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목표가 당나귀 등에 올라타고 으스대는 것이었다. 막상 가진 것 다 털어 당나귀를 샀으나 채 두어 번도 올라타고 거들먹거려 보지도 못했는데 주변에서 쪼아대고 수군거리기를 '주제에 무슨 당나귀, 식구들이나 잘 건사할 것이지!'
원체 줏대없는 인간이고 보니 내일은 팔아치우리라 작정했다.
(어린 아들녀석 앞세우고 당나귀를 팔러간다)
1) '아니 저꼬락서니 좀 봐. 저게 뭐람, 아무리 신주단지처럼 위하던 것이라 해도 짐승 아닌가. 아예 당나귀를 모시고 가는구먼'
(화들짝 놀라 손가락질하던 사람들에게 굽실거리며 황급히 당나귀 등에 올랐다)
2)'아니 아무리 무정한 아비라 해도 어린아이를 걸리고 아비가 타고가? 별꼬라지 다보겠네' 빨래하던 아낙들이 방망이로 빨래를 두들겨 패며 험담을 한다.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뛰어내려서 아들아이를 당나귀 등에 태웠다)
3)'세상 말세로세, 어린 놈은 당나귀타고 아비는 걸어간다. 헛 참 이놈의 세상 어찌될꼬'
아비는 안되겠다 싶어 아들과 둘이 같이 당나귀를 타고 가는데 이르렀다.
4)'몹쓸 놈의 인간 다 보겠네, 사람이 어찌 저리도 인정머리가 없는가. 말못하는 짐승이라고 아비·아들 함께 타고 가나, 저런저런, 못된 인간 같으니라구…'
골똘히 생각에 빠졌던 父子는 당나귀의 네 발을 두 묶음으로 묶어, 장목을 가로질러 어깨에 둘러메고 갔다. 두 부자는 죽을 땀을 흘리며 힘겹게 길을 가고 있었다. 물론 보는 이들은 낄낄거리며 웃고 지나갔다. 문제는 외나무다리를 건너게 되어서였다. 그 강물에 풍덩 빠져 허우적거리며, 부자는 겨우 헤엄쳐 나왔으나 두 발을 묶인 채 죽고 만 것은 당나귀였다.
<동화> 팔러가는 당나귀
- lyndalim(회원토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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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6-21, 2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