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의 엄정대처 발표와 연행자 처리가 시작된 지난 주말 이후,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관련 최대 관심사는 촛불집회의 ‘주동자’와 ‘배후세력’으로 옮겨갔다.
25일 이후 KBS, MBC, SBS 방송사는 모두 이와 관련된 뉴스를 다루고 있다.
<26일(월요일) 보도>
촛불 시위 68명 강제 연행… “주동자 엄벌” (KBS 뉴스9, 이하 KBS)
시민 단체들 “공권력 과잉 진압”(KBS)
“불법 엄정대처”… 연행자 처리는?(MBC 뉴스데스크, 이하 MBC)
거리 시위대 68명 연행… 사법처리 수위 ‘고심’(SBS 8시뉴스, 이하 SBS)
촛불을 들었던 그들, 왜 갑자기 거기로 나섰나(SBS)
오늘도 거리시위로? …촛불문화제 ‘긴장 고조’(SBS)
촛불집회 동영상 ‘봇물’ …강제진압 진실 공방(SBS)
<27일(화요일) 보도>
정부, 촛불집회 배후단체 전방위 압박(KBS)
달라진 촛불집회, ‘정치성 시위’로 비화?(KBS)
촛불시위 정부 긴급공안 대책회의… 사법처리 방향(MBC)
촛불집회 배후 있나 없나(MBC)
다음 아고라에선 무슨 일이(MBC)
“촛불, 거리시위로 변질 안된다” 주최자 사법처리(SBS)
경찰 더 투입하는데… 누를수록 더 커지는 ‘반발’(SBS)
10대 ‘미친소’→20대 ‘MB정책’ …시위의 세대교체(SBS)
'불법시위 주동세력 색출” vs '연행자 석방하라”(SBS)
<28일(수요일) 보도>
집회 참여자 113명 연행…과잉 진압 논란(KBS)
촛불집회, 장관 고시 임박 ‘긴장감 고조'(KBS)
궂은 날씨 속 전국 곳곳 '촛불'.. 집중투쟁의 현장(MBC)
경찰 수사, 달라진 경찰진압(MBC)
최대인원 연행했지만…촛불대오, 매일 '거리로'(SBS)
'나 잡아가라' 시위대 자진연행 봇물…경찰 당혹(SBS)
'뭘 했다고 잡아가나요'…촛불시위 현장을 가다(SBS)
KBS, MBC, SBS 세 방송사는 모두 촛불집회를 25~27일 최고의 이슈로 다루면서, 경찰이 시위를 주도한 혐의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시작했음을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이 밝힌 수사 대상들에 대한 언급은 없고, 주로 시민들의 인터뷰를 내세워 ‘주동자’와 ‘배후세력’은 없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8일에는 정부․경찰에 반항하는 시민들의 ‘자진 연행’을 중점으로 보도했다.
<“집에서 공부를 하다가 모습을 봤는데 너무 화가 나서 오늘 처음으로 여기 나왔는데요”(시민 인터뷰1), …이틀 동안 연행된 68명도 대부분 직장인이나 자영업자, 대학생이어서 이른바 ‘배후세력’으로 보기 어렵습니다.(MBC 26일)>
<경찰은 일부 세력이 이번 거리시위를 유도했다고 보고 있지만 집회 참가자들의 생각은 전혀 다른 것 같습니다.(SBS 26일)>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이 약속이나 한 듯 도로행진을 시작합니다. …경찰에 막히면 그때마다 선두에 선 사람들이 방향을 바꿔 행진은 새벽까지 계속됐습니다. “(시민 인터뷰)딱히 누가 정해서 가는 건 아니고요. 그냥 무리 속에 누군가 어디로 가자하면 가는 거죠.”(MBC 27일)>
<거리 시위 참가자의 상당수는 인터넷 중계를 보고 모여든 사람들입니다. “(시민 인터뷰)인터넷 생중계 보다가 현장 상황을 듣고 달려왔다.”(MBC 27일)>
<유모차를 탄 아기부터 중절모를 쓴 노인까지 눈에 띕니다. 참가자들은 자발적으로 발언에 나섭니다.(MBC 28일)>
그러나 위의 인터뷰 내용들은 ‘주동자나 배후세력이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볼 수 없다. 단지 시민들이 ‘강제로’ 동원됐느냐, ‘자발적으로’ 나왔느냐에 대한 문제일 뿐이다. 강제 동원인가 자발적 참여인가의 문제와, 행사를 주최한 주동자가 누구냐에 대한 문제는 엄연히 다른 문제다. 행사는 누군가 주최하기 때문에 열리는 것이다.
또한 ‘배후세력’이 있다는 경찰의 주장은 아예 없거나 단순하고 두루뭉술하게 처리되어 있다.
