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는 항상 '여론이 이러니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언뜻 보면 아주 민주주의적인 이야기 같지만 비겁하기 짝이 없는 말이다. 정치인은 여론을 따라가는 관료가 아니다. 정치인은 바로 그 여론을 만들고 돌려놓고 선도하는 직업인이다.
김두관 장관에 대한 국회의 해임건의를 대통령이 거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여론은 잘못된 것이다. 한나라당식이라면 이 여론을 따라감으로써 더 이상의 투쟁을 중단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이 잘못된 여론을 선도하여 정당한 여론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그럴 힘이 있다. 국회를 지배하고 있으니까.
예컨대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9월15일까지 김두관 장관을 해임하지 않으면 김장관에 대해 탄핵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할 수 있다. 왜 대통령의 해임거부가 위헌적인지를 설명하는 지구당 대회를 전국적으로 개최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여 여론이 돌아가면 대통령이 무슨 수로 버틸 것인가.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은 불리한 여론을 돌려놓을 수 있는 이들이었다. 이 점에서 3金을 따라잡을 수 있는 정치인은 한나라당에선 아직 보이지 않는다.
여론을 만드는 게 정치인
- 조갑제
- ▶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 2003-09-08, 2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