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샤라프 대통령 사임 선언을 보면서

국민들의 수준이 낮은 나라에서 민주주의를 하면 선동꾼과 기득권세력의 노리개로 전락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파키스탄이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18일 사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주요 방송을 통해 생중계된 對국민 연설에서 '현재 내가 처한 상황과 법률 자문 및 정치적 동지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사임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내 미래를 국민의 손에 맡긴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그는 '지난 9년간 내가 행한 모든 업무는 충심에서 우러난 것이며, 우리 정부는 파키스탄과 국민을 최우선으로 두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호소했다. 무샤라프는 '이기심을 가진 사람들이 나를 음해하고 나에 대해 거짓 주장을 펴며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며 '그들은 이런 행동이 국가를 망치는 길이라는 것을 생각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무샤라프는 육군참모총장 시절 쿠데타를 통하여 집권했다. 탈레반을 지원하던 파키스탄 정부는 9.11 테러가 나자 재빨리 미국 지지로 돌았다. 무샤라프의 파키스탄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미국과 합세했다. 그러나 알 카에다의 빌 라덴은 파슈툰 부족이 지배하는 파키스탄 산악지대에 은거하고 있고, 파키스탄 군부는 사실상 이를 묵인해왔다.

지난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한 여세를 몰아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하려고 하니 무샤라프가 사임을 결심한 것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군부의 쿠데타, 국회의 반격이 악순환하면서 정권이 군부와 민간인 사이를 오고간다. 이러는 사이 장기적 정책의 추진이 불가능해지고 地主계급을 중심으로 한 부패한 기득권층은 개혁을 거부함으로써 인구 1억6000만 명의 국민들은 기아선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가 발전하지 못한 곳에서, 더구나 국민들의 수준이 낮은 나라에서 민주주의를 하면 선동꾼과 기득권세력의 노리개로 전락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파키스탄이다. 국민들의 분별력과 국민소득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파키스탄 사례를 보면서 富國强兵의 기틀을 만든 李承晩과 朴正熙 대통령이 한국 민주주의의 건설자였음을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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