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1일 월요일 오후2시 문화일보홀(서울 충정로1가)에서 열린 ‘조갑제(趙甲濟)의 현대사 강좌’에서 김희상(金熙相) 예비역 중장(前 국방보좌관)은 ‘북핵(北核)과 안보(安保)’라는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평화’를 노래하며 입고 있던 갑옷까지 벗어버렸다. ‘햇볕’에 마취되어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걱정이다”고 말문을 연 金 前 보좌관은 “핵폭탄은 단 한 발이면 한반도를 마비시킬 수 있는 절대무기이며 정치무기이다. 그래서 북한의 핵실험에 전 세계가 경악했는데 정작 우리는 ‘설마 동족(同族)에게 쓰겠느냐’며 스스로와 국민을 오도(誤導)해왔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정일(金正日)은 그 핵을 만들기 위해 300만의 자기 국민도 굶겨 죽인 사람이다. ‘미국의 핵우산이 있지 않느냐’고 안심할지 모르나, 북한의 핵위협은 미국의 핵우산으로도 커버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우선 남북의 군사적 균형이 붕괴되고 직간접적 도발 위험성이 높아질 것이다. 설사 평화가 유지된다고 해도 굴욕적이거나 노예적인 평화에 불과할 것이고 그런 평화는 한반도 적화(赤化)로 가는 길을 닦게 될 위험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통일은 그것이 평화적이건 군사적이건 어떠한 형태의 통일이건 간에 궁극적으로 군사통합으로 매듭지어진다”며 북한이 통일의 원동력을 구축하기 위해 핵을 개발했음을 확신했다. 그런 북한이 수백만의 인민을 굶겨 죽여 만든 핵을 어떻게 포기하겠느냐며 “한반도가 자유민주체제로 통일되지 않는 한 북한의 항구적 핵 폐기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 신고에 따른 핵 폐기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는 가능한 문제이나, 실지적으로는 불가능하다며 “핵문제가 제대로 해결되려면 핵탄두, 핵물질, 핵시설, 핵기술 네 가지를 모두 폐기해야 한다. 우리에게 가장 큰 위협은 낡아빠진 핵시설이 아닌 이미 만들어 놓은 핵탄두이다. 6발~20발 정도가 된다는데 북한이 과연 직접 시인하고 성실하게 다 신고를 하겠는가? 신고도 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폐기할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북핵 협상은 부시 美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중동에서 누적된 실책을 메우기 위해 ‘외교성과’를 급조하려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북한은 핵 폐기 시늉만 하고 부시는 그런 북한을 테러 지원국에서 해제해 주는 것으로 끝날 것으로 본다는 겁니다.”
또한 金 前 보좌관은 “우리의 ‘잃어버린 10년’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 새로운 미래를 창조해 나가야할 때에 국민의 안보의지, 국군의 국방태세, 한미동맹의 전통적인 국가안보 3대지주를 끊임없이 흔들어댔다. 전투는 군인의 몫이지만 전쟁은 국민이 수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군복무 2년은 썩는 시간’, 국토사수를 ‘땅따먹기 놀이’라고 비아냥대는 국가 지도자와 북한의 간접침략에 휩쓸리는 우리 사회를 보면 과연 우리나라와 국민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킬 의지가 있는 건지 자신이 없다”며 북핵에 대한 유일한 현실적 대안은 한미동맹을 더욱 튼튼히 하는 길뿐이라고 밝혔다.
지난 정부가 집착해 온 평화체제에 대해서는 “‘평화체제’의 본의가 살려면 북한도 평화공존의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농담으로라도 ‘적화통일을 포기한다’고 한 적이 없고, ‘북한의 평화체제구축대상은 미국’이라고 못 박아 왔다. 한국은 북한에게 평화의 대상이 아닌 통합의 대상, 적화통일의 대상이다. 한반도에서 핵 폐기 없는 평화란 사기일 뿐이다. 핵을 보유한 북한과의 평화체제 구축으로 이어진다면 잘 되어봐야 한반도의 항구적인 불단 갈등 체제에 다름이 아니고 결국 적화통일로 가는 대로를 닦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앞으로의 대처방법으로 ▶친북좌익 세력의 청산으로 건강한 사회 구현 ▶국민의 안보적 소양과 지혜의 제고 ▶한미동맹의 복원과 동맹체제의 재정비 ▶현실적인 대북정책의 수행 등을 제시하며 “가장 중요하고 서둘러야 할 과업은 흔들리는 한미동맹을 추스르는 일이다. 한반도 통일과정에는 엄청난 정치․경제․군사적 소요가 발생할 것이다. 그런 대규모 소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고, 한미연합사는 그 지원을 받아들이는 양호한 체제이며 통로이다. 장기적 안목으로 봤을 때 연합사는 함부로 대체할 수 없는, 가장 값싸고 효율성 높은 국방체제”라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행히 새 정부는 한미관계를 21세기 전략동맹으로 발전시켜나가겠다고 합니다. 다행히 ‘북한 핵’이라는 공통의 위협과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안보상 국제적 과제, 팽창주의적 중국 위협에 대처해야 하는 미국의 안보이익을 고려하면 아직은 동맹을 재정비할 수 있는 바탕은 충분합니다.”
한편 金 前 보좌관은 “지난 10년 동안 북한의 수많은 도발에 응징이나 보복이 없어 북한이 우리를 만만한 상대로 경멸하게 만들었다”며 앞으로는 단호한 응징과 보복행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건강한 평화는 용기 있는 자만이 향유할 수 있다. 우리는 과연 평화를 누릴 자격이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며 불합리한 남북관계를 정리하고 무조건적인 대북지원은 하지 말아야 하며 더 이상 북한에 끌려 다니지 말고 남한이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역사는 희생으로 성장하는 법이다. 오늘의 작은 희생을 두려워하면 내일 더 큰 희생을 강요당한다. 그래서 역사는 지혜롭고 용기 있는 자의 것이 되어왔다. 용기가 필요할 때 비겁한 것은 더할 수 없는 죄악이다”고 밝힌 그는 “적화통일 이외에는 김정일이 살아남을 길이 없고, 자유민주통일 외에는 북한 핵을 해결하고 우리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남아있는 마지막 기회의 시간마저 훼손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국민이 지혜로워야 정책도 지혜로울 수 있고, 국민의 용기와 의지가 뒷받침 되어야 지혜로운 전략도 살 수 있다. 우리는 물론 우리 자손들의 미래를 위해 지금, 다함께 국가적 용기와 범국민적 지혜를 행동으로 발휘하자”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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