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자는 얼마 전 개인적 용무로 뉴욕(New York)을 다녀왔다. 그러나 기자의 첫 미국 여행은 미국행 일본항공(JAL)을 함께 탄 어느 중년의 동포 관광객으로 인해 초장부터 일그러졌다. 이유는 기자 바로 옆에 앉은 문제의 관광객이 비행기를 탈 때부터 만취 상태였기 때문이다.
어찌나 많이 마셨는지 이 남자의 반경 3~5미터는 술 냄새로 진동했다. 그런데도 그는 계속해서 일본인 스튜어디스에게 와인(wine)을 요구했다. 글 쓰는 기자다보니 제 버릇 남 못준다고 기자는 이 남자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는 뉴욕도착 14시간 동안 총 7병의 와인을 마셨다. 그런 그에게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친절한 일본인 스튜어디스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7병의 와인을 그가 달라는 대로 꼬박꼬박 줬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가 잠자리에 들면서부터 시작됐다.
갑자기 냄새가 진동하는 발을 좌석 테이블에 올려놓는 게 아닌가! 그러자 이번에는 발 냄새와 술 냄새가 섞인 휘황찬란한 냄새가 주변 공기를 오염시켰다. 방독면을 쓰고 싶은 심정이었다. 물론 그가 풍기는 지독한 향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기자와 기자의 아내였다.
문제의 여행은 평생 한번 밖에 없는 기자의 ‘신혼여행’이었다. 이 기회를 통해 동포 관광객의 지독한 술 냄새와 발 냄새를 참아준 일본인 승객들에게는 사과를, 그리고 잠으로 냄새의 고통을 견뎌낸 아내에게는 늦게나마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2] 뉴욕 도착 후 기자는 여행안내 책자를 뒤져 뉴욕 최고의 스테이크 하우스를 찾았다. 그러다 어렵사리 찾은 곳이 바로 브룩클린 다리 건너 유태인 집단 거주 지역에 위치한 ‘피터루거’(Peter Lugar)였다.
1887년에 생겨 100년이 훨씬 넘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피터루거’는 유명세가 대단해서 최소 며칠 전에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맛보기 힘들 정도로 뉴욕의 명물이다. 그러다보니 레스토랑을 들어서면 이곳을 거쳐 간 수많은 미국의 유명 연예인들의 사진을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연예인은 토크쇼의 재왕 자니 카슨. 그는 2005년 79세의 일기로 사망했다. 주인아주머니의 말에 의하면 생전에 카슨은 ‘피터루거’에 자주 찾아와 스테이크를 먹었다고 한다. 그래서 기자는 그가 혹시 광우병으로 죽은 게 아닌가 해서 외신을 뒤졌다.
그랬더니 그는 광우병이 아니라 지병인 폐기종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혹자는 광우병과 알츠하이머가 연관 관계가 있다고들 하는데 이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카더라’식의 주장이다. 카슨의 경우 별 탈 없이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편히 잠들었다고 한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 기자는 20여분 동안 기다린 후 아내와 함께 자리를 잡았다. 기자 옆에는 일본인 관광객 2명이 앉아 주문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가만히 보니 일본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인종이 다 모인 것 같았다.
이윽고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백인 웨이터가 다가와 바구니 가득 빵을 가져다 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테이크가 나왔다. 그런데 나오는 모습부터 인상적이었다. 지글지글 기름이 튀는 스테이크는 정말 박진감 넘쳤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피터루가’의 스테이크는 고기를 얼마간 숙성시키기 때문에 깊은 맛이 난다고 한다.
종업원들도 매우 친절하다. 실제로 뉴욕의 유명한 스테이크 하우스 종사자들의 상당수가 ‘피터루거’를 거쳐 간 사람들이라고 한다. ‘피터루거’에서 미국산 스테이크 맛을 본 기자는 얼마 전 국내의 모 스테이크 하우스를 갔다. 그리고 스테이크를 먹었다.
문제는 ‘피터루거’에서 지나치게 미감을 고급으로 만들어 놓아서 그런지 국내 스테이크 맛이 고린내 나는 폐타이어를 씹는 것 같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연일 서울 시내가 시끄럽다. 강기갑 의원의 경우 하루가 멀다 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고 있다.
기자는 강 의원에게 뉴욕의 ‘피터루거’를 적극 추천한다. 만일 그가 미국을 가서 미국산 스테이크를 먹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면 기자입장에서는 ‘특종’이 되는 것이고, 의원에게는 미각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 매우 알찬 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고 목청 높여 대중을 선동하는 것 보다는 한번 시식해보고 ‘뇌송송 구멍탁’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는지. 이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더 국민을 위하는 것이 아닌지 한번쯤 고민해 보길 바란다.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