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세계만 바라보는 MBC ‘김미화의 세계는…’

국방부 불온서적 선정, 對北풍선 삐라, 수도권 규제완화,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 등에 대해 한쪽 의견만 보도.
매주 월~금 오후 6~8시에 방송되는 MBC(표준FM) 라디오 프로그램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이하 김미화의 세계는)’의 편향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2003년 10월 첫 전파를 탄 ‘김미화의 세계는’은 올해 5주년을 맞이했다. 기존 시사프로그램의 틀을 깨고 청취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겠다는 취지로 코미디언 김미화를 MC로 기용하고, ‘보통 사람들을 위한 눈높이 시사프로그램’이라는 모토를 내세웠지만, 정작 코너 진행자와 인터뷰 대상, 내용 면에서 공정성·균형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미화의 세계는’은 평일 저녁 퇴근길마다 버스 등 교통수단에 몸을 싣는 대다수 직장인들이 듣게 되는 주요 공중파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이다. ‘아침 손석희, 저녁 김미화’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다수의 국민들이 청취하는 공중파 라디오에서 중요 국가적·사회적 사안에 대해 공정성과 균형성을 잃은 내용들이 방송된다는 것은 우려할 만한 사안이다.

2008년 10월27일(월)~31일(금)간 ‘김미화의 세계는’을 모니터했다. ‘김미화의 세계는’은 매일 그날 하루의 뉴스를 정리하는 ‘앗뜨뉴스’(진행-윤영욱 MBC 논설위원)와 경제를 중심으로 다루는 ‘경제를 풀어주는 손’(진행-한국일보 이영태 기자), 중요 사안에 대한 인물인터뷰 2~3건, 세계뉴스를 다루는 ‘세계를 내게로’(진행-유병선 경향신문 논설위원), 사회뉴스를 중심으로 다루는 ‘이러쿵저러쿵’(진행-김성완 미디어오늘 신문팀장/ 김진철 한겨레 기자) 코너로 진행된다.


2008년 10월27일(월)~31일(금) 모니터 내용

2008년 10월27일(월)~31일(금)에는 주로 경제위기 관련 사안과 미국 대통령선거 관련 뉴스가 주를 이룬 가운데, 국방부 불온서적 선정, 對北풍선 삐라, 수도권 규제완화,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 등의 이슈가 등장했다. 관련 사안마다 진행자와 출연진의 성향, 방송 내용이 모두 한 쪽으로 치우쳐 있었으며 찬반의 의견을 함께 다룬 내용은 全無(전무)했다.

미국 대선 관련 뉴스는 사실 전달보다 진행자 개인의 가치관과 감정이 담겨있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진행자는 오바마의 승리를 확실시하면서, 오바마에게는 ‘절제있게’, 매케인에게는 ‘오락가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등 편향된 자세를 보였다.

“어제 오바마는 청바지에 점퍼 차림으로 진눈깨비를 맞으며 연설을 했습니다. 경제위기로 어려운 서민들과 함께 할 자세가 되어 있음을 보인 거겠지요. 그런 오바마에게 미국인들이 인종문제를 넘어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새로운 시대에 대한 갈망, 그가 말한 담대한 희망에 대한 기대가 경제위기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오바마는 미국이 인종차별의 질곡을 스스로 벗어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는 겁니다.
…네, 매케인이 막판 역전을 위해 오바마에게 색깔론 공세를 펴고 있지만, 호응이 없다고 하는데요. …비단 이번 금융위기가 오바마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역사의 흐름은 보수가 퇴장하고 진보의 흐름이 대두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누가 되더라도 새로운 흐름을 타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인데요. 지금 미국인들은 오바마가 현명하게 미국의 흐름을 왼쪽으로 돌려주기를 고대하고 있는 게 아닌가 보여집니다.”(10.30)
“오바마나 매케인이나 서로 경제를 살릴 최적인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번 위기상황에서는 오바마가 점수를 얻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시가 경제를 망쳤고, 매케인과 부시는 거기서 거기다 라는 정서가 강하기도 하지만, 오바마의 냉정한 분석과 일관된 개혁론이 먹히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오바마는 말을 아끼면서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핫라인을 통해 수시로 상황을 보고받으며 절제있게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매케인은 위기가 터졌을 때 걱정없다고 했다가 이내 말을 바꾸며 오락가락했던 게 감점요인인 셈입니다.”(10.31) <세계를 내게로(진행-유병선 경향신문 논설위원)>



인터뷰를 통해 다뤄진 사항에서도 편향된 관점을 보였는데, 한 사안에 대한 양쪽의 시각이 아닌 한쪽 의견만을 방송했다. 경제위기에 대한 정부 및 야당의 조치에 대해 주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인물들만이 인터뷰됐을 뿐, 이에 대한 정부측 및 야당의 의견은 심도있게 거론되지 않았다.

