “한나라당은 해방 후 ‘미국 군정’(美國 軍政) 때의 잔재가 남아 있는 당이다”라고 하면서 한나라당과 매판성을 연결하려는 그 의도와 사뭇 비교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이 나라의 공당(公黨)을 매판구조(買辦構造)의 한 나사로 연결시켜 물고 늘어지는 것이나, 여전히(오늘 토요일 TV보도에 이르기까지) 그는 그런 시각의 연장선상에서 “이 명박 정권이 ‘검역 주권’을 포기한” 것으로 단호하게 단정하는 것을 볼 때 이 나라 국민을 얼마나 깔보았길래 저렇게 후한무치(厚顔無恥)의 소리를 뱉어 낼 수 있을까 하는 불쾌감을 털어버릴 수 없었다.
TV 다이얼만 틀면 뉴스와 논평, 만평까지 ‘검역 주권’ 상실이니, 포기니 하는 망발의 망언은 이제 일상화 되어버린 꼴이다. 그런 마당에 느닷없이 ‘추적 60분’은 국내의 현실적으로 불모에 가까운 ‘검역 시스템’을 들고 나온 것은 천만 다행스럽다.
그 말을 뒤집어 보면, “검역 주권이 우리에게 있다”는 점을 역설적으로 지적해 준 엄연한 반증(反證)이라고 하겠다. KBS의 그런 지적은 검역 주권은 엄연히 우리에게 있지만, 검역 주권을 행사하나 마나 공허하다는-실제적으로 그 주권행사(主權行使)의 아무런 실익(實益)이 없다는-뜻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일방적으로 MB 정권이 미국에게 ‘검역 주권’을 포기한 결과로 미국이 뭣대로 내미는 ‘위험한 미국 쇠고기’를 먹게 되었다는 얘기와, 국내의 ‘불완전하고, 따라서 국민 건강에 불안한, 검역 메카니즘’으로 인해 검역을 제대로 할 수 없는 딱한 처지임에도 ’위험한 쇠고기’의 수입을 과감하게 단행함으로써 그런 쇠고기를 먹게 되었다는 얘기는 땅과 하늘높이만큼 차이가 난다.
친북좌경 세력들은 ‘추적 60분’이 지적하는 검역 문제의 실상을 마치 한미 간의 주권 문제인 것처럼 오도함으로써 한미 간의 신뢰관계를 해치고, 이제 갓 태어난 새 정권의 출발 행보에 치명타를 가해 온 것은 대통령을 선출한 국민에게 묵과할 수 없는 모독이자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수입 쇠고기에 대한 검역을 말할 때 그 검역은 어느 나라가 책임지고 할 일인가? 남의 나라에 맡겨야 할 일인가? 우리나라의 전관사항(專管事項)이지 수출하는 나라의 전관사항이 아니지 않는가? 우리 영토 내에 외국 산품이 들어올 때 우리의 대내주권으로서 그 수입품을 조사해서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 통관시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 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함에도 미국에게 ‘검역 주권’을 포기했다는 얘기는 이해하려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웃 일본의 경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전수조사’(수입 소의 전량을 검역하는)를 할 만큼 검역 시스템을 충실히 구축해 온 나라로 알려진다. 일본 수준의 검역 시스템을 갖추지 못 했다면, 그것이 우리의 문제이지 남의 나라에게 귀책(歸責)시킬 문제가 결코 아니다.
불완전하고 불안한, 한 마디로 열악한 검역의 조건과 환경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옵션이란 두 가지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그 하나는 미국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검역 시스템’과 수출국의 ‘신의’(信義)를 신뢰할 수밖에 없는 ‘선린호혜’(善隣互惠)의 정신에서 수입을 받아들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택한다고 해서 우리 쪽에서 검역을 않는다든가 하는 일은 우리의 대내주권의 문제이기 때문에 별 탈이 없다고 본다.
또 하나는 OIE의 기준이니 '쇠고기의 위험부위'(SRM)의 문제도 어떤 괴질의 개연성을 두고 상대적 위험도를 추상적으로 설정한 것일 뿐이지 무슨 발병학적으로 ‘확고한 근거’에 입각한 기준이 아니지 않는가? 가령 광우병의 괴질이 확실하게 수입 쇠고기에 묻혀 들어온다면, 그 소의 살코기에는 괴질이 없고, SRM 부위에만 그 괴질이 묻혀 있다는 얘기로도 성립할 수 있는데, 이는 참으로 우스운 얘기가 아니겠는가? 괴질은 도축된 그 소의 전방위적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건전한 상식이다.
젊었을 때 ‘여원’(女苑)이라는 여성 월간지에서 ‘대지’ '마른 잎은 굴러도 대지는 살아 있다'의 작가 펄 벅 여사가 쓴 단편소설 “쯔나미”(일본말로 ‘해일’이란 뜻)란 것을 감명 깊게 읽은 적이 있었다. 간략하게 줄거리를 소개하면, 일본의 한 자그마한 섬에서 어느 날 갑자기 집 채 만한 파도가 순식간에 그 섬과 자그마한 어촌을 삼키는 바람에 주인공 어린 소년은 집도 가족도 모두 잃어버린 외톨이가 된다.