<“경찰이 그렇게 선동과 배후를 말하는 것 자체가 과거 5공 시절에 공안경찰과 다를 바 없다”(박원석 인터뷰/광우병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참여연대) 특히 경찰이 증거도 없이 배후설을 흘리는 것은 평화집회를 불법으로 몰아가려는 의도라고 비난했습니다(MBC 27일)>
<경찰은 시위에 배후세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행진 방향이 예전에 시위대들이 많이 다니던 길이며 자전거를 타고 앞서서 이끌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겁니다. 또 인터넷에 행진 요령과 방향 등이 올라오는 것이 사전에 계획된 거라는 겁니다. “그네들(배후세력)은 일반 시민을 가장해서 무리 속에 있어서 검거 자체가 안 되니까(경찰 관계자 인터뷰)” (MBC 5월27일)>
‘주동자’와 ‘배후세력’을 알기 위해서는 주최 측을 조사해야 하며, 경찰의 주장을 제대로 보도하려면 경찰이 출석을 요구한 5개 단체, 10명의 인사들을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어느 방송사에서도 수사 대상으로 지목된 5개 단체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2MB 탄핵투쟁연대’,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다함께’, ‘미친소닷넷’에 대한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엄연하게 親北, 反자본주의 성향 보이는 단체들
현재 촛불집회를 주최하고 있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는 5월6일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1500여 개 단체가 참여했다고 하지만, 기자회견장 전면에는 강기갑․천영세․오종렬․이석행․한상렬․박석운 등이 배석했다.
오종렬․강기갑․천영세는 2007년 말 해체된 ‘전국연합(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의 대의원이었다. 현재 오종렬은 전국연합을 계승한 ‘진보연대(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천영세․강기갑은 각각 ‘민주노동당’ 소속 국회의원이다. 한상렬은 3월 해체된 ‘통일연대’ 대표이자, 현 ‘진보연대’ 공동대표며, 이석행은 ‘민주노총’ 대표이자 역시 ‘진보연대’ 공동대표이다. 박석운은 ‘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을 지냈으며, 현재 ‘진보연대’ 상임운영위원장이다.
위 인사들이 몸담고 있는 ‘전국연합’, ‘민노당’, ‘통일연대’, ‘민중연대’, ‘진보연대’ 등의 성격만 훑어봐도 경찰이 우려하는 ‘정치적 의도’를 알 수 있다.
그 외의 단체들도 마찬가지다. 포털사이트 다음 까페를 통해 활동하고 있는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의 개설일은 대선 당일인 2007년 12월19일.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 외에도 다양한 이슈들이 거론되고 있다. 그 중 ‘조선일보 비대위’ 방에 마우스 커서를 대니 ‘매국언론은 이명박의 허리! 그중 조선을 XX'라는 글귀가 나타났다.
‘다함께’는 ‘반전, 반자본주의, 노동자운동’을 표방하는 단체다. 홈페이지(www.alltogether.or.kr)에는 <저항운동의 축제, 맑시즘 2008>, <지역사회포럼 대학 맑스주의포럼> 등 다양한 단체 활동 소식이 소개되어 있다.
‘미친소닷넷’은 한미FTA 반대를 위해 2006년 11월에 결성된 단체다. 사이트 소개란에는 “현재 FTA를 통해 들여오려는 미국의 광우병소 수입을 반대하고, 나아가 하는 짓마다 말도 안 되는 짓만 골라서 하는 깡패 같은 미국의 행동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인터넷에 유포되어 논란을 일으켰던 ‘백골단·물대포 강경진압’ 동영상이 지난해 3월12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반FTA집회 장면인 것으로 밝혀진 것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 없이 보도 마지막에 짧게 다뤘을 뿐이다. 이밖에도 ‘경찰이 장애인 여성 머리채를 잡아챈 사진’ 등 경찰의 과잉 진압을 고발하는 동영상이 허위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지적과 우려는 찾아볼 수 없다.
<또 시위 진압에 백골단까지 투입됐다는 가짜 동영상은 재미교포 장모씨가 미국에서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MBC 28일)>
<한편 경찰은 논란이 된 백골단·물대포 동영상은 지난해 3월 한·미 FTA 반대 시위 장면으로, 92년 미국으로 이민 간 장모 씨가 현지에서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SBS 28일)>
‘광우병 괴담’ 유포와 함께 현재의 KBS, MBC, SBS의 촛불집회 관련 보도는 질문과 대답 자체가 짝이 맞지 않는 동문서답(東問西答)이다. 방송사들이 진실을 외면하는 동안 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은 계속 악용(惡用)되고 있다.
東問西答 되풀이 하는 방송사들
- 金秀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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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5-29, 00: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