“초당적 협력을 누구를 위한 초당적 협력인가, 재벌도 우리나라 국민이고 서민도 국민입니다. 그러나 지금 어려운 것은 우리 서민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서민경제를 우선적으로 살려야 되는데 오히려 일부 소수 재벌만을 위한 그런 이제 정책을 계속 파생상품을 계속 내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런 자본주의의 폐해나 모순들이 이제 외국으로부터 미국발로부터 드러나고 오히려 세계 각국 나라들은 금융의 공공성을 더 강조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금융에 대한 통제나 규제책을 더 내놓으면서 실질적인 실물경제의 중심에 경제성장을 이제 다시 시작해야 된다, 이런 기조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저희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선장이 배 운전대를 잡고 오히려 폭풍우 속으로 빙산이 즐비한 그런 속으로 지금 역행하고 있다, 역주행하고 있다, 빨리 배를 멈춰라, 이렇게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10.27)(국회 본회의장에서 피켓 든 이유-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10월27일(월)에는 국방부가 선정한 불온서적을 출간한 출판사들이 국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내용을 다뤘다. 인터뷰 대상은 국방부 불온서적으로 선정된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를 출간한 ‘철수와 영희’ 출판사 대표 박정훈 씨였다. 이 인터뷰에서는 국방부의 불온도서 선정이 부당하다는 주장만 두루뭉술하게 전개됐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어떻게 지적됐는지 소개되지 않았다. 또한 국방부 측의 의견이나 국방부의 조치를 찬성하는 의견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

“☎ 박정훈: 우선 보리출판사에서 나온 <역사는 한 번도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가 있습니다. 이 책 같은 경우는 비전향장기수 허영철 선생님의 말과 삶을 담은 책인데요. 책을 통해서 한국의 근현대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고요. 그리고 <대한민국史>라고, 잘 아시겠지만 예전에 한겨레21에 연재가 됐던 한홍구 선생님이 쓰신 책입니다. 그렇게 공식적인 매체를 통해서 연재됐던 글을 묶은 책인데도 불온도서로 지정을 한 거죠. 그리고 또 한 권은 저희 출판사라서 죄송하긴 한데요.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라는 책은요. 우리 사회의 80%의 국민들이 어떻게 20%에게 지배당하는가에 대해 쉽고 간결하게 담은 책이거든요.
☎ 김미화: 그건 어떤 부분에 걸렸어요?
☎ 박정훈: 글쎄요. 저도 그 부분을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 김미화: 反자본주의?
☎ 박정훈: 네. 지금 <소금꽃 나무> 같은 경우에는 아마 反자본주의에 걸렸고, 저희 <왜 80이 20에게 지배당하는가> 같은 경우에는 친북도서로 규정을 당했고요. 그런 식으로, 사실은 판단기준도 약간 애매모호합니다.
☎ 김미화: 그런데, 이런저런 책들 내용 중에 국방부가 군대 정서에 반하고 북한을 찬양한다는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은 없을까요? 국방부에서 오해할 만한 부분들…
☎ 박정훈: 글쎄요. 국방부에서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뭔지 잘 모르겠는데요. 문제는 사실 이제 만든 책이 어떻게 보면, 우리가 우리 사회를 살아나가면서 삶의 태도를 갖추고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되는 책들이거든요. 주변과 더불어 살자는 내용들이 많이 있고요. 그런데 이런 내용들이 젊은 장병들한테 정신전력 교육에 저해가 된다는 부분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국방부 불온서적 선정? 학문의 자유, 행복추구권 침해다” -‘철수와 영희’ 출판사 박정훈 대표)



10월28일(화)에 방송된 對北(대북)전단 살포 관련 내용에서도 공정성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북전단 살포에 부정적인 정세현 前 통일부 장관의 인터뷰만 일방적으로 방송됐을 뿐,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단체의 입장이나 이를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은 방송되지 않았다.

“…특히 아까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상대측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그걸 내용으로 삼아가지고 자꾸 이렇게 집중적으로, 그리고 대량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이렇게 나가면 남북관계가 받는 영향이 크죠.
…이럴 때는 진짜 상호주의 좀 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북쪽에서 그걸 그런 대접을 받고 싶으면 북쪽도 남쪽에 대한 비방 중상이라든지 또는 인신공격성 그런 비난을 줄이면서 요구해야 될 겁니다.
…지난 10년 동안을 지금 비판하는 정부이기 때문에 제가 뭐 얘기를 해서 효력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걸 전부다 비판하면서 중단시키다 보니까 통합으로 갈 수 있는 그런 다리들이 전부다 지금 끊어지고 있습니다. 통합이라는 게 경제공동체로 나가고 경제적으로 좀 더 가까워지고 사회문화적으로 가까워지고 이렇게 되면 나중에 정치적인 통일, 군사적 통일이 가능해지는데 그 동안에 힘들게 물살 센 물길을 건너서 다리 놓는 식으로 일을 했는데 그걸 교각을 놨는데 그걸 떠내려 보내는 것 같은 그런 마음이 들기 때문에 제가 그런 얘기를 했었습니다.” (“북한으로 풍선삐라? 그러지 맙시다!”- 정세현 前 통일부 장관)



10월30일(목)에는 수도권 규제완화와 교과서 수정 문제 관련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 역시 이에 대한 찬반의 의견이 아닌, 일방적인 반대 의견만이 방송됐다.

