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만세' 주장할 수 있어야 민주국가(?)"

범청학련남측본부 의장 윤기진 법정서 김수영(시인) 詩 인용 언급
이적단체 ‘범청학련남측본부’(한총련 상급조직)의 윤기진 의장이 ‘<김일성 만세>를 주장할 수 있어야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김수영(시인)의 미발표 유작을 언급하며 “이를 전적으로 공감하는 바”라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국보법 위반 혐의로 최근 검찰로부터 징역 7년을 구형받은 윤기진은 지난 21일 최후진술서에서 이 같이 밝히고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임의로 제약하고 처벌한다는 발상은 전근대적이며 민주주의라는 제도적 지향과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기진은 (자신을) “처벌하려고 해도 인간의 생각을 몇 프로까지는 유죄, 몇 프로까지는 무죄라는 법적 기준을 세우기조차 난감할 것”이라며 “국보법이 새빨간 색안경을 쓰고 사상검증, 표현통제로 활개 치는 사회에서는 건강한 토론문화는 물론이고 민주주의 발전도 요원한 꿈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양민학살·살인·강도·강간 벌인 범죄중독자”

그는 이어 촛불시위를 언급하며 “극우세력들이 어김없이 ‘친북세력’ 배후설을 퍼트리고 극렬반북시위를 조장하는 것처럼, 이남에서 역사적으로 ‘반공이데올로기’를 기득권 세력이 정치적 위기에 처할 때면 버릇처럼 들고 나오는 방패막이로 사용됐다”고 지적한 뒤, 이처럼 “잘못된 인식들이 중요한 역사적 분기점들마다 민주화의 발목을 잡았다”고 해석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38선을 긋고 동족상잔의 전쟁을 부추긴 침략과 전쟁의 나라인 미국에 분노하고, 한국전쟁 당시의 수 십 만에 달하는 양민학살에 이어 윤금이 누이부터, 효순·미선이 까지 살인·강도·강간 등의 강도적 행각을 매일 평균 5건씩 60여 년간 일삼아 온 범죄중독자”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천문학적 액수의 자국군대 주둔비를 강요하고 군사주권도 모자라 경제주권까지 앗아가는 미국을 반대하는 저는 분명 ‘반미주의자’입니다”라고 고백한 뒤, “저의 대안은 민족공조입니다... (중략) 남북공조·조국통일만이 21세기 민족의 부강번영을 위한 유일한 출로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윤기진은 또 “반미자주와 민족공조가 이념을 넘어 실현단계에 들어가고 있다”, “자주·민주·통일에 대한 지향과 반미·민족공조에 대한 원칙에 대해 후회도 아쉬움도 없다”, “저는 민족공조론자이며 조국통일의 이정표인 6.15선언, 10정상선언의 열렬한 지지자”라고 밝혔다.

“김일성 사망, 민족전체에게 안타까운 비보”

윤기진은 앞서 수배기간 중인 지난해 10월 인터넷 홈페이지(범청학련남측본부)를 통해 김일성의 유훈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피력했다. 그는 노무현·김정일이 주도한 10.4선언을 “김일성 주석의 조국통일유훈을 관철하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강한 통일의지의 산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94년 7월 김일성이 사망한 것을 “민족전체에게도 안타까운 비보”라며 94년부터 2000년까지를 “지금과 같은 6.15 시대에는 감히 상상하지 못할 만큼의 무겁고 어두운 반통일의 기운이 한반도를 뒤덮고 있었던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기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른바 ‘선군정치’로 헤쳐 나갔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그의 북한 정권 찬양은 96년 11월 24일에 김정일이 했다는 ‘결심’에 대한 조명으로 이어졌다.

당시 판문점 시찰을 나온 김정일이 그곳에 있는 김일성의 친필 서명을 보고 ‘김일성 주석의 조국통일유훈을 관철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을 결심했다는 것. 그때의 결심을 바탕으로 6.15선언과 10.4선언이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이 윤기진의 주장.

윤기진 부인 황선, 노동당 창건일 북한서 딸 출산

윤기진의 이 같은 ‘횡설수설’은 선군정치에 대한 찬양으로 이어졌다. 북한의 선군정치를 “남한과 해외의 동포에게 ‘민족에 대한 긍지, 통일에 대한 자신감을 크게 안겨 주었다’”고 평한 윤기진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결단’이 미국의 대북전쟁정책이 무력화되고 통일의 조건을 유리하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윤기진은 국보법 위반 혐의로 9년간 수배생활을 해오다 지난 2월 27일 공안당국에 의해 구속됐다. 그는 국보법 상 잠입탈출, 이적단체 가입, 회합통신, 이적표현물 제작 및 반포, 이적표현물 소지, 고무찬양 등의 혐의를 받고, 그동안 8차례에 걸친 법정공방을 벌여왔다.

윤기진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20일 오후 1시30분에 서울 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윤기진의 부인으로 알려진 황선 민노당 자주평화통일위원장은 당내 대표적 극좌인사로 98년 한총련 대표로 입북, 실형을 받았다. (당시 방북 대표로 황 위원장을 파견한 인물이 현재의 남편인 윤기진으로 알려져 있다.)

황 위원장은 2005년 10월 만삭의 몸을 이끌고 북한이 주최한 아리랑 공연에 나선 바 있으며, 로동당 창건 60주년(같은 해 10월10일) 북한의 평양산원에서 딸을 출산했다. 북한 정권은 황 위원장의 딸을 소재로 단막극(옥동녀)을 상영하는 등 체제선전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황선 출산 소재 단막극, 北연극축전서 1등 차지

이와 관련,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2006년 11월 21일자 기사에서 단막극 ‘옥동녀’에 대해 “조국통일은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조선민족의 숙원이라는 것을 절절히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 연극을 석 달 만에 완성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6.15 북남 공동선언의 기치를 높이 들고 반드시 조국통일을 이룩해갈 전 민족적 감정과 정서가 차 흐르는 이 작품은 무대에 오르자 관람자들의 인기를 완전히 독차지하였다”면서 “밝은 양상에 정서적 여운이 깊고 인식·교양적 의의가 큰 것으로 하여 얼마 전에 진행된 전국연극축전에서 1등을 하였다”고 밝혔다.

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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