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연합사 해체작업을 즉각 중단해야

이명박 정부는 적어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핵무기·화학무기·생물무기·탄도탄)가 폐기될 때까지 연합사의 해체를 연기해야 한다.
제40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가 2008년 10월17일(미국시각) 미국 국방부에서 종료되었다. 그런데 한국의 안보에 심대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합의되었다. 한미국방장관은 공동성명에서 2012년 4월17일에 예정대로 ‘한미연합사령부(이하 연합사)를 해체하고 한국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단독으로 행사하기로’ 재확인한 것이다. 참여정부가 국방자주권(자주국방)을 구실로 추진한 한미동맹 파괴정책을 보수정권인 이명박 정부에서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라 여간 걱정스러운 것이 아니다.

첫째, 연합사 해체작업은 다수 한국 국민의 뜻에 반(反)하는 것이다.
그동안 재향군인회·성우회·3군사관학교 총동창회·대령연합회 등 보수단체 227개소가 주관한 ‘연합사 해체 반대서명’에 지금까지 참여한 대한민국 국민이 70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 운동에는 국방의 한 축을 현재 담당하고 있는 예비역과 평생을 군에서 복무한 예비역장성 1,800여명이 앞장섰다.

한나라당(당시 야당)도 해체반대 안을 발의하여 2007년 2월21일에 국회국방위에서 ‘북한 핵 해결 전 전시작전통제권 이양반대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래서 다수 국민은 좌파정권인 참여정부의 안보파괴정책을 더 이상 묵과할 수가 없어서 대규모 야외집회 개최, 국민대상 계도교육 등 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다. 그리고 이를 심판해 달라고 2007년 12월의 대선과 2008년 4월의 총선에서 한나라당을 선택했다. 이제라도 정부와 한나라당은 국민의 민의가 무엇인지를 직시하고 야당시절에 채택한 당론에 대해 국민에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둘째, 한국의 전쟁억제력이 약화된다.
한미양국이 1978년 11월7일 연합사를 창설하게 된 이유는 전쟁억제력을 최고수준으로 유지하여 한반도에서 전쟁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기 위함이었다. 서울이 휴전선에 너무 근접해 있고 서해5도(백령도·연평도 등)가 북한연안에 거의 붙어 있어서 공동방위(유엔군사령관이 한·미군의 전·평시 작전통제권을 행사)로는 전쟁억제가 불가능했다. 그래서 한국과 미국이 50:50으로 한국방위를 책임지기로 하면서 전작권은 공동으로 행사하게 된 것이다.

이후 연합사의 전쟁억제력은 30년간 증명되었다. 한국 국민은 방독면 하나 준비 없이 전쟁걱정 없이 살고 있다. 국방부는 애써 연합사가 해체되면 오히려 전쟁억제력이 강화된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우리의 주적(主敵)인 북한이 그렇게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 북한은 금년에 들어 제2의 한국전쟁·제3의 연평해전 발발 운운하며 협박하고 있고, 심지어 핵무기사용(잿더미 표현)까지 노골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한미동맹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살상을 북한은 간파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과다한 국방비 소요로 경제후퇴가 우려된다.
참여정부는 연합사 해체를 정당화하기 위해 ‘국방개혁 2020’을 급조해서 발표했다. 2020년까지 현역을 68만에서 50만으로, 예비군을 304만에서 150만 명으로 감군하는 대신에 장비를 현대화하는 계획이다. 2005년∼2020년간 총621조원의 국방비를 약속했다. 경제호황을 근거로 하여 매년 국방비를 9.9%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2005년∼2007년간 국방비가 1.9조원이 부족하여 시작부터 전력증강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2008년 9월30일에 발표한 2009년도 국방예산(안)은 금년보다 7.5% 증가한 28조 6,379억원으로 경상운영비가 20조 425억원이고 방위력개선비는 8조 5,954억원에 그치고 있다. 장비현대화에 필요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해외구매 환율의 상승분을 고려하면 전년도 보다 감소다. 그동안 한국은 연합사 덕분에 국방비를 GDP의 2.6~2.9%만 지출하고 있다. 세계 평균수준이다. 분쟁국(이스라엘·시리아 등)은 7~8%를, 북한은 25~30%를 지출하고 있다. 자주국방을 추구하는 국가가 주는 교훈이다. 국방자주권을 위한 과다한 국방비 부담은 경제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

넷째, 민주주의 발전이 저해될 소지가 있다.
한국은 전작권 단독행사를 위해 실질적인 전쟁준비를 조기에 완료해야 한다. 정부는 전쟁지도를 위해 비상기획위원회와 청와대의 NSC(국가안전보장회의)기구를 확대해야 하고 계엄령, 방어해면법, 동원계획 등 전쟁법규를 일제 재정비해야 한다. 국가차원의 실제 동원훈련도 실시해야 한다. 신속한 위기조치를 위해 청와대·국방부(합참)·국정원·기무사·국가청사 등을 전쟁지휘소(지하벙커)가 인접한 지역에 건설해야 한다. 그리고 전 국민이 화생방전(化生放戰)하 일정기간 지하시설에서 견딜 수 있도록 준비(비상전력·상수도·방독면 등)도 해야 한다.