““☎ 김미화: 지역균형발전에 반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이렇게까지 하는 건 그 결국 경제 살리기, 그게 목적이죠?
☎ 이낙연: 좋게 말하자면 그런 거죠. 말하자면 이제까지 쭉 수도권 규제철폐를 착착 진행해왔는데 요즘에 이제 금융위기, 또 실물경기의 위축, 이런 게 닥치니까 그걸 명분 삼아서 드디어 기회가 왔다 해가지고 이번에 종합선물세트처럼 다 이렇게 몽땅 털어놓은 것 같아요. 그런데 대기업은 좋을지 모르지만 지방이 무너져버리면 결국 국가 경제는 무너지는 것이죠. 너무 한쪽만 쳐다보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 김미화: 그런데 대기업의 투자를 활성시켜주면 결국은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다, 이런 의견이거든요.
☎ 이낙연: 옛날에 가난했던 시절에요. 장남만 대학 보내면 나머지 동생들 다 잘 살 거다, 이런 생각을 가진 부모님들이 계셨어요.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안 됐잖아요. 그렇게 안 됐다는 것이 지난 60년 동안 입증돼 왔습니다. 대기업이 살찌면 국가 전체가 잘될 거다, 그게 아니라는 것이 대한민국 60년 동안 입증돼 온 것 아닙니까.
…
☎ 김미화: 전경련에서는 수도권 규제완화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을 줄 거라는 얘기를 했던데 요즘 경제가 안 좋은 상황을 감안해서 불가피한 조치다, 이런 반응이거든요.
☎ 이낙연: …전경련 얘기, 전경련은 좋겠죠. 그러나 2500만 명이 사는 지방이 무너진다면 지방의 경제가 무너진다면 그러면 지방의 일자리는 어떻게 할 겁니까? 그건 한쪽만 보는 겁니다.” <“수도권 규제완화, 난 반댈세!”- 민주당 이낙연 의원(지역균형발전협의체 공동회장)>



10월30일(목)에 방송된 좌편향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문제 역시 구체적인 내용이 다뤄지지 않은 채 이에 반대하는 의견만이 두루뭉술하게 다뤄졌다. 또한 오히려 소극적으로 대처한 교육과학기술부를 비판하는 시각도 소개되었어야 했다.

“☎ 김미화: 교과부(敎科部)가 수정을 판단한 기준이 대한민국 헌법정신에 입각해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저해한 부분이라고 얘기했고요. 역사교과서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이 훼손되지 않도록 서술돼야 한다고 하던데 이런 기준이 되는 판단에는 동의하세요?
☎ 김한종: 뭐, 기본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제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뭐고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가져야 되는데 어떤 것을 자긍심을 갖는 기준으로 봐야 되느냐, 이런 건 차이가 있을 수도 있는 거죠. 그러니까 정통의 개념이나 자긍심 기준이 뭐냐, 그리고 이제 교과부는 그런 얘기를 했지만 실제 좀 전에 말씀드렸던 구체적인 검토 내용에 보면 그런 것에 해당하는 내용이, 그런 쪽에 문제가 있는 내용이 이런 부분이다라고 지적을 하고 있는 것들은 살펴볼 수가 없거든요. 교과부에서 검토한 내용에도 없는 걸 갖고 계속 근현대사 교과서들이 그런 쪽으로 서술하고 있는 것 같이 그동안 얘기를 해왔고 또 이제 보도 자료의 총평에 해당하는 앞부분에 그런 식으로 보도 자료를 낸 건 아주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내 이름 걸고 쓴 교과서, 수정하라고? -한국교원대 역사교육학과 김한종 교수)



공정언론시민연대, 방송위원회 보고서 등 ‘김미화의 세계는’의 정파성·편향성 지적

대통령 선거가 진행 중이던 2007년 7월, 공정언론시민연대는 7월2~31일 간의 모니터를 통해 ‘김미화의 세계는’의 정파성을 지적한 바 있다. 한나라당 경선의 과열 양상, 이명박 후보 관련 의혹에 대한 과잉 편성과 친여적인 시각이 방송 보도의 양적 균형에 맞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주제의 선정과 배제의 문제와 관련된 총 86건의 주제 중 범여권에 긍정적인 주제는 6건이었고,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에 긍정적인 주제는 전무했다. 반면, 한나라당에 부정적인 주제는 40건이었으나 민주노동당은 1건, 범여권에 대한 부정적인 주제는 한 건도 없었다. 진행자와 기자 리포팅의 공정성 측정에서도 범여권에 대한 긍정적인 멘트는 16건이었으나, 한나라당에 부정적인 멘트는 52건이었다.

또한 방송위원회가 제출한 「2004년도 시청자불만처리 보고서」에는 ‘행정수도 관련 국정홍보성 방송과 대통령 탄핵이 잘못되었다는 청취자 의견을 소개한 것은 선거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는 내용의 불만이 접수된 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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