며칠 간 식음을 전폐하고 실신 상태에 있다가 마침내 그 소년은 털고 일어나 바닷가 가까이 원래 있었던 집터에 자신이 거할 움막을 만들고 어구와 어망을 어디서 구해 와 손질을 하고 있었다. 섬 중심부에 피해를 덜 본 사람들이 한 마디씩 내뱉었다. “네 애비 어미처럼 남의 말 안 듣고 또 물가에 움막을 짓다니? 쯧쯧...” 이 섬의 촌장이 자신의 집에서 안전하게 살라고 권해도 묵묵부답으로 있던 그 소년은 드디어 한 마디 내뱉었다. “거기라고 위험하지 않나요? 어디든 다 마찬가지예요.”
각설하고. 위의 조건에서 수입하더라도 수입 이후 미국에 광우병의 소와 환자가 발생하면 ‘수입중단’을 하겠다는 통치자의 발언도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WTO와 GATT(제20조)규정도 있는가 하면, 미국도 양해한 사항이기 때문에 대국적인 견지에서 통합민주당과 그 아류 세력들은 더 이상의 앙탈과 생떼와 어거지를 부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검역 시스템도 볼 품 없고, 미국을 신뢰할 수도 없는 그런 처지라고 하면, 남은 또 하나의 방법은 “재협상하라”고 외칠 필요도 없다. ‘쇠고기 수입 재협상’의 협정을 ‘방기’가 될지 ‘파기’가 될지 모르겠으나 그 편을 택하는 것이 속편치 않을까 생각된다. 머리 아프게 시리-마치 독립운동이나 하듯이 온 나라를 소란스럽게-만들 필요도 없는 일이다.
미국의 소는 미친 광우병이라는 ‘전제’와 ‘혐의’를 붙인 마당에 재협상을 한들 무슨 신묘한 신통수로 ‘괴질’과 ‘불안’과 ‘공포’와 ‘불안전’이라는 괴물이 이 나라에서 갑자기 사라지겠는가? 이 시점에서 더더욱 가관인 것은 ‘여당’과 ‘정부’는 어떻게 되어 먹은 셈인지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그저 허공을 향해서 허우적거리는 모양새를 계속 보이고 있는 점이다.
오늘 국회에서 김 종훈 통상본부장이 행한 발언에 의하면, “재협상은 어려우나, ‘협정 문안’에 ‘검역 주권’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노력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친북좌경 세력들이 주장해 온 검역 주권의 포기를 그들 주장대로 일단 인정한 셈이 된다. 우리의 건강과 검역과 관련하여 우리 주권의 체면이 상하지 않게끔 미국 쪽의 검역 기준을 강화하는 것을 ‘보완’이라고 하는지는 몰라도 아무튼 친북좌경 세력들의 주장을 그대로 일단 인정하고 들어가는 문구임에는 틀림없다. 다소 유리하게끔 미국 쪽에서 하는 검역 기준을 좀 강화한들 그것이 우리 검역 주권의 강화를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 않는가?
정부 사이드에서 ‘검역주권 보완’ 쪽으로 노력해서 외교적 실효를 거둔다고 할지라도 통합민주당은 한결같이 다른 각도에서 ‘쇠고기 수입’ 문제를 또 물고 늘어질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민주당이 FTA (관세 문제이고 어쩌고) 문제와 쇠고기 수입(검역의 문제라고 떠들면서)의 문제는 완전히 별개라고 오리발 내미는 것은 FTA 비준을 저지하기 위한 쇠고기 물고 늘어지기라는 국민적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변명과 눈속임에 다름 아니다.
지금도 ‘별개’가 아니라,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야3당은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FTA 논의에 들어갈 수 없다며 사실상 쇠고기와 FTA를 하나로 보고 연계하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결국 친북좌파 세력은 한반도에서 북한에 고립무원을 가져다 줄 한미간의 경제적 동맹관계를 깨뜨리는 정치적 목적이 깊이 숨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부-여당은 이런 기본적 사실도 모르고 한발 뒤로 두발 뒤로........이러다가 그 자리 내놓으라고 할 경우가 없다고 천하태평 치고만 있을 참인가? 너무나 속상하고 속상할 정도의 경지일 것 같으면, 오히려 더 좋을 것 같다. 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는 서양의 격언을 결론으로 남긴다.
****************
한마디
국내에 수입되는 상품에 대한 검수 및 검역의 시스템 완비로 상대로 하여금 완벽한 검역과 통상의 이행을 따르도록 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무엇 보다도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이 검역 부분에서 허술한 상태로 상태로 남에게만 의지하여 검역을 강조하는 것도 어불성설일 수 뿐이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 KBS가 우리의 검역 시스템의 불완비를 들고 나온 것에는, 우리의 현실이 검역 주권을 행사하기에도 그 준비가 매우 부실함에도 불구하고 현정부가 현단계에서 소고기 수입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소고기 수입 뿐만이 아니라 검역시스템의 불완비까지도 싸잡아 현정권을 공격하기 위한 구실로 하는 말에 지나지 않다고 보아 집니다.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2008-05-18 오전 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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