국방부는 전작권 단독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2009년 4월1일부로 합참예하에 합동군사령부를 추가로 창설하기로 했다. 군령권(軍令權)을 장악하고 있는 합참조직으로는 전쟁을 지휘할 수가 없어서 부득이 새로운 대규모 기구를 만드는 것이다. 전쟁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합참의 설명이다. 앞으로 점차 3군 본부(육군·해군·공군)의 기능은 약화되게 되어 있다. 그래서 결국은 전쟁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국가체제로 가야 할지도 모른다. 북한은 전쟁수행에 가장 적합한 선군정치의 병영체제를 갖추고 있다. 북한은 통합군체제(3군 본부가 없음)로 민주주의가 발전할 여지가 전혀 없다.

다섯째, 주한미군의 전면철수에 대비해야 한다.
주둔미군이 철수한 안보적인 역사적 교훈이 있다. 주적(主敵)이 있던 월남은 공산화되었고, 주적이 없었던 필리핀은 중진국에서 후진국이 되었다. 그동안 전면철수를 막아왔던 안전장치인 연합사가 해체된다. 연합사 해체이전에 유엔군사령부가 담당하고 있는 정전협정 관리기능 등도 한국군이 대부분 인수하기로 공동성명(39차·40차 SCM)에 명시하고 있다.

서울방어 인계철선(Trip wire) 기능을 해오는 미2사단도 후방으로 이전한다. 전·평시 한반도방위에 필수적인 10대 군사임무(대화력전 수행, CAS 임무통제 등)를 2004년 8월~2008년 9월간 미군으로부터 모두 인수했다. 앞으로 주한미군이 주도적으로 수행할 임무가 거의 없어진다. 북한은 핵문제 해결을 위한 선결과제로‘평화협정 체결’과‘한반도 비핵지대화’를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군철수는 불가피하고 미군의 한반도주변으로의 이동도 금지된다. 평화협정 체결은 노무현 대통령이 2006년 11월18일 APEC(하노이)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대통령의 의견에 동의한 사안이다. 2007남북정상선언(2007.10.4)에도 있다. 평택으로 이전하는 미군은 전략적 유연성에 의해 언제든지 한반도를 떠날 수 있다. 한국 내 토착화된 반미감정과 미국 내 점증하는 혐한정서도 큰 변수다.

여섯째, 미국과 재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우리 국방부의 주장은 논리적이지 못하다.
국방부는 전작권 재협상·재조정이라는 말만 나오면, 양국간의 이미 합의된 사항이라 불가능하다고 입버릇처럼 주장하고 있다. 우리 국방부는 2005년 5월에 노무현 대통령에게 ‘714계획’을 보고하면서 2012년까지 전작권 전환(연합사 해체)을 추진하되 전제조건으로 ‘북핵문제의 해결, 남북 간 군사적 신뢰구축, 북한노동당 규약 폐기 등’을 제시했었다. 지금 이것 중에 하나도 해결된 것이 없고 안보상황은 당시보다 더 위중하다. 근년에 와서 일본과 중국이 독도·이어도에 대해 영유권을 노골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일본은 방위백서에 영토조항을 명시하고 있고 중국은 군사전략에 포함하고 있다. 앞으로 연합사가 해체되면 한국은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안보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일은 이미 연합사가 해체되는 2012년을 ‘강성대국 건설의 해, 연방제 통일의 해’로 선전하면서 전투의지를 고취하고 있다. 한국이 만약 이와 같은 안보위기에 처한다면 미국의 국가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거 미국의 카터 대통령은 주한미군 전면철수를 발표했다가 한반도의 안보상황을 재판단한 후 스스로 철수계획을 백지화했었다. 2007년에 체결된 한미FTA도 여러 번 재협상을 거쳤고 현재까지 양국은 비준을 미루고 있다. 국방부는 재협상을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이명박 정부는 다수 국민의 의지와 변화된 안보상황을 근거로 재협상을 조속히 시도해야 한다. 적어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핵무기·화학무기·생물무기·탄도탄)가 폐기될 때까지 연합사의 해체를 연기해야 한다. 만약 연합사가 해체되면 한국은 국가생존과 영토보존의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지난 3년 여 동안 연합사 해체를 앞장서서 반대한 단체가 지금 일제히 일어서서 정부에게 당당히 요구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각 단체는 정체성과 존재이유를 의심받게 될 것이다.(Konas)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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