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가치를 수용한 통일헌법"을 만들자는데...

촛불난동이 개헌정국으로 이어진다면
『통일헌법은 남북 간 이질화된 이념과 체제를 포용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북한법연구회 회장 장명봉(張明奉) 국민대 명예교수의 주장이다. 張교수는 한국공법학회가 6월28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가진 세미나에서 『남북 헌법체제의 이질성을 극복』하고,··『남북 모두 개혁을 통해 양 체제의 이념적 대립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통일헌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남한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기보다 남한체제의 이념적인 면에서의 자기 수정(修正) 내지 극복(克復)의 노력이 요청된다...현재 남한이 안고 있는 모순(矛盾)을 해소하는 민주적 개혁이 요구된다...남한의 자유민주주의(自由民主主義)가 승리(勝利)한 것으로 결론짓는 것은 경계할 일이다』

『통일헌법이념은 자본주의(資本主義)의 모순(矛盾)과 자유민주주의(自由民主主義)의 한계(限界)를 극복할 수 있는 가치체계를 이루는 것...사회주의(社會主義) 경제제체의 장점(長點)을 가미...사회주의적 장점들도 수용...일종의 혼합(混合)경제체제를 취하는 것...사회적 시장경제원리를 이념적 기반...남한의 자본주의의 사회적․경제적 諸모순을 제거하는 것으로서 일부 사회주의(社會主義) 가치를 수용하는 것이다』


하나같이 소위 사회주의적 장점을 수용해 좀 더 왼편으로 헌법을 바꾸자는 주장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대한민국 체제에 입각한 통일이 아닌 남북한의 중도(中道)통합론이다.

문제는 張교수「類」의 주장과 함께, 때 아닌 개헌(改憲)론이 빗발친다는 사실이다. 촛불난동에 맞물려 여(與)건 야(野)건 『5년 단임제가 화근』이라는 주장들이다.

중앙일보는 개헌 분위기 띄우기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이 신문이 6월24~26일 3일간 전화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18대 국회의원 224명 중 182명(81%)이 18대 국회에서 개헌해야 한다고 답했다. 182명이면 개헌 의결선인 재적 3분의 2(200명)에 육박한다.

불길(不吉)한 일이다. 「사람」이 아니라 「제도」 탓하는 것도 난해한 일이지만, 좌경화된 여론구도에서 이뤄질 개헌이란 결국 대한민국의 「좌」클릭 이동이 될 것이다.

실제 개헌 논란에서 제기되는 쟁점은 권력구조 개편 뿐 아니라 「통일조항」·「영토조항」, 심지어 장명봉 교수 주장처럼 국가 이념의 근본적 수정도 포함돼 있다.

통합민주당은 與黨시절부터 통일을 대비해 헌법 제3조 개폐 등을 주장해왔다.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영토로 한다』는 「영토(領土)조항」이다. 북한이 반국가단체(反國家團體)라는 국가보안법의 존립근거와 대한민국 주도의 남북통일을 해야 한다는 결론은 여기서 도출된다.

통민당 대선후보였던 정동영(鄭東泳) 前통일부장관은 『平和體制 구축을 넘어서서 남북연합을 내다본다면 헌법 3조의 영토조항을 손질해야 한다(2005년 10월24일)』는 등 「영토조항」을 개폐해 북한을 反국가단체가 아닌 국가적 실체로 인정해야한다는 뜻을 피력해왔다. 『영토조항을 개정해 6.15정신을 삽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좌파(左派)에 널리 통용돼 온 논리이다.

여당과 정부가 소위 학계와 야당에 널리 퍼져 있는 좌파적 개헌의 흐름을 막아낼 수 있을까? 현재로선 전망이 밝지 않다. 한나라당 원내총무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널리 알려진 헌법 제3조 개폐론자이다. 그는 지난해 6월19일 한나라당 대선후보 안보토론회에서 「영토조항」 존치론을 맹비난했었다.

洪 의원은 북한은 91년 UN가입으로 국제법상으로 국가가 됐다고 주장하면서, 『북한을 反국가단체로 규정한 조항들(헌법 제3조)을 개정해야 한다』며 『이런 것들(헌법 제3조 존치론) 때문에 계속 한나라당이 反통일 세력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촛불난동이 개헌정국으로 이어지면 상황은 더욱 난감해진다. 87년 헌법의 좌향좌를 막기 위한 초동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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