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에 포함됐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의 '10·4 정상선언' 관련 문구를 우리 정부가 '외교적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수정을 요청해 결국 삭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무리 현 정부가 '노무현 정책과의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번 ARF에서 우리측이 최고의 목표로 삼았던 '금강산 관광객 피격' 부분의 동시 삭제까지 감수할 정도로 10·4 선언이 부담스러웠 냐는 것이다.>
위의 조선일보 기사는 무리한 비판이다. 이런 류의 비판이 주말에 한국 언론을 뒤덮었다. 작년의 김정일-노무현 사이 10·4 선언은 反헌법적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한국 정부는 어떤 일이 있어도 국제사회에서 10.4 선언을 지지하는 성명이 나오는 것을 막았어야 했다. 10·4 선언대로 하면 한국은 赤化되거나 분열된다. 정부는 그 일을 해냈다. 문제는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도 동시에 빠졌다는 데 있다. ARF 의장국(싱가포르)이 남북한의 요구를 동시에 만족시키려고 10·4 선언과 금강산 항목을 다 삭제한 것이다.
언론은 금강산 피살 사건 규탄 항목을 넣기 위해서는 10·4 선언 항목을 빼지 않았어야 했다는 식으로 정부를 비판한다. 노무현 정부와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하여 무리수를 두었다는 주장도 한다. 그렇다면 10·4 선언을 지지하는 성명이 나오도록 내버려두어 李明博 정부가 결과적으로 反헌법적 행위를 지지하는 자기부정적 모양새가 되도록 했어야 했단 말인가?
10·4 선언은 반역면허증 역할을 한 6·15 선언을 계승한 것이다. 李明博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6·15 선언과 10·4 선언을 지지하는 것처럼 비쳐졌을 때는 국내 보수층의 반발이 거세게 일어났을 것이다. 더구나 10·4, 6·15선언 지지는 헌법위반이다. 10.4 선언 지지는 6.15 선언에서 명시된 연방제-연합제 혼합방식의 反헌법적 통일방안을 지지한다는 것을 뜻한다. 정부가 그런 헌법위반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언론이 있는 대한민국은 도대체 어떤 곳인가?
10·4 선언 조항은 빼고 금강산 조항은 넣고 했으면 좋았겠지만 외교가 마음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李明博 정부의 고민을 이해한다. 외교에서 100%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것은 정부가 神이어야 한다는 생각과 크게 틀리지 않다. 代案 없는 비판은 공무원들로 하여금 언론을 경멸하게 만든다.
정부가, 10·4 선언 지지 항목을 빼기 위하여 금강산 피살 언급 조항을 양보했다고 해도 이는 잘한 일이다. 정부가 10·4 선언을 국제회의에서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반역노선을 계승한다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 되고 김정일 정권은 이를 약점으로 삼아 '6·15, 10·4 선언을 이행하라'고 우리를 압박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李明博 정부는 對北퍼주기와 對北굴종정책으로 돌아간다.
금강산 피살 문제는 국제사회의 도움 없이 우리 힘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김정일 정권이 사과, 문책할 때까지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기다리는 것이다.
한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8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에 ‘금강산 피살사건’과 ‘10·4 정상선언’ 관련 문구가 동시 삭제된 데 따른 비판론과 관련, “완전히 실패한 것(외교)이라는 지적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유 장관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를 찾아 최근 외교 현안과 관련한 최고위원회의 보고 직전 기자들과 만나 “多者회의의 협상 방식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한다. 그는 “의장성명은 회의의 종합된 의견을 담기도 하지만, 관련국의 의견을 참작한다”며 “북한이 강력히 반발했고, 우리도 10·4 頂上선언이 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은 만큼 이를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과 야당은 외교부장관의 사퇴를 주장한다. 10.4 선언 지지 성명이 나오는 것을 좌절시킨 장관을 사퇴시킨다면 남북한 좌익들은 이 정부가 對北정책을 좌파정권 시절로 되돌리는 것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 이 정도의 사안으로 외교부 장관을 경질한다면 매달 한 명씩 바꿔도 언론과 야당을 만족시킬 수 없다. 외교부 장관을 교체하면 김정일은 '우리의 외교적 승리'라고 축배를 들 것이다.
대통령 중심제하의 미국에선 국무장관이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시 대통령은 두 사람의 국무장관만 썼다. 前期엔 파월, 後期엔 라이스. 외교상의 많은 실수가 있었지만 장관을 바꾸지 않았다. 언론과 야당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여 장관을 자주 바꾸면 장관들은 대통령보다는 언론과 야당의 눈치를 더 보게 된다. 언론과 야당이 李明博 정부보다 더 公益的이라고 믿을 만한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
한눈에 보는
베스트 기사
- 1 권양숙이 딸을 위해 건넨 13억 돈상자는 환치기 방식으로 미국으로 송금되었다!
- 2 잠시 韓이 싫었지만 이젠 韓을 위한 변명을
- 3 고급장교의 知的·전략적 수준 끌어올려야
- 4 돌아가시면 그냥 모든 것이 끝나버립니다
- 5 이재명 대통령의 '4만(慢)'=자만, 오만, 교만, 거만
- 6 중수청장 지명 놓고 낯뜨거운 비토 논쟁
- 7 애국자라면 노무현을 존경하기가 불가능한 이유
- 8 2003년 ‘반노반김’의 趙甲濟, 2026년 “노무현 존경안한다”는 韓東勳
- 9 이화영이 대통령을 향해 진짜 하고 싶은 말
- 10 남의 궂은 일에 “우울증 걸리겠네.”가 할 말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