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사람을 소외되지 못하게 하겠다.”
전교조와 민노총이 ‘이명박 교육정책을 끝장 낼 시민들의 촛불후보’라며 적극 지지하고 나선 주경복 서울시 교육감 후보(건국대 교수)의 주장이다.
그래서일까?
주경복 후보는 자신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 전원에게 A학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 교무처가 지난 15일 단과대에 보낸 공문에 따르면, 그는 올 1학기에 자신이 개설한 문과대 커뮤니케이션학 전공 '비평과 커뮤니케이션' 과목 수강생 14명 중 4명에게 A+학점을, 10명에게 A학점을 줬고, '예술과 커뮤니케이션' 과목에서는 수강생 19명 가운데 6명에게 A+, 13명에게 A학점을 줬다고 한다. 이는 'A학점을 35% 이하, A와 B학점을 70% 이하로 상대 평가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건국대 교무행정요강을 위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주 후보는 '두 과목은 조(組)를 짜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행하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점수를 계량화하는 것이 애매했다'고 주장했다.
한 건국대 교수는 '편법을 써서 모든 학생에게 학점을 똑같이 잘 줬다는 건 대학 교육의 기본을 무시한 처사'라며 '이런 것이 주 후보가 주장하는 '평등교육'이라면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비판했다지만, 어쨌든 주 후보는 “교육이 사람을 소외시키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준 셈이다.
제자들 모두에게 A학점을 준 주경복 후보의 행태는 사실 신기한 것은 아니다. ‘경쟁’보다 ‘평등’을 중시하는 교육이념을 가진 자들에게는 자연스러운 발상이기 때문이다. 독일(옛 서독)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1960년대 후반 집권한 사회민주당 정권은 좌파이념이 득세하던 시대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의 수업부담 감소, 경쟁 배제, 교육의 기회균등, 학생들의 '잠재력'을 배양 등을 명목으로 '교육개혁'을 단행했다. 그들은 '노는 것이 곧 공부' 혹은 '놀면서 공부한다'는 개념을 강조했다. 반면에 학생들의 성적평가나 학력증진을 위한 노력들은 백안시했다. 그 결과 코미디 같은 일이 속출했다.
어떤 좌파 교사들은 ‘교육의 기회균등’을 내세워, 고등교육을 받은 상류층 부모를 둔 학생들의 성적을 일률적으로 1점씩 감했다.
좌파 성향이 농후했던 브레멘 대학에서는 졸업시험 때 네 명이 한 조가 되어 구술(口述)시험을 보는데, 한 사람만 정답을 얘기하면 네 명 모두에게 같은 점수를 주었다. 이는 '두 과목은 조를 짜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행하는 수업이었기 때문에 점수를 계량화하는 것이 애매했다'는 이유로 학생 모두에게 A학점 이상을 줬던 주경복 후보의 경우와 매우 흡사하다.
연방제 국가인 독일에서 교육정책은 기본적으로 주(州)정부 소관이었다. 그 결과 흥미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좌파 사민당이 집권한 주에서는 평준화 교육의 결과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된 반면, 우파 기독교민주당이나 기독교사회당(바이에른주에 기반을 둔 기독교민주당의 동맹정당)이 집권한 주에서는 학생들의 학력이 올라갔던 것이다. 독일에서 고교생들의 학력수준이 가장 높은 주는 지난 50년 동안 '수구꼴통' 기독교사회당이 장기 집권해 온 바이에른주다. 반면에 공부하기 싫어하는 바이에른주 학생들은 사민당이 오랫동안 정권을 잡아온 인근 헤센주의 고등학교로 전학을 간다고 한다. 거기서는 놀면서 고등학교 졸업장을 딸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을 한국의 바이에른으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헤센으로 만들 것인가? 어느 쪽이 자녀들의 장래에 도움이 될 것인가? 오는 7월30일, 서울시민들의 한 표가 자녀들의 미래를 결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