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아스팔트로 나서다.
어제 유월칠일밤, 아내가 걱정할까봐 잠든 틈을 타 살그머니 집을 나와서 광화문으로 갔었다.
의로운 대학생 한명이 힘겨운 일인시위를 계속 하고 있다는 소식에,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서 그를 격려하고자 갔었다.
밤 아홉시쯤 이미 광화문은 수구좌익과 그에 부화뇌동하는 군중들로 무법천지가 되어 있었다.
전경은 광화문 미대사관 앞쯤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거기서 방어벽을 치고 있었고,
거기부터 시청앞까지의 대로는 군중들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불법시위를 할 준비가 한창이었고, '미친소..' '이명박퇴진' 등 극렬하고 자극적인 문구의 피켓이 난무하였다. 조선일보 동아일보앞에는 간헐적으로 '조중동'을 비난하는 구호소리가 들렸다.
여기저기를 한참 찾다가, 파이낸스센터앞에서 촛불집회반대 일인시위를 하고 있는 젊은이를 발견하였다.
기사에 난 그 대학생은 아니지었지만, 반가운 마음에 다가갔다.
그 의혈청년은 주위에 모여든 군중들의 야유와 방해에도 불구하고 의연히 피켓을 들고 있었고,
그 주위를 그를 지지하는 듯한 몇몇 여성들과 두서너 남성들이 둘러싸 보호하는 듯 했다.
그 청년은 KBS MBC 의 편파왜곡방송을 비난하고 촛불시위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양손에 들고 잇었다.
지나가는 시위군중들이, 자기들의 주장과 정반대의 내용을 보고 흥분하여서 또는 웬일인가 하여 모여들었다.
좌익극렬분자들 몇몇이 바로 옆에서 일인시위를 방해조롱하며 밀어치길래,
그들을 말리다 바로 나하고 말싸움이 붙었다.
'당신은 뭐요' 하길래,
'난 이 청년과 뜻을 같이 하는 행인입니다' 하자,
적대감을 노출하며 어거지를 늘어놓기 시작하는데, 그 군중들 중 누가
'MBC가 뭘 왜곡했냐'고 따졌다.
옆의 일인시위하는 청년이 나에게 바닥에 놓은 1미터 정도 크기의 피켓을 가리켰다.
피켓을 들고 내용을 읽어주자 사방에 야유가 나왔다.
울분이 터져 나와서 피켓을 더욱더 두팔 높이 치켜들었다.
좀 젊잖은 사람은,
어줍잖은 논리로 설득하려고 하고,
어떤 자는 '너 한나라 알바 아냐? 일당 얼마야?' '나이도 들은 놈이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냐'
'당신 자식에게도 30개월 이상 광우병 쇠고기를 먹일거냐' '친일파..' 등등 별별 소리를 다 들었다.
극기야는 쌍욕이 나오고, 미성년 같은 애들한테도 별별 욕을 다 들었다.
과격한 자들은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개중엔 토론을 원해서 말도 좀 했는데 결국엔 거의 다 말싸움으로 끝나고 또 욕을 들어야 했다.
그 와중에도 이름도 모르는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그 청년과 나를 지켜 주었다.
그 분들이 없었다면 전경도 그 주변에는 없었으니 최소 전치 몇주의 부상을 입었으리라.
우 하면 폭도로 변하는 게 군중심리이니까.
홧김에 피켓을 들었지만 내려 놓을 수도 없었다.
사람들이 몰려 왔다 갔다 하며 계속 야유를 하니, 내려 놓는게 그들의 야유에 항복하는 것으로 비치게 되어 계속 들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졸지에 민중의 소리 인지 뭔지 하는 자들과 인터뷰도 하고, 드물지만 가까이 다가와서 귓속말로 위로와 격려도 받았다.
몇시간인지 잠시 내려 놓았다 한참 들고 하는 걸 반복했더니 새벽 두시가 다 되어어 버렸다.
바리케이트 인근에는 아직도 폭도들의 과격한 불법시위가 벌어지고 있었지만 그 뒤에는 인적이 드문드문 했다.
주위에서 우리를 지켜주던 기독교인으로 보이는 여성두분과 시위에 참석한 젊은 이들과 다소 진지한 찬반토론을 듣다가 집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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