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新자유주의는 막을 내리는가?

"금융위기는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시장의 왜곡이 만들어 낸 실패'이다"
미국 발(發) 금융위기 이후 「自由主義」이념에 대한 회의적(懷疑的) 시각이 난무한다.

9월22일 조선일보는 『「新자유주의」막 내리나』라는 제하의 기사를 올렸다. 『작금의 금융공황이 1980년대 미국 레이건 행정부 이후로 본격화된 「新자유주의」의 실질적인 종언을 뜻한다』는 요지였다. 투자은행(IB)들이 복잡한 구조의 파생상품을 이용, 최소한의 자금만 가지고 수십, 수백 배나 되는 큰돈을 거래하는데도, 이에 마땅한 규제가 없었다는 것이 금융공황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월가의 탐욕」, 「시장의 실패」등 최근 언론에서 회자되는 용어들도 自由主義의 치명적 약점(弱點)을 웅변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어제 만난 한 自由主義 경제학자는 세간의 평가와 전혀 다른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규제(規制)와 간섭(干涉) 없이 방종해 온 시장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규제(規制)와 간섭(干涉)이 만들어 낸 결과라는 지적이다. 논지는 이러했다.

『금융위기는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시장의 왜곡이 만들어 낸 실패」이다. 新자유주의가 몰락한 것도 아니다.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어 온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닷컴경제(IT산업)」붕괴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저리(低利)의 이자율을 고수했다. 이것은 시장 기능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었고, 부동산 버블을 만들어 냈다. 그린스펀은 2006년 이후 의장직을 떠났지만, 2년 후 경제호황이 끝나면서 부작용이 터져 나온 것이다.』

新자유주의는 작은 정부와 큰 시장, 세계화와 민영화, 규제 완화와 경쟁 촉진, 금융자유화와 자유무역 등을 핵심 개념으로 하는 경제 이념이다. 정부의 시장개입을 중시하는 케인즈 이론이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을 계기로 후퇴하면서 경제학의 신주류로 등장했다. 1980년대 이후 미국의 레이거노믹스, 영국의 대처리즘이 모두 이에 기초한다.

좌파(左派)들은 미국의 금융위기가 터지자마자, 이제 사회주의(社會主義)의 시대가 온 것인 양 큰소리친다. 그러나 위기의 원인이 과연 「월가의 탐욕」과 같은 자본주의의 구조적 맹점에 있는지 불분명하다. 오히려 그린스펀 사례와 같이 「시장의 실패」가 아닌 「시장의 왜곡이 만들어 낸 실패」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설령 「월가의 탐욕」에서 원인을 찾는다 해도, 그것이 소위 新자유주의의 몰락을 의미하진 않는다.

自由主義의 비조(鼻祖)격인 하이에크의 질서관(秩序觀)은 결코 자유방임(Laissez Faire)의 원리주의가 아니었다. 그의 自由社會는 엄중하게 法의 지배(Rule of Law)에 의해 운영되는 정의로운 게임의 시스템이다.

하이에크는 토지, 주식의 폭등으로 큰돈을 벌겠다는 「탐욕의 自由」를 옹호하지 않았다. 공정한 룰을 일탈해서 폭주하는 시장은 오히려 自由의 기초를 허무는 「노예의 길」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개인소유권과 계약의 룰을 서로 지키며 공정한 교환시장에서 경제번영이 약속된다는 하이에크의 시장에서는 결코 약육강식의 법칙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요컨대 그린스펀이 低利의 이자로 부동산 버블을 만들어 월가(街)의 배를 불렸다면, 이는 시장에 대한 왜곡이자, 하이에크式 自由主義를 벗어난 이단(異端)이다. 미국 發 금융위기를 통해 오히려 自由主義의 원형(原形)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논리가 가능한 셈이다.

하이에크는 自由主義와 시장경제의 길을 가는 바른 사회의 시민정신에 대해 정원을 가꾸는 정성 어린 정원사의 마음가짐을 권하며 이렇게 말했다.

『사회에 대한 自由主義者(The Liberal)의 태도는 초목을 손질하는 정원사의 비슷하다. 초목의 생육에 알맞은 조건을 만들어 주기 위해 정원사는 식물의 구조와 기능에 대해 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自由主義者의 경우에도 들어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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