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다시 한 번 북한 붕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과거 두 차례(89년 동구권 붕괴·90년대 중반) 때처럼 어떤 특정 계기나 사건들 때문에 생겨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논의는 그동안 누적되어 온 여러 문제점들로 인해 체제의 골수 깊숙이 치유되기 불가능한 골병이 들어 있다는 진단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경우들보다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다 할 개혁·개방 없이 10여년 더 지속되는 동안 북한 경제는 속 깊은 중병이 더욱 악화되었고, 이에 따른 사회주의 질서의 이완내지 김정일과 지배세력에 대한 반감도 90년대보다 커졌다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북한에 급변사태가 터질 위험시기는 과연 언제쯤일까? 금년 이 시점 이후 어느 때라도 ‘그날’은 벼락처럼 올 수 있으며, 특히 2012년~2012년 기간을 주목해보고자 한다. 이 시기는 한 마디로 급변사태라는 ‘위험’과 그로 인한 민족통합(통일)이라는 ‘기회’가 공존하되, 북한 붕괴 가능성은 2020년을 기점으로 갈수록 증대되지만, 그에 따른 통일의 기회는 2020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왜냐하면 2020년 이후에는 중국의 ‘veto power’(거부권한)가 막강해져서 만일 북한이 내부적으로 붕괴되더라도 서독이 동독을 흡수 통일했듯이 대한민국이 북한을 흡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필자가 2012년 이후를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북한은 이 시기에 내부적으로 경제적·정치적 고비를 겪게 될 것이다. 북한이 붕괴할는지도 모른다는 식의 위기전망은 근본적으로 경제위기로부터 비롯된 것인데, 북한의 경제는 그동안 한국을 비롯한 외부의 지원에 힘입어 그럭저럭 지내왔음에도 불구하고 획기적인 개혁·개방 조치 없이는 조만간 내구력의 한계점을 지나칠 것이다. 북한 경제의 파국적 실상을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식량위기인데, 매년 약 200만 톤 정도의 곡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이 과연 언제까지 외부에 손을 벌리는 것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갈 것인가? 식량난의 근본적 해결 없이는 북한의 주민통제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며, 결국은 정권과 체제에 대한 민심의 이반은 먹는 문제와 같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 욕구의 불만으로부터 비롯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김정일은 2020년에 78세가 되는데, 그 이전에 어떤 형태로든지 후계문제를 두고 내부적 정치리더십의 파동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 다음으로, 같은 시기에 북한은 외부로부터 밀어 닥치는 정보와 민주화의 파도에도 직면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금년의 북경 올림픽과 2010년의 상하이 엑스포를 계기로 또 한 번 경제적 도약의 발판을 도모할 것인데, 이는 그만큼 개혁·개방의 폭이 확대됨을 의미한다. 그리고 경제가 어느 수준에 도달하게 되면 각국 근대화의 역사가 보여주었듯이 예외 없이 ‘민주화의 열풍’이 중국에도 불어 올 것이다. 근대화의 과정에서 겪게 되는 민주화의 ‘열병’은 일종의 ‘성장통’으로서 역사의 흐름에 ‘건너뛰기’란 없다. 또한 2012년에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동시에 실시될 것이며, 특히 2012년 한국 대선은 유례없는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좌우 대결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예정대로라면 이 해에 전시작전통제권이 우리의 단독행사로 전환될 것이며, 이로써 한국 방위도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한편, 앞으로 몇 년 사이에 북한이 만일 6자 회담 또는 미·북 간의 획기적 담판을 통해 북한 핵 문제를 타결하고 미·북 및 일·북 관계 정상화를 이루게 된다면, 외부 자금 유입을 통한 경제 난국 타파를 위해 소위 ‘개발독재’를 시도할 가능성도 예측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일은 여하튼 ‘체제안정과 개혁·개방’ 사이의 풀릴 수 없는 방정식에 직면할 것이다. 북한의 체제안정을 위해서는 경제난 타개가 필수적이며, 경제난 타개를 위해서는 개혁·개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개혁·개방을 하게 되면 이제까지 지탱해온 북한 체제의 모순과 허구성이 드러나게 되고, 마침내는 이데올로기와 정치체제에 균열이 오게 된다. 이 딜레마는 결국 북한 급변사태로 가는 통로가 될 것이다. 상기와 같은 내부로부터의 다양한 변수들에 의해, 북한은 지금 이 시각에도 진행 중인 ‘국가해체’의 과정을 겪고 있으며, 이것은 어느 날 붕괴라는 급변사태로 급진전 될 수 있다. (계속) 정리/프리존뉴스 김필재 기자 (spooner1@freezon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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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넘어가면 中반대로 韓國주도 '흡수통일' 어려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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