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삼창 나온 송두율교수 초청 강연장
*이 글은 조선닷컴에서 가져온 기사이다.
송두율(59) 독일 뮌스터대 교수는 30일 오후 5시 30분쯤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국 민주화운동의 쟁점과 전망’ 심포지엄에 참석, 20여분간 ‘나의 통일 철학’이라는 주제로 폐막 강연을 했다. 송 교수는 이 자리에서 북한 노동당 가입 등과 관련한 신상 발언은 전혀 하지 않았다.
송 교수는 이날 당초 예정됐던 심포지엄 참석 일정을 주최측의 요청에 의해 취소했었다. 그러나 심포지엄 일부 참가자들이 송 교수 불참에 대해 주최측에 항의하는 등 진행이 파행을 빚자 주최측이 송 교수에게 다시 참석을 요청해와 강연이 이뤄졌다.
송 교수는 강연에서 “정치학도가 아니라 철학과 사회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느꼈던 남북 통일에 대한 얘기를 하겠다”며 상생(相生), 평화, 과정, 아름다움, 미래 등 6가지 관점에서 본 통일 관련 강연을 했다.
강연에 이어진 질의 응답 시간에서 사회자인 박호성 교수는 “학술 강연이기 때문에 학술 관련 질문만 받겠다”고 말해 송 교수의 북한 노동당 가입 등 현안 관련 질문을 차단했다.
‘한겨레신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나왔다고 밝힌 82세의 노인은 “오늘을 기다렸다”며 “1945년에 패전한 전범국인 독일은 통일이 되고 왜 우리는 아직 통일이 안됐는지 알려달라”고 물었다. 송 교수는 “문화의 힘인 것 같다”며 “동·서 독일이 가진 문화에 대한 공감대가 경제적 정체성, 정치적 정체성에도 공감을 형성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에서 지내면서 ‘일본이 갈라져야 하는데 왜 한반도가 갈라졌는가’라고 안타까워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해방 당시에 우리가 갖고 있는 힘이 너무 약했고, 그 이후에 독일은 어떻게 지도자들이 합당한 방법론을 개발했는가에 주목해왔다”고 말했다.
서울 모 대학 재학생이라고 밝힌 두번째 질문자는 “송교수의 얼굴을 보러왔다”며 “교수님의 국적이 독일인데 한국인을 대표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법이 사람을 먹고 있어서 학생들 또한 법이 합당치 않다는걸 알지만 힘이 없어서 어떻게 해드릴 수가 없다”며 “교수님 밥 꼭꼭 챙겨드시고 너무 힘들지 말고 건강하시라”고 말했다.
질문자가 말을 마치고 참석자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자 송 교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로 답례하기도 했다. 송 교수는 자리에 앉으며 손으로 눈을 만졌다. 마지막 질문자로 지목된 성균관대 양재혁 철학교수는 질문 대신 만세삼창을 제안했다. 사회자인 박호성 교수가 “대한민국 만세”, “민족통일 만세”, “민주주의 만세”를 선창하고 참석자들이 만세를 부른 뒤 행사는 끝났다.
이에 앞서 송 교수는 부인 정정희씨와 아들 송준,송린씨와 함께 강연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으나 취재진이 몰리자 화장실에 20여분간 피해있기도 했다. 송 교수는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방명록에 “37년만의 첫 강연입니다”라고 썼다.
(김재은 기자 2ruth@chosun.com )
입력 : 2003.09.30 19:56 50' / 수정 : 2003.09.30 20:01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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