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공조에 기초한 ‘韓中 전략대화’ 진행해야
지난 9월 22~26일 북한민주화네트워크(대표: 한기홍)가 중심이 되어 개최한 「2008북한인권캠페인」중에는 “post-김정일 북한 전망” 주제하의 전문가 워크샾(25일)도 있었는데, 이날 워크샾에서는 흥미롭게도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의 개입 여부에 초점이 모아졌다. 논의 결과, 중국의 향후 한반도 전략에 관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아볼 수 있게 된 것이 커다란 소득이었다.
우선 중국이 북한 지역을 어떻게든 개입ㆍ점령하여 그 영향력 하에 두는 일종의 ‘제국주의적(imperialistic)’ 정책을 취하리라고 전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현재 중국은 올림픽 개최 등 국제사회에의 진입과 세계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으며, 특히 국제사회의 중국 인식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주변국과의 영토분쟁, 티베트 탄압 등과 관련, 외부로부터의 비판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개입’이라는 카드를 쉽게 사용하지는 못할 것이란 얘기다.
중국이 북한 개입을 쉽사리 감행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속내는 북한 주민들의 강한 ‘반중(反中) 감정’ 때문이라고 한다. 북한 동포들은 지옥같은 삶의 현장 속에서도 중국의 침략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이러한 민족주의적 정서가 중국으로 하여금 쉽사리 북한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결행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중국은 북한 급변사태 시 “UN을 통한 문제 해결”을 주장해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중국은 현재 UN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UN깃발 아래 (타국과 함께)북한에 개입할 수 있는 근거를 갖고 있으므로, 굳이 직접 개입하지 않고도 문제 해결을 위한 주요 국가로 참여하여, ‘침략’이라는 비판을 면하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북한 급변사태 시 한반도에 대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동안 분석해왔듯,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첫째, 자국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한반도의 안정’, 둘째, 가능하면 미국 영향력 견제 등을 꼽는다. 무엇보다도 중국은 북한 급변사태로 인한 <대량 난민의 유입 → 만주 지역의 혼란>을 가장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한민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에 따른 韓美 연합세력과의 직접적인 국경대치를 피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은 북한 급변사태 시 (한국 등이) 북한에 질서유지ㆍ사태수습 차원에서 문제가 안 생기도록 완전히 책임질 수 있다면, 그리고 적대적인 국가가 압록강ㆍ두만강 너머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기근(饑饉) 및 유혈사태, 대규모 난민 발생, 대량살상무기 유출 등으로 만주 지역이 극도의 혼란에 빠질 징후가 나타나면, ‘개입’ 외 다른 선택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에게 있어 북한 개입은 무질서로 인한 혼란을 피하기 위한 ‘차악의 선택(less evil than chaos)’이라는 얘기다.
란코프 교수는 불길하게도, 그러나 만약 중국이 일단 북한 지역에 개입, 점령하는 일이 벌어지면, 이후 단기간 내에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를 피력했다.
북한의 정치변동이 임박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한국은 중국의 개입을 우려한 나머지 감정적으로 비판ㆍ규탄만 할 것이 아니라, 냉정한 현실 인식의 바탕 위에서 중국과 물밑 차원의 진지하고도 건설적인 대화를 진행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그 방식은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하는 <韓美공조+韓中전략대화> 또는 <韓美공조+韓美中전략대화> 형식이 바람직하다.
중국과의 협의를 통해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켜줄 구체적인 조치가 제시되어야 한다. 예컨대, 북한 급변사태 시, 韓美연합군 또는 UN평화유지군 또는 다국적군 등의 형태로 북한 지역의 무장해제와 WMD 수거 및 질서치안 유지에 나서되, 한국군이 중심(또는 韓美연합군 주축)이 되고, 중국군도 주요 국가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 등이다. 중국도 북한 문제 수습에 동참하여 ‘이웃 선린’으로서 함께 해결해보자는 취지이다.
또한 중국이 우려하고 있는 만주 지역 안정과 혼란 방지 등에 한국 측은 완벽한 공동협조 조치를 다짐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통일 후, 韓中 간 상호 영토존중과 내정 불간섭에 기초한 상호 선린우호관계 수립을 제의해야 한다.
이러한 진지하고 구체적이며, 신뢰가 담긴 의견 제시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다른 구실이나 명목을 들어 북한 개입을 노골화하려는 속셈일 경우, 한국은 한미 군사동맹에 입각, 힘에 의해 중국의 개입을 저지하는 방안으로 신속히 선회해야 한다.
북한의 급변사태는 동북아의 기본적인 안보구도를 뒤흔들고 동북아 기존의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을 일거에 재편성하는 大사건이다. 가상적(假想的)이긴 하지만, 북한의 급변사태는 ‘권력투쟁→지휘체계의 혼선→북한체제 내 기본 질서의 붕괴→교통통신ㆍ물자공급 마비’ 등을 야기시켜, 대규모 기아(饑餓)의 발생, 軍집단 간 무력충돌 등으로 유혈사태와 내전(內戰), 거기에 덧붙여 核물질 유출 가능성까지, 실로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사건이다.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전쟁에 준하는 비상사태로 보아야 한다.
한국은 능동적ㆍ적극적으로 북한 급변사태에 대처하여,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켜, 민족통일의 대업을 달성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중국의 개입 여부는 한국 하기에 달려 있다.
지난 주말 북한이 갑자기 남북군사실무회담을 제의해 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험적으로 보면, 북한은 항상 수세(守勢)에 몰리면 협상을 먼저 제의해 오곤 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북한은 지금 김정일의 와병으로 일대 내부위기에 처해 있다.
북한은 한국과의 협상을 통해 金正日와병ㆍ급변사태 논의 금지, 韓美 군사훈련 중단, 「작계 5029」 구체화 금지 등을 요구해 올지 모른다. 또 ‘10ㆍ4 선언’ 등을 언급하면서, 대규모 지원을 요구할 수도 있다.
우리는 과거처럼 지나치게 협상 성공에 연연하지 말고, 차분하고도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먼저 북한의 核복구 중단을 요구하되, 약간의 대북지원 가능성을 보여 지속적인 남북협상 채널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쉽사리 대규모 원조에 합의하거나, 군사 분야에 있어서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어서는 안 된다. 한반도 大전환이 이미 시작되고 있는지 모른다. 이번 북한의 군사실무회담 제의가 그 서곡(序曲)일 수도 있다.(Konas)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中 개입 여부, 韓國 하기에 달렸다
- 홍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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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0-02, 0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