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대통령의 운명

민주정치는 정당과 국회를 매개로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와는 불화하고 정당에서는 탈퇴하여 무소속 대통령이 되고말았다. 우리나라 선거법과 국회법은 무소속에 대해서 불이익을 많이 준다. 정당정치로 유도하기 위함이다. 대통령의 탈당은 정치의 일반원리를 무시하는 것으로서 정치발전과 정치개혁에 역행하는 것이다.

정당과 국회를 무시하려는 경향은 필연적으로 친위단체를 이용하려는 유혹을 만들 것이다. 정당과 국회의 정통성은 국민선거에 의해 뽑히거나 심판을 받는다는 데 있다. 그런 검증을 거치지 않는 친목단체, 팬클럽, 사회단체가 정치에 끼여드는 것은 위임받지 않는 자들의 권한 없는 행동이 되기 쉽다.

지난 55년간 대한민국의 정치가 쌓아올린 유산은 국회와 정당이다. 이 제도를 가꾸어야지 이를 무시하는 것은 反진보, 反개혁이다. 무소속 국회의원도 믿지 못하는 판에 무소속 대통령을 어떻게 믿나. 무소속 대통령은 정당의 뒷받침 없이 1인 정치를 하겠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기괴한 행태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다. 盧대통령은 민주정치와 정당정치의 관행을 이탈하고 있다. 정치력은 통합에서 나오는 것이지 분열과 반목에선는 나오지 않는다.

하나 긍정적 측면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을 당선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정당을 버림으로써 사실상 대통령 중심제의 정신을 훼손했다. 무소속 대통령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공정한 大選관리를 위한 편법이었지, 지금처럼 정쟁의 결과로서 그렇게 된 적은 없다. 대통령은 저렇게도 할 수 있구나 하는 경악, 저렇게 해도 정치가 된다면 차라리 내각제 개헌을 통해서 정당과 국회가 중심이 되는 정상정치를 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총선에서 盧대통령 지지 정당이 제3당 정당으로 몰락하면 그때는 개헌, 탄핵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이 열린다. 盧대통령의 실패가 한국정치의 성공을 예